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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동남아시아의 사이버 보안 현황과 국가별 대응 전략

동남아시아 일반 김형석 EC21R&C 연구원 2025/08/29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AIF 아세안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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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의 사이버 보안 협력과 도전 과제


ASEAN 비전 2045(Vision 2045) 및 사이버 보안 목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은 2045년까지의 장기 비전을 통해 사이버 보안을 핵심 의제로 설정하고 있다. ASEAN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 특히 역내 디지털 경제가 2021년 이후 연평균 2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까지 약 1조 달러(약 1,3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SEAN의 사이버 보안 목표는 크게 두 가지 전략적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ASEAN 정치안보공동체(APSC) 전략 계획의 목표로, 지정학적 긴장과 경쟁 속에서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이버 보안을 포함한 새로운 안보 분야에서의 교류와 신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는,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 사기와 사이버 범죄 퇴치,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의 오용 및 악용 대응을 포함한다.


ASEAN은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사이버 보안 협력 전략을 수립하고, 회원국 간 컴퓨터 긴급 대응팀(CERT)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ASEAN 지역 CERT의 재정 모델이 승인되어 회원국 간 사이버 보안 협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ASEAN의 비간섭 원칙과 사이버 범죄 대응의 한계


ASEAN의 사이버 보안 협력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비간섭 원칙'이다. 동남아시아우호협력조약에 명시된 이 원칙은 회원국 간 내정 불간섭을 규정하고 있어, 초국가적 성격을 가진 사이버 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미얀마 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2021년 미얀마 쿠데타 이후 ASEAN은 '5개항 합의’를 도출했으나, 비간섭 원칙으로 인해 실질적인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미얀마의 정치적 혼란은 조직범죄의 온상이 되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기와 인신매매 산업이 번성하게 되었다. 온라인 일자리를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이들을 강제로 온라인 사기에 가담시키는 수법이 횡행하고 있으나, ASEAN의 비간섭 원칙은 이러한 초국가적 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저해하고 있다.


ASEAN은 이러한 도전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 중심적 접근법을 도입하려 노력하고 있다. 기술, 프로세스, 사람으로 구성된 사이버 보안의 3요소 중에서 '사람'이 가장 취약한 고리로 지적되는 만큼, 디지털 문해력과 인식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원격 학습의 증가로 사이버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ASEAN은 사이버 보안 정책 수립과 역량 개발 프로그램 설계에 있어 포용적인 메커니즘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가령 사이버 전문가뿐만 아니라 비영리 단체, 학계, 지역사회 지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의 경험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고, 사이버 회복력 이니셔티브의 중심에 사람이 있도록 보장하고자 한다.


싱가포르의 사이버 보안 위협과 대응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APT 공격

싱가포르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사이버 보안 위협은 국가 지원 고도 지속 위협(APT: Advanced Persistent Threat) 공격으로, 특히 중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UNC3886 그룹의 공격이 현재 진행형이다. 샨무감(K. Shanmugam) 국가안보조정장관은 이례적으로 공격 주체를 직접 지목하며 UNC3886가 싱가포르의 주요 기반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 맨디언트(Mandiant)가 2022년 처음 발견한 UNC3886는 방위, 기술, 통신 등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분야를 집중 공격해왔다. 이들은 맞춤형 악성코드와 피해 시스템 내 도구를 활용해 탐지를 회피하고, 시스템적 취약점을 이용해 네트워크에 침투하는 등 고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PT 공격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위협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전력 시스템이 공격받을 경우 의료, 교통 등 필수 서비스가 마비될 수 있으며, 은행과 공항 등 주요 시설의 운영도 중단될 수 있다. 이는 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APT 공격 건수는 2021년 대비 2024년 4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 싱가포르는 여러 차례 APT 공격을 경험했다. 2014년 외교부 시스템이 침해당했고, 2017년에는 난양이공대학교(NTU: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와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가 정부 관련 연구 데이터를 노린 공격을 받았다. 2018년에는 싱가포르 최악의 데이터 유출 사고가 발생해 15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으며, 유출 내용에는 당시 리셴룽(Lee Hsien Loong) 총리의 정보도 포함되었다.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싱가포르의 전략

싱가포르는 사이버보안청(CSA: Cyber Security Agency of Singapore)을 중심으로 사이버 보안 강화에 총력을기울이고 있다. CSA는 주요 정보기반시설 소유자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현재 진행 중인 UNC3886의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데이비드 코(David Koh) CSA 청장은 사이버 공간이 경쟁의 장이 되었으며, CSA가 이 역동적인 영역의 최전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협력 측면에서는 정보 보안과 경험 공유를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아세안 지역 내 정보 보안 강화와 가짜뉴스 대응을 위한 협력이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캄보디아와 정보 보안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으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역량 강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디지털 허브이자 세계를 연결하는 데이터 중심지로서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템 보안과 회복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한 선제적 대응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사이버 보안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캄보디아의 금융 부문 사이버 보안 강화 노력

금융 부문에서의 사이버 범죄 증가와 대응

캄보디아 금융 부문은 최근 사이버 보안 위협에 직면하여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캄보디아은행연합회(ABC: Association of Banks in Cambodia)는 2025년 "사이버 보안의 날" 행사를 개최하며 금융 부문의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예방과 보호"라는 주제로 프놈펜(Phnom Penh)에서 진행되었으며, 정부 관계자, 은행 전문가, 공공 및 민간 부문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캄보디아은행연합회 라스 소포안(Rath Sophoan) 회장은 "사이버 보안이 이제는 후선 업무가 아닌 이사회 차원의 핵심 과제가 되었다"고 강조하며, "피싱, 랜섬웨어, 사기 등의 위협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인프라 보호와 고객 신뢰 구축을 위해 이번 행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캄보디아에서는 이메일, SMS,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정교한 온라인 사기와 피싱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 일부 범죄 조직은 가짜 기지국(BTS: Base Transceiver Station)을 설치하여 악성 링크가 포함된 메시지를 대량 발송하거나, 사용자를 가짜 웹사이트로 유도하여 악성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등 수법이 더욱 지능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 중앙은행(NBC: National Bank of Cambodia)의 롱 비분리스(Long Vibunrith) 부국장은 "중앙은행의 주요 임무는 물가와 금융 안정성 유지"라며, "포용적이고 다양하며 안전한 금융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데 있어 사이버 보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보 보안 협력을 위한 지역 간 협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캄보디아는 정보 보안 강화를 위해 싱가포르와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네스 페악트라(Neth Pheaktra) 캄보디아 정보부 장관과 푼 홍 유엔(Poon Hong Yuen) 싱가포르 디지털개발정보부 차관은 양자 회담을 통해 정보 보안과 정보 분야 경험 공유를 위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양국은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강화, 아세안 지역의 정보 보안 강화를 위한 이니셔티브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특히 싱가포르는 가짜 뉴스 대응을 위한 공동 노력을 지지하고, 이와 관련된 지식 공유를 위한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페악트라 장관은 양국 간 정보 부문 협력을 높이 평가하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부처의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협력은 금융 부문의 사이버 보안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규제 기관, 금융 기관, 기술 제공업체,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사이버 보안 인식 제고, 혁신에 대한 투자, 캄보디아의 디지털 미래를 보호하기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특히 사이버 보안의 날 행사에서는 사이버 보안 정책 개발, 사기 예방, 안전한 디지털 뱅킹을 주제로 한 고위급 패널 토론이 진행되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 내무부 사이버범죄대응부서, 마스터카드, 캄보디아 금융정보분석원(CAFIU: Cambodia Financial Intelligence Unit) 등 주요 기관들이 참여하여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했다.

라오스의 사이버 보안 법률 제정과 디지털 안전 강화

라오스의 새로운 사이버 보안 법률

라오스는 디지털 시대의 안전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2025년 6월 23일, 라오스 국회는 제9차 정기회의에서 새로운 사이버보안법 초안을 검토했다. 수본 르앙분미(Souvone Leuangbounmy) 부의장이 주재한 이번 회의에서는 라오스의 디지털 인프라 보호와 온라인 안전성 강화를 위한 포괄적인 법안이 논의되었다.

보비엥캄 봉달라(Boviengkham Vongdala) 기술통신부 장관이 제출한 이 법안은 국가 디지털 시스템과 데이터의 안전성 강화, 지속 가능한 디지털 경제 지원, 온라인상의 개인과 조직의 권리 보호, 디지털 기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 구축, 투자 및 국제 협력 촉진 등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새로운 사이버보안법은 총 10개 부문, 11개 장, 79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앙 및 지방 당국의 명확한 책임, 사이버보안 운영 및 비상사태에 대한 법적 절차,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라오스의 디지털 기준 등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라오스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법적 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이버 보안 법률의 지역적 및 국제적 영향

이번 법안은 단순히 국내 사이버보안 강화를 넘어 지역 및 국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디지털 안전성 강화를 위한 선도적인 법적 프레임워크로 인식되고 있으며,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사이버보안 법제화에도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 법안은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디지털 보안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라오스의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제 협력 조항을 통해 사이버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과 정보 공유를 촉진하고, 디지털 기술 발전을 위한 국제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상기 법안은 라오스의 디지털 혁신과 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높이고 안전한 온라인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제 투자자들에게 라오스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법안은 특히 디지털 인프라 보호, 사이버 범죄 예방, 개인정보 보호 등 현대 사회의 핵심적인 사이버보안 과제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라오스는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협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더불어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위협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의 발전에 따른 보안 위협에 대비한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어, 미래지향적인 법적 프레임워크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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