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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네시아 디지털 페이먼트의 한계와 금융 접근성 개선 과제

인도네시아 김정욱, 이미연 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전문연구원 2026/03/16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AIF 아세안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Leapfrogging이란 기존의 발전 단계를 건너뛰고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이나 방법을 채택함으로써 빠르게 발전하는 전략을 뜻한다. 국가 경제 발전의 맥락에서는 통신 인프라와 금융 시스템의 획기적 진화를 설명할 때 적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통신 분야의 경우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유선통신 인프라를 전면 확충하는 대신 무선통신 인프라 위주로 구축하는 방식이 대표적 사례다. 금융 분야에서는 휴대전화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디지털 페이먼트가 제도권 금융 시스템에 대한 낮은 접근성을 보완하며 일상 속 금융서비스의 편의를 높이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통신 인프라는 정보 탐색, 소통, 경제활동 등을 위한 현대 사회의 필수불가결한 기반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디지털 경제 확산과 함께 성장한 온라인 거래·결제 방식은 기존의 현금 중심 결제 방식을 대체하거나 신용카드 위주의 결제를 디지털 기반으로 확장하며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다.    

아세안 10개국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8.4%에 해당하는 6억 8,400만 명이며, 이를 기반으로 무선통신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되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방대한 디지털 시장이 형성되었다. 특히 온라인 결제시장은 온라인으로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이커머스를 비롯하여 오프라인 서비스에 대한 간편결제 등과 결합하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아세안의 디지털 경제, 특히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페이먼트 서비스 현황을 살펴보고 그 잠재력과 한계점을 고찰하고자 한다. 

1. 아세안의 디지털 경제 현황

아세안 주요 국가1)(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의 디지털 경제 시장은 풍부한 인구를 기반으로 확대되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경제를 구성하는 요소 중 일반 사용자가 실생활에서 손쉽게 이용 가능한 플랫폼 서비스는 인구 규모를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확대해 나가고 있다. 거대한 인구 규모(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저조한 대중교통 분담률(인도네시아), 낮은 금융 접근성(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은 플랫폼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플랫폼 서비스는 라이드헤일링2)을 제공하고, 간편결제로 현금 사용을 대체하며, 소상공인의 판로 개척과 서비스 영역 확대를 지원했다. 

디지털 경제의 범위는 좁게는 디지털 기술 자체와 디바이스, 넓게는 디지털 기술의 파급이 미치는 영역 전반을 아우른다. 여기에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창출된 영역은 물론, 기존의 산업과 서비스가 디지털화된 영역까지 모두 포함된다. 본고에서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가 일반 사용자의 일상 서비스로 정착한 라이드헤일링, 이커머스, 음식배달, 간편결제 등의 영역에 한하여 아세안과 인도네시아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세안 주요 6개국에서 디지털·플랫폼 기반의 결제액(GMV: Gross Merchandise Value)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2,630억 달러(약 359조 원)를 기록했다. 2022년부터 2년 연속 15%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했으며, 이커머스 결제액이 60% 이상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한편, 분야별 성장세는 여행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졌다.3) 

<그림 1> 아세안 주요 6개국 디지털경제 규모(십억 달러)
주 :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6개국 대상
출처 : e-Conomy SEA 2020-2024(Google, TEMASEK, BAIN&COMPANY)

디지털·플랫폼 기반 서비스 이용과 더불어 오프라인 소매점 이용 시 전자지갑, QR코드 등을 활용하여 결제를 진행하거나 대출, 예금, 보험 등의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디지털 페이먼트 시장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아세안 주요국들은 선진경제국의 발전경로를 따르는 대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도약(leapfrogging)을 통해 금융 접근성 개선을 모색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림 2> 아세안 주요 6개국 디지털 페이먼트 규모(십억 달러)
주 :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출처 : e-Conomy SEA 2020-2024(Google, TEMASEK, BAIN&COMPANY)

2. 인도네시아 디지털 경제 현황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8천만 명을 상회하며, 인도,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다.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소재를 바탕으로 공급망 주요국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하며 할랄 식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공급망의 주요 협력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는 디지털 경제의 측면에서도 거대한 인구 규모를 바탕으로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라이드헤일링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양대 플랫폼인 그랩(Grab)과 고젝(Gojek)이 슈퍼앱으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UN 경제사회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자카르타 도시권 인구는 4,200만 명을 상회한다.4) 자카르타 주(州)는 버스, 지상철, 지하철 등 많은 인구의 이동을 위해 다양한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세계적으로 교통체증이 가장 심각한 도시 중 하나에 해당한다. 세계은행은 인도네시아의 도시 교통혼잡 비용을 GDP 대비 약 0.5% 규모에 이르는 연 56억 달러(약 7조 2,400억 원)로 추산한다.5) 이러한 혼잡을 피하기 위한 자카르타 시민들의 오토바이 택시 이용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의 라이드헤일링 및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 규모가 30~40억 달러(약 4조 900억~5조 4,600억 원)임에 비해 인도네시아에서는 90억 달러(약 12조 2,800억 원) 규모를 나타내는 것이 오토바이 택시의 교통서비스 기여도를 짐작하게 한다. 이커머스 규모 또한 2024년 기준 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 등이 160억~260억 달러(약 21조 8,200억~35조 4,600억 원)인 데 반해, 인도네시아는 650억 달러(약 88조 6,000억 원)를 기록했다.6) 

늘어나는 사용자 수요와 거래 규모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슈퍼앱들은 간편결제 기능을 도입하였으나, 현금 사용이 우세한 인도네시아의 결제 문화와 사업자별로 상이한 QR코드 시스템 운영으로 인해 사용자 편의는 낮은 수준이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2019년 단일 QR코드 표준을 수립하여 사업자별로 분산된 QR코드를 통합함으로써 소비자의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단일화된 QR코드는 온라인 거래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소매점 결제를 지원하며 활용 규모를 확대해 나갔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경제 성장과 간편결제 확산 노력이 일반 사용자의 금융 접근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까? 

3. 디지털 페이먼트와 금융 접근성

금융 접근성을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계좌보유율로, 국민들이 송금·저축·대출·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활용하는 기반을 나타낸다.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 정부의 관리 감독 체계, 접근 가능한 은행 지점 수 등 다양한 인프라의 종합적인 확충이 요구된다. 세계은행은 금융계좌 보유율을 '15세 이상 성인 중 은행이나 기타 금융기관의 계좌를 보유하거나, 모바일 머니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로 정의한다. 디지털 페이먼트(모바일 머니)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생활 전반에 밀접하게 활용되면서, 금융 접근성을 개선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아세안 주요 국가의 15세 이상 성인의 계좌 보유율은 지난 10여 년간 다음과 같이 변화했다.<그림 3>

디지털 페이먼트 관련 지표를 좀 더 살펴보면 아세안 주요 국가에서 디지털 기반의 페이먼트가 활성화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 접근성 조사(Financial Access Survey) 데이터에 따르면, 모바일머니 송금의 전체 건수와 성인 1,000명당 송금 건수 모두 대폭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전체 송금 건수에서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인도네시아가 성인 1,000명당 송금 건수에서는 다소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어, 다른 국가에 비해 디지털 페이먼트의 접근성 및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4>

<그림 3> 아세안 주요 5개국 15세 이상 성인의 계좌보유율(%)
출처: 세계은행 Digital Financial Services (접속일자: 2026.01.07.)

<그림 4> 모바일머니 송금건수

주 : 말레이시아, 베트남 데이터 부재
출처 : 국제통화기금 Financial Access Survey (접속일자: 2026.01.14.)

또한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현황을 살펴보면<그림 5>,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은 신용카드 활용 수준이 낮은 반면, 잔액 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직불카드의 활용 수준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디지털 페이먼트를 기반으로 한 금융 접근성 개선에 아직 많은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며, 특히 인도네시아의 거대한 소비자 규모와 자국 이커머스 서비스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감안하면 아직도 현금 결제가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림 5> 신용카드, 직불카드 수

주 : 말레이시아 데이터 부재
출처 : 국제통화기금 Financial Access Survey (접속일자: 2026.01.14.)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1,100조 8,700억 루피아(약 95조 원)로 2022년의 783조 루피아(약 68조 원)에 비해 약 40% 증가했다. 결제 수단별로는 전체 거래 건수의 75% 이상이 현금 결제(CoD: Cash on Delivery)로 이루어졌으며 계좌이체(17.44%), 전자지갑(5.91%), QR결제(1.02%), 신용카드(0.43%)가 그 뒤를 이었다. <그림 6>은 최근 4개년의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결제수단별 비중을 나타내는데, 중앙은행 주도의 QR결제 표준이 마련되고 전자상거래 거래액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도 현금 결제의 비중이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다.7)

<그림 6> 2023년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결제방식 
출처 : 인도네시아 통계청, E-Commerce Statistics 2023

인도네시아의 활성화된 플랫폼 경제와 중앙은행 주도의 QR코드 표준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는 아직도 배달 이후 현금을 지불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기기 보급률, 통신 속도와 요금, 전자상거래 참여 사업자 수 등 기반 여건의 수치만으로는 디지털 페이먼트의 확산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페이먼트 확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비대면 거래에 대한 낮은 신뢰도, 디지털 금융 리터러시 부족, 도서 지역의 인프라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디지털 페이먼트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 인프라 확충과 함께 사용자 신뢰 형성을 위한 제도적·정책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융실명제 도입, 전자금융 규제 체계 정비, 간편결제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신뢰 기반을 형성해 온 한국의 경험은 인도네시아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이 국가금융포용전략 및 지급결제시스템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는 첫째, 양국 금융당국 간 정책 협의 및 디지털 금융 규제 체계 공유, 둘째, 핀테크·디지털 결제 분야 한국 민간기업의 현지 진출 지원 및 현지 파트너십 구축, 셋째, 금융 인프라 확충 및 디지털 금융 리터러시 제고를 위한 ODA 협력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거대한 소비자 시장과 높은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이는 단순한 개발협력을 넘어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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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본고에서는 아세안 회원국 중 인구, 디지털 경제의 발전 정도와 규모를 고려, 해당 6개국을 아세안 주요 국가로 한정하여 논한다. 
2) 라이드헤일링(Ride-hailing):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객과 운전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앱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앱 내에서 호출·요금 산정·결제가 모두 이루어짐. 인도네시아에서는 자동차 외 오토바이 택시(ojek) 호출 서비스를 포함하며, 그랩(Grab)·고젝(Gojek) 등이 대표 사업자임.
3) Google, Temasek, Bain & Company, e-Conomy SEA 2024, 2024.11.5.
4)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World Urbanization Prospects 2025: Summary of Results, 2025.11.18.
5) World Bank, Indonesia Mass Transit Project, 2022.4.29
6) Google, Temasek, Bain & Company, op. cit.
7)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E-Commerce Statistics 2023, 202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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