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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세변화] 2026년 방글라데시 총선, 정치 지형 재편 및 민주주의 회복의 기로
방글라데시 신소은 EC21R&C 연구원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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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제13대 총선 결과와 역사적 의미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 최다 의석 확보하며 리더십 전환 예고
2026년 2월 12일 실시된 방글라데시 제13대 총선에서 기존 제1야당이었던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 Bangladesh Nationalist Party) 연합이 297개 선거구 중 212석을 확보하여 의회 내 최다 의석을 차지하며 타리크 라흐만(Tarique Rahman) 총리가 5년 임기를 시작하였다. 한편 자마아티 이슬라미(Jamaat-e-Islami) 주도 11개 정당 연합은 77석으로 제1야당 지위를 획득하였으며, 학생운동을 통해 창당된 국민시민당(NCP: National Citizen Party)은 6석을 확보하였다. 투표율은 59.88%로, 직전 선거(2024년 42%)에 비해 크게 상승하였다. 이번 선거에는 EU 소속 200인을 포함한 약 400인의 국제 총선 참관단이 참여하였는데, 미국 국제공화당연구소(IRI: International Republican Institute)는 “선거가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관리되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방글라데시의 정치 환경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하였다.
이번 선거는 수십 년간 방글라데시 정치를 양분해온 '투 베굼(Two Begums)' 구도, 즉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前 방글라데시 총리의 아와미 연맹(AL: Awami League)과 칼레다 지아(Khaleda Zia) 前 방글라데시 총리의 BNP 간의 권력 경쟁 구도가 종식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하시나 前 총리와 지아 前 총리는 1990년대 이후 약 30년 이상 정권을 번갈아 장악하며 ‘투 베굼’ 구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하시나 총리는 2024년 학생 주도 시위로 축출된 이후 인도로 망명하였으며, 시위 탄압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 약 1,400명과 관련한 전쟁범죄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러한 맥락 아래, 아와미 연맹 역시 반테러법에 의거하여 이번 총선 참가 자격이 박탈되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투 베굼 구도에서 아와미 연맹이 이탈하며 방글라데시의 정치 지형이 BNP 단일 리더십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타리크 라흐만 체제 출범... 부패 의혹 등 구조적 과제 상존
라흐만 총리, 17년 망명 끝에 집권
라흐만 총리는 2026년 2월 17일 총리 취임 선서를 마쳤으나, 재임 초기부터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하였다. 특히, 약 17년에 걸친 망명 생활로 인해 국내 행정 네트워크와 제도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울러, 과거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 역시 국내외 신뢰도 형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BNP 측은 라흐만 총리에 대한 부패 판결이 아와미 연맹 정권 하에서 정치적으로 기획된 전략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동 문제가 라흐만 정권 출범 이후에도 정치적 공세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CSIS: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는 "선거를 통한 권력 획득과 공공 신뢰 획득은 별개의 과제"라고 지적하며, “라흐만 정부의 초기 정치 행보가 이번 정치 전환이 진정한 민주주의 회복의 계기가 될 지, 혹은 또 다른 대립 국면으로 이어질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7월 국가헌장’을 통한 대대적 제도 개혁 추진
이번 총선에서는 ‘7월 국가헌장(July National Charter)’으로 명명된 제도 개혁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동시 진행되었다. 7월 국가헌장은 총 80개 이상의 개혁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핵심 내용에는 ▲총리 연임 2회 제한, ▲상원(100석) 신설을 통한 양원제 도입, ▲사법부 독립성 강화, ▲여성 정치 대표성 확대, ▲선거 관리를 위한 중립 과도정부 구축 등이 있다. 동 개혁안에 대한 국민투표는 약 60~73%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가결되었다.
BNP는 7월 국가헌장 이행을 지지하는 입장이나, 상원 구성 방식에 대해서는 BNP와 자마아티 이슬라미·NCP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 BNP는 하원 의석 분포를 기준으로 상원을 구성하는 ‘의석 비례 방식’을 선호하는 반면, 자마아티 이슬라미와 NCP는 전국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상원을 구성하는 ‘비례대표제’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 사안이 신정부 출범 초기에 정당 간 주요 협상 안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제도 개혁의 속도와 실질적 이행 여부가 방글라데시의 민주주의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마아티 이슬라미의 부상과 야당 정치 지형 변화
자마아티 이슬라미, 제1야당으로 부상
자마아티 이슬라미는 1941년 창당 이래 한 번도 전국 득표율 12%를 넘긴 적이 없었으나, 이번 선거에서 단독으로 68석, 연합 기준으로는 77석을 획득하여 역사상 최초로 제1야당 지위를 확보하였다. 자마아티 이슬라미는 이번 선거에서 11개 정당 연합을 주도하였으며, 독립운동 참여자 출신 인사들을 영입하여 '반(反)독립' 이미지 불식을 시도하는 한편 여성 및 소수집단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을 전개하였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아와미 연맹 지지자들이 자마아티 이슬라미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였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현재 자마아티 이슬라미는 종교적·역사적·정치적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종교) 방글라데시 정치 문화의 근저에는 수피(Sufi) 전통*과 성소 중심의 민속적·영적 요소가 강한 이슬람 문화가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자마아티 이슬라미는 교조적·율법 중심의 이슬람주의를 표방하고 있어 이에 상충하는 유권자들과 지속적인 긴장 관계를 형성해온 바 있다. 대표적으로, 2024년 과도정부 기간 수피 성소에 97건의 공습이 발생하였는데, 이러한 요소가 선거 국면에서 자마아티 이슬라미에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하였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 이슬람의 신비주의 전통으로, 율법(샤리아)보다 신과의 내면적 교감 등 영적 체험을 중시
(역사) 자마아티 이슬라미는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에 반대하였는데, 이러한 역사적 문제는 자마아티 이슬라미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다수의 자유주의 성향 유권자들이 BNP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정치) 전문가들은 자마아티 이슬라미가 기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중점을 둘 경우 현재의 성과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였으며, 차기 선거에서 지지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중도층과 소수집단에 대한 포용적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인도·중국·미국과의 관계
(인도) BNP가 집권함에 따라 인도-방글라데시 관계가 재설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실제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는 선거 결과 발표 직후 라흐만 총리에게 가장 먼저 축하 연락을 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수년에 걸쳐 구축해온 국경 인프라와 교차 무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관계 회복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였다. 그러나, 하시나 총리의 인도 체류 문제가 양국 간 관계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주요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데, 인도는 방글라데시하시나 총리 송환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 라흐만 총리는 동 문제를 "법적 절차에 따를 사안(any decision on extradition would depend on the legal process)"이라고 언급하며 직접적 충돌을 지양하고 있으나, 국내 여론의 압박이 지속될 경우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방글라데시는 2024년 하시나 정권 붕괴 이후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과도정부 체제 하에서 중국과 연이은 고위급 방문을 시행하고 다수의 인프라·국방·투자 협정을 체결하였다. 라흐만 총리는 취임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개발 파트너(development friend)"로 강조하였으며, 이러한 맥락 아래 BNP 정권하에서도 對중국 협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총선 시행 사흘 전 미국과 상호무역협정을 체결하였다. 협정의 주요 내용은 방글라데시산 의류·섬유 제품의 관세를 20%→19%로 인하하고 미국산 면화를 사용한 일부 제품에 대해 무관세 접근을 허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방글라데시가 향후 15년간 보잉 항공기 25대 및 에너지 제품 등 약 150억 달러(약 21조 6,400억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조항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도정부가 총선 이전 의회 및 이해관계자 협의 없이 미국과 협정을 체결하였다는 점에서 동 협정의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되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전문가들은 BNP가 미국과의 협정을 지속할 경우 對중국 관계 훼손 우려가 있으며, 재협상 또는 파기를 선택할 경우 미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동 사안이 라흐만 정부의 주요 외교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퍼스트' 노선과 SAARC 부활 구상
라흐만 총리는 선거 직후 기자회견에서 방글라데시의 국익을 외교 정책의 핵심 기준으로 규정하는 '방글라데시 퍼스트(Bangladesh First)' 노선을 천명하였다. 이는 라흐만 정부가 특정 강대국과의 편향적인 협력을 지양하고 실용적 다자 외교를 추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그는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South Asian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 부활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였다. 이와 관련, 셰바즈 샤리프(Shebaz Sharif) 파키스탄 총리와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Asif Ali Zardari) 파키스탄 대통령은 라흐만 총리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무역·국방·문화 분야의 협력 확대 의사를 밝혔다.
*1985년 설립된 남아시아 8개국(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스리랑카·네팔·부탄·몰디브·아프가니스탄)이 참여하는 지역 협력기구로, 경제·사회·문화 분야의 역내 협력 증진을 목적
다만, 라흐만 총리의 SAARC 부활 구상은 지역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역내 국가들 간 마찰로 인해 실질적인 실현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핵심적인 문제는 인도-파키스탄 관계로, SAARC는 2016년 우리(Uri) 테러* 이후 인도가 파키스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정상회의를 보이콧하면서 사실상 10년째 기능이 정지된 상태이다. 이에 대해 방글라데시 국제개발기구 브랙(BRAC: Bangladesh Rehabilitation Assistance Committee)은 "SAARC의 부활 여부는 인도의 의지에 달려 있으며, 인도-파키스탄 관계가 근본적 장애 요인"이라고 진단하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SAARC의 대안적 지역 협력 채널로 벵골만 다분야 기술경제협력기구(BIMSTEC: Bay of Bengal Initiative for Multi-Sectoral Technical and Economic Cooperation)를 주목하고 있다. BIMSTEC은 파키스탄을 포함하지 않아 인도-파키스탄 갈등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BNP 정부가 SAARC 부활 목표를 유지하는 동시에 BIMSTEC을 실질적 지역 협력을 위한 채널로 우선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2016년 9월 18일, 잠무·카슈미르(Jammu-Kashmir) 주(州)의 우리 지역에 위치한 인도 육군 제12보병여단 본부가 무장괴한의 기습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였으며, 동 사건으로 인도군 19명 사망
경제 재건 과제와 방글라데시의 중장기 안정 전망
2024년 방글라데시의 정치적 격변과 그에 따른 사회적 혼란은 방글라데시 최대 수출 산업인 의류·봉제 부문(세계 2위)에 심각한 생산 차질을 초래하였다. 특히, 공장 가동이 불안정해지고 공급이 지연됨에 따라 바이어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어, 수출 경쟁력 회복이 단기 경제 안정을 위한 핵심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아울러, 2024년 시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고물가 및 청년 실업 문제 역시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BNP는 선거 공약으로 ▲1,000만 개 일자리 창출, ▲농민·저소득층 지원 카드 도입, ▲급식 프로그램 재개, ▲반부패 이니셔티브 추진 등을 제시하였으나, 이러한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적·행정적 역량 확보가 선결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선거가 방글라데시의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정치적 안정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CSIS는 "안정은 ‘선언’이 아닌 ‘실제 정책 성과’를 통해 구축된다"고 강조하며, 신(新)정부의 초기 거버넌스 전략(소수집단 보호, 언론 자유,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포용적 태도)이 중장기 안정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결론적으로, 방글라데시의 중장기 안정은 ①BNP 정부의 실질적 경제 회복 성과, ②자마아티 이슬라미를 중심으로 한 야당 세력의 안정화, ③인도·중국·미국과의 지정학적 압력 관리 및 전략적 자율성 확보의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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