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의 분쟁해결절차: 조정절차를 중심으로

인도 Yong Hwan Choung Jindal Global Law School Associate Professor & Assistant Dean 2025/12/03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AIF 인도ㆍ남아시아 ”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I. 들어가며
근대적 법체계를 채택한 국가는 재판에 의한 분쟁해결과 대체적 분쟁해결제도(또는 재판외 분쟁해결,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를 인정하고 있다. 대체적 분쟁해결제도의 대표적인 예는 조정과 중재 등이 있다. 법으로 이들에 대한 절차를 정하고 있으며, 그 효력 또한 법원의 판결과 동일하게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대체적‘인 제도가 아니라,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정식 분쟁해결절차로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다. 

인도 역시 대체적 분쟁해결제도를 도입하였고, 조정과 중재제도를 규정하는 법제를 마련하였다. 본고에서는 인도의 분쟁해결절차에 대하여 간단히 소개한다. 

1. 인도 법원내의 지체와 적체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헌법에 근거한 법원 중심의 분쟁해결절차를 성립하였고, 법원 이외의 다양한 분쟁해결절차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법원은 지체와 적체 현상을 겪고 있어, 분쟁 당사자 입장에서 본다면 법원을 통한 분쟁해결과정에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여야 한다.1) 아래 표는 시기별로 인도 법원 내의 적체된 사건수를 보여준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상당수가 증가하였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하고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2) 

표1. 인도법원 내의 사건수
출처 : 저자 정리

2. 대체적 분쟁해결제도의 도입

1976년 미국의 파운드회의에서 법원절차에서 지나치게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고,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미국 법원은 멀티도어 법원(Multi-Door court)제도로 다양한 분쟁해결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나치게 다양한 제도를 적용하여, 도리어 예상하지 못한 혼선을 초래하였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적용되는 제도의 수를 줄였으며, 점차 미국식의 조정제도로 정착되었다.3)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도 법원은 심각한 수준의 지체와 적체현상을 겪고 있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대체적 분쟁해결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를 공식화한 것은 1996년 민사소송법 개정과 Afcons Infrastructure Ltd. v. Cherian Varkey Construction Co. Pvt. Ltd.판례였다. 개정된 민사소송법 제89조에서 법원은 중재(Arbitration)와 화해(Conciliation), 인도의 전통적 분쟁해결제도인 록아다라트(Lok Adalat), 조정(Mediation)으로 회부(refer)하여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중재와 화해는 1996년에 제정된 중재화해법(Arbitration and Conciliation Act, 1996)을 통해 오랜 기간 인도에서 표준적 분쟁해결 절차로 적용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 내의 적체 현상은 감소되기 보다는 더욱 심화되었다. 

인도에서는 중재 과정에서 법원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해 분쟁 해결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인도는 2023년에 조정법(Mediation Act, 2023)을 제정하여 중재 절차의 본격적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조정법이 제정되기 이전에도 이미 법원 내에 조정센터(Court connected Mediation Center)를 실제 운영하고 있었지만, 해당법의 제정과 적용으로 나름의 통일된 조정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3. 인도의 전통적인 분쟁해결제도

인도는 식민시기를 거치며 영국의 보통법(Common law)체계를 받아들였다. 법원 이외에도 재판소(tribunal)를 설치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보통법체계와 함께 인도의 전통적인 분쟁해결제도인 판차야트(Panchayat)와 록아다라트(Lok Adalat)를 설치하였다. 

인도의 분쟁해결제도는 역사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식민시기라고 하더라도 영국의 통치력이 전체 인도에 미치는 것은 아니었다. 지역적인 특수성과 권한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권력이 존재하였고, 이들은 고유의 분쟁해결절차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독립 직후에도 인도에는 토후국이 여전히 존재했으며, 정부의 공권력이 인도 전체에 미치지 못하였다. 따라서, 인도정부는 부락중심의 자치기구와 전통적인 분쟁해결제도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이러한 전통적인 분쟁해결제도는 지역유지에 의한 운영으로 인하여 공평성에 대한 한계를 지적받았다.

II. 조정제도의 도입

1. 조정과 중재의 차이점

조정과 중재라는 용어를 신문과 방송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다. 다만, 그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두 용어는 조정인과 중재인이라는 중립적인 제3자에 의하여 운영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권한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4) 우선, 중재인은 양당사자가 합의에 이르도록 돕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에 중재판정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당사자는 상대가 아닌, 중재인에게 직접 주장을 전달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중재판정을 유도한다.

그에 비하여, 조정인은 이러한 판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양당사자가 스스로 합의에 이르도록 돕는 촉진적(facilitative) 역할을 할 뿐이다. 따라서, 조정제도는 좀 더 느슨한 분위기에서 양당사자가 조정인에게 자신의 내밀한 비밀을 공유할 수 있다. 

2. 인도 조정제도의 활용

인도는 조정법 제정 이전에, 다양한 법에서 조정제도를 인정하였다. 특히, 이혼, 소비자보호,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는 조정제도를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법원에 소제기를 하기 이전에 조정제도를 우선 적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법원내에 조정센터를 설치했으며, 이를 개별 법원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조정센터마다 조금씩 다른 절차를 가지고 있다.5) 조정신청과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소제기 이전에 일방의 당사자가 법원 내에 위치한 조정센터에 직접 조정신청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법원에서 조정으로 회부되는 경우이며, 판사는 첫 재판기일 또는 재판진행 중에 사안을 조정으로 회부할 수 있다.

조정법이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러 개별법에 조정 규정이 산재해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힌두혼인법(Hindu Marriage Act, 1955)과 특별혼인법(Special Marriage Act, 1954), 가족법원법(Family Courts Act, 1984)에서 이혼당사자는 조정과 화해를 우선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보호법(Consumer Protection Act, 2019)에 의하여 각급 단위의 조정기구를 설치하도록 하였다. 회사법(Companies Act, 2013)과 회사규칙(Companies Rules, 2016)에 의하여 중앙정부 또는 회사법 재판소(National Company Tribunal), 항소재판소(Appellate Tribunal)는 진행중인 사안을 조정으로 회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6)

다만, 이러한 개별법은 조정제도를 우선 적용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제도 활성화에는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으나, 법령별 절차가 서로 달라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조정제도의 체계적 통합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를 들면, 조정법 제5조와 상사법원법(Commercial Courts Act, 2015) 제12A조는 지식재산에 관한 소제기 이전에 조정(pre-trial Mediation)을 우선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일방 당사자가 사안의 긴급중간명령(Urgent interim relief)를 신청할 경우, 법원에서 이를 심사하고 조정제도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하였다. 

III. 한국 조정제도와의 차이점

한국의 조정제도는 영미권의 조정과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으며, 중재제도와 혼합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조정과 중재가 혼합된 형식을 조정-중재(Med-Arb)라고 한다. 수소법원에 의한 조정(법관에 의한 조정)과 조정센터의 상임조정위원에 의한 조정이 여기에 해당한다. 교과서에서 정의하는 조정인의 권한을 넘어 중재인의 권한과 유사한 면을 보이기 때문이다. 즉, 위의 두 조정에서 양당사자가 조정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 조정인은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예전에는 강제조정이라고 하였음)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정-중재의 융합된 형태로 볼 수 있다.7)

이에 비해 인도의 조정 제도는 양당사자간의 적극적인 의사 소통을 도와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만 돕고 있으며, 양당사자가 조정 과정에서 더 이상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 조정인의 의견 개진 또는 합의 가능한 제안을 하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제안은 어디까지나 선택 사항일 뿐, 당사자가 이를 수용해야 할 의무는 없다. 

IV. 시사점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해결절차를 잘 이해하여야 한다. 인도에서 영업 또는 사업을 하는 경우, 어느 정도의 법적분쟁과 갈등은 피할 수 없다. 다만, 분쟁이 있다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인도 법원 내에 상당한 수의 사건이 적체되어 있어, 소송을 통한 분쟁 해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또한, 중재 절차에서도 법원의 개입이 요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재의 경우, 당사자의 이행 능력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승소하거나 유리한 중재판정을 받았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이행하지 못해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조정 합의 경우, 양당사자가 서로의 이행 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에서 합의에 이르므로, 합의의 이행율이 더 높고, 실질적인 만족도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
*각주
1) Marc Galanter & Jayanth Krishnan, “Bread for the Poor”: Access to Justice and Rights of the Needy in India. 55 Hastings L. J. 789, 819-21 (2004); 특히, 인도변호사는 기일에 법원에 출석하는 경우에 비용청구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기일에 출석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절차를 연기하는 경우도 있다. 
2) https://njdg.ecourts.gov.in/njdg_v3/ (마지막 방문일, 2025년 11월 13일). 
3) 권순일, 미국의 멀티도어 코트하우스제도에 관한 고찰, 한국법학원, 저스티스, 79-85면 (1993). 
4) 서순복, 정용환, 협상론, 21면 (박영사, 2023).
5) Mediation Training Manual of India, Mediation and Conciliation Project Committee, Supreme Court of India, p.8 (India Supreme Court, 2007)
6) Naresh Markanda & Rajesh Markanda, Commentary on the Mediation Act 2023, pp.55-56 (LexisNexis, 2025).
7) 사법정책연구원, 한국형 대체적 분쟁해결(ADR)제도의 발전 방향에 관한 연구, 294면 (2016).

[참고문헌]
사법정책연구원, 한국형 대체적 분쟁해결(ADR)제도의 발전 방향에 관한 연구, 294면 (2016)
서순복, 정용환, 협상론, 21면 (박영사, 2023)
Mediation Training Manual of India, Mediation and Conciliation Project Committee, Supreme Court of India (India Supreme Court, 2007)
Naresh Markanda & Rajesh Markanda, Commentary on the Mediation Act 2023, pp.55-56 (LexisNexis, 2025)
권순일, 미국의 멀티도어 코트하우스제도에 관한 고찰, 한국법학원, 저스티스 (1993)
Marc Galanter & Jayanth Krishnan, “Bread for the Poor”: Access to Justice and Rights of the Needy in India. 55 Hastings L. J. 789 (2004)
https://njdg.ecourts.gov.in/njdg_v3/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AIF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