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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도 주도의 서남아 시장과 한국의 전략적 협력
인도 안충영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석좌교수(前 한국-인도 전략대화 공동의장)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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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도 견인 서남아 시장 부상
지금 세계경제는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면서 지경학적 분절화(Geoeconomic fragmentation)와 그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급격한 재편성을 경험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안보 리스크에 이어 미국의 일방적 고 관세정책이 초래하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세계 최대 인구대국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서남아 국가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시장 다변화를 적극 추구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서남아는 중요한 프론티어 마켓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를 포함하는 서남아 시장은 오랜 저발전(Underdevelopment)에서 깨어나 글로벌 사우스를 대표하는 신흥 성장지역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 주목 속에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수상의 「제조 인도: Make in India」정책에 힘입어 서남아 국가들을 성장지역으로 견인하고 있다.1)
서남아 국가들은 1985년 서남아지역 협력기구(South Asian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 SAARC)를 창립하였으나 지금까지 경제통합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SAARC는 인도–파키스탄 간의 군사적 충돌과 상호 불신으로 인해 단일시장 또는 경제권으로 실질적 통합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2) 국경분쟁으로 인하여 파키스탄은 인도와의 교역을 안보 차원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2019년 이후 양국 간 교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 있다.3)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역내 서남아 국가간 역내 무역 비중은 5%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서남아 국가들은 ASEAN(22%)과 EU(63%)와 비교할 때 구조적 통합은 아직 태동 단계에 있는 셈이다.
<표 1> EU, ASEAN, SAARC 경제통합 대비 (2024)
출처: WTO, Regional Trade Integration Report (2024)
따라서 서남아는 지리적으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ASEAN이나 EU와 같은 제도적 통합을 이룩한 ‘경제권(Bloc)’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지역을 ‘시장 Market)’으로 평가하고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서남아 지역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 이유는 세계 최대 인구를 지닌 인도가 앞으로 외교적 지평을 넓히면서 세계 제3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그 성장 동력이 지역 전체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관점에서 서남아를 통합된 경제권이라는 인식보다 “인도 중심의 신흥시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도는 현재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도성장을 시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입장에서 무역과 해외투자 측면에서 포스트 차이나의 전략적 다변화 대상 지역으로 평가 되는 것이 바람직 하다.
2. 서남아 시장의 구조적 특성과 전략적 의미
<표 2> 에서 서남아 5개국의 1인당 소득에서 볼때 스리랑카의 4,500달러(약 655만 원)에 이어 인도 방글라데시 2,700달러(약 393만 원) 내외에 불과한 전형적 재개발 국들이다. 서남아 5개국 경제의 구조적 특징은 농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으며 대외무역도 의류, 섬유, 농산물 중심의 1차 상품 과 노동집약 제조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가장 괄목할 점은 서남아 5개국의 역내인구는2024년 현재 19억 3천만으로 세계인구의 23.5%를 차지하고 있는 인구 밀집지역이라는데 있다. 평균 연령에서도 스리랑카 35세를 제외하고 인도는 28.4 세 등 모두가 20대에 있는 젊은 인구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서남아 지역은 방대한 젊은 노동력을 지니고 있으며 경제도약과 함께 앞으로 왕성한 소비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미래의 시장이다.
서남아 5개국 가운데서 이미 고도성장을 개시한 인도는 서남아 전체 역내 GDP에서 80%, 인구에서 75%, 역내 총 무역에서 80% 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 비중을 차지 하고 있다. 인도경제는 농업, IT, 디지탈 서비스, 영세 자영업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도는 전통적 경제 발전 모델에서 볼 때 농업-> 노동집약 제조업->자본집약 제조업->서비스 산업으로 경제의 중심이 이행되는 경로를 걷지 못하였다. 대부분의 개도국이 수출견인 공업화 정책을 채택 할 때 노동집약의 의류 섬유 등에서 시작하였다. 지금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스리랑카는 이러한 경로를 밟고 있다. 그러나 인도의 경우 제조업을 낙후한 상태로 둔 채 디지털 서비스업에 특화한 구조적 특징을 볼 수 있다.
<표 2> 서남아 주요국의 경제지표 (2024)
출처: 1) World Bank,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WDI): NY.GDP.MKTP.CD, NY.GDP.PCAP.CD, SP.POP.TOTL, NE.EXP.GNFS.CD, NE.IMP.GNFS.CD
2) IMF, 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24 Update
3) United Nations, 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4 (Median Age)
3. 세계 3위로 등장하는 인도의 고성장과 구조전환
세계 최대 인구를 지닌 인도경제에 초점을 맞추어 서남아 시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인도경제는 세계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금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경제의 결정적 취약점인 낮은 비중의 제조업을 육성 강화하기 위하여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제조업 인도 (Make in India)와 대외개방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2022년에 인도경제는 영국을 넘어서 세계 5위로 진입했다. IMF 와 세계은행 등이 인도의 GDP는 2030년 경에 일본 이나 독일을 넘어 세계 3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표 3>.
중국경제가 지난 20 여 년 간 세계경제 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하였다면 이제 인도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경제 발전 측면에서 다양성의 나라다. 인도는 2023년 8월 인류 최초로 달의 남극에 우주탐사선을 착륙 시켰다. 인도는 세계 최정상의 물리, 수학, 이공 분야에서 수많은 엘리트 브레인을 보유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도처에서 빅테크 기업의 수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아직도 농업과 그 연관직종 종사자가 전체고용의 43% 를 점유하고 농업이 GDP에서 15%나 차지하는 산업 구조를 지니고 있다.4)
<표 3> 인도의 경제성장 전망
출처: 1) IMF World Economic Outlook (WEO), October 2024 Update
2) World Bank WDI: NY.GDP.MKTP.CD
3) Goldman Sachs, S&P Global, Morgan Stanley India Outlook Reports (2030 전망)
인도는 제조업진흥에서 후발 주자이지만 고속성장을 상당기간 가능케 할 수 있는 여건을 지니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 이외 인도의 강점은 이미 몇 개의 디지털 공공 인프라를(Digital Public Infrastructure (DPI)) 를 갖추고 있는 점이다. 인도정부는 세계최대 생체인식 ID 시스템을 2016년부터 본격 도입하였다. 그리고 실시간 통합결제 인터페이스 (UPI: Unified Payment Interface) 을 도입으로 전 세계 모바일 결제 거래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써 인도는 4차 산업 혁명에 필요한 일부 공공 기본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평가 할 수 있다.5) 모디 총리는 인구대국으로서 인도가 보유한 데이터가 인도의 국부라고6) 천명하였다. 인도가 광범한 임상실험의 강점을 이용 복제약에서 세계적 제조 기지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금 인도는 글로벌 사우스 뿐만 아니라 국제정치 지형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국제관계에서 다중적 정렬 (Multi-alignments) 협력 정책을 취하고 있다.7) 인도는 미-중 양극화의 세계시스템 보다 다극적 세계질서(Multipolar World Order) 를 추구하고 있다. 미국, 인도, 일본, 호주가 참여하는 안보협의체 QUAD의 핵심멤버 등 서방 세계의 안보협의체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중국이 주도하는 BRICs 와 상해경제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의 핵심 멤버로도 참여하고 있다.
지금 중국의 군사 대국화 정책에 인도는 적극 대응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파키스탄과 국경분쟁 때문에 국지전을 최근에도 치른 인도는 이제 세계 3위 경제규모에 걸 맞는 군사대국화를 지향하고 있다. SIPRI의 자료에 의하면 인도는 지금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무기구매를 가장 많이 하여 세계무기구매 시장에서 2020-2024기간 동안 8.3%의 비중을 차지 하고 있다. 따라서 국방비 지출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8) 오늘날 방산무기는 민〮군 겸용기술 (Dual Technology)의 속성 때문에 방산협력은 곧바로 당사국간 상호 신뢰 수준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양국간 고도기술 제품의 교역과 연관 투자를 촉진시키고 있다.
4. 한국의 인도주도 서남아 협력전략: 글로벌 사우스 진출의 교두보
한국기업에게 서남아 시장은 오랫동안 ASEAN 에 비교하여 ‘심리적 거리감’과 ‘낮은 시장 정보’로 인해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다. <표 4> 에서 보듯 인도와 한국 사이의 교역 규모는 2010년 포괄적 동반자협정 (CEPA) 에도 불구하고 2024년 284억 달러(약 41조 3,500억 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인도시장에서 매년 100억 달러(약 14조 5,600억 원) 가까운 무역흑자를 시현하고 있다. 한-인도 교역규모는 한·중 교역규모에 비교하여 10%에 불과하며 한국·베트남 교역규모에 비교하여도 30 % 비중에 불과하다.9) 한국의 현대, 삼성, LG 등이 오래 전에 현지투자를 하여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지만 한국의 대 인도 FDI 누적액은 인도 전체 누적 유입액의 1% 에 불과하다. 일본의 7%에 비교하여 크게 뒤지고 있다.10) 여타 서남아 국가와 한국과의 교역과 직접투자도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표 4> 한국-서남아 5개국 교역·FDI 현황 (2024) (단위: 백만 달러)
출처: 1) 한국무역협회(KITA), 국가별 수출입 통계, 2024. https://stat.kita.net
2) KOTRA·산업통상자원부(MOTIE), 해외·외국인 투자통계, 2024. https://stats.kotra.or.kr
3) World Bank WDI (NE.EXP.GNFS.CD, NE.IMP.GNFS.CD – 보조 검증
그러나 이제 한국은 인도 주도의 서남아 시장에 대하여 새로운 평가와 새로운 접근을 하여야 한다. 최근 인도의 괄목할 경제 부상과 서남아 전체의 방대한 젊은 인구구조, 디지털 전환 속도로 인해 서남아 시장은 한국의 차세대 글로벌 시장으로 높은 우선순위 시장으로 평가 되어야 한다. 특히 인도는 최근 혁신·기술·방산·디지털 규제 측면에서 세계적 빅테크 기업들에 의한 경쟁적 노크를 받고 있다. 일본은 인도와 QUAD 안보 협의체를 주도하는 이외 뭄바이와 아마다바드 간 고속열차를 ODA자금으로 건설하는 등 방대한 투자를 통하여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이미 구축하였다.
한국은 강대국의 자국우선 보호주의 정책이 파생하는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하여 중국과 미국에 편중된 무역 구조를 이제 적극 다변화하여야 한다. 그렇게 볼 때 한-인도 간 교역과 FDI 는 양국의 경제규모에 비교하여 그 잠재력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한국과 인도 사이의 경제적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증진시키기 위하여 <표5> 에서 보듯 상호 비교우위에 입각한 방산협력에서 결정적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인도와 한국 사이에 K9 자주포의 합작 생산에서 조성된 방산협력을 계기로 양국간 교역과 투자의 확대를 적극 시도해야 한다. 한국과 인도는 방산에서 공동 R&D->공동생산->제3국 수출까지 겨냥한 전략적 협력을 추구하면 양국 간 신뢰 수준이 증진되고, 방산이 지니고 있는 민·군 겸용기술의 속성 때문에 양국간 경제협력은 전략적으로 증대 될 수 있다.11) 이제 방산협력은 단순 수출이 아니라 전략적 특별 협력관계를 창출 시킬 수 있다.
<표 5> 한-인도간 방산분야 전략적 협력: 분야별 정성 비교 (Qualitative Comparison)
출처: SIPRI Arms Transfer Database (2024)
5. 맺는 말
서남아를 ’경제권’이 아닌 ’시장’으로 접근하면서, 인도경제의 세계 3위 부상에 걸맞도록 한국과 인도는 명실상부한 특별 전략적 파트너로 발전시켜 갈 필요가 있다. 한-인도간 방산협력의 계기를 활용하여 한국의 입장에서 인도를 포스트 차이나 전략적 파트너로 평가 하고 실질적 협력의 획기적 격상을 추구해야 한다.
서남아 국가들은 SAARC 통하여 지역통합 경제권을 구축하지 못하였지만 인도를 중심으로 느슨한 협력구도라도 일어나면 글로벌 사우스의 전략적 지역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을 것이다. 한국은 인도를 교두보로 글로벌 사우스와의 접근 전략을 이행할 수 있다. 서남아 여타국가들도 이제 노동집약 제조업에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에 한국 중소기업 진출의 새로운 광역 문호가 열린다.
한국은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기 위하여 세계적으로 저개발국가에 대하여 공적개발원조(ODA)를 광범하게 실시 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서남아 시장이 지니고 있는 인구밀집과 저발전 상태에 있다는 점을 감안 이들 지역에 ODA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한국은 시장 다변화를 위하여서 그리고 소프트 파워로서도 서남아 국가들과 상호 윈윈의 협력관계를 본격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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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IMF World Economic Outlook Database, 2024.
2) SIPRI Arms Transfer Database, 2024., WTO, Regional Trade Integration Report, 2024.
3) Government of Pakistan Trade Statistics, 2023.
4) 안충영 “세계 3위로 떠오르는 인도경제: 사업기회와 도전”,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Issue Brief Vol 3, 2024
5) India Ministry of Electronics & IT (MeitY), 2023 DPI Report
6) www.narendramodi, PM Modi interview to Asian News InternationaI (ANI) dated 15, April 2024
7) Jagannath Panda and Choong Yong Ahn, “Envisioning South Korea’s Policy: from Hedging to Bold Diplomacy, (coed.) Jagannath Panda and Choong Yong Ahn, India-Korea Connections in the Indo-Pacific: Minilaterism to Multilaterism, Routledge 2025
8) 인도의 방산정책과 한국과 인도의 방산협력에 관하여 Ahn Choong Yong and Jagannath Panda, “Strategic Collaboration of Defence Industry between India and South Korea, Policy Analysis KIEP (근간예정) 참조 pp 20-25 참조
9) Ibid, Chapter 4
10) Ahn Choong Yong, “Strategic promotion of ROK-India FDI in the ROK’s Indo-Pacific Vision: Bilateralism, Minlateralism, and Regionalism” in Co-ed. Jagannath Panda and Choong Yong Ahn, India-Korea Connections in the Indo-Pacific: Minilateralism to Multilateralsim, Routlege 2025, pp 74-86
11) Ahn Choong Yong and Jagannath Panda, “Strategic Collaboration of Defence Industry between India and South Korea, Policy Analysis KIEP (근간예정)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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