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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2026년 중동 분쟁과 걸프국 방산 전략의 재편

아프리카ㆍ중동 일반 이혜빈 EC21R&C 연구원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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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중동 분쟁의 전개와 피격 양상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걸프 지역 보복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군사·지도부 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였다. 이란은 이스라엘 및 미군 기지 소재 역내 국가들을 상대로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섰으며, 아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 이란 외교부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역내 적대 세력의 모든 기지·시설·자산은 정당한 군사적 표적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오만 등 걸프협력회의(GCC: Gulf Cooperation Council)* 6개 회원국 전역이 동시다발적 미사일·드론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카타르대학교 걸프연구센터(Gulf Studies Center)의 시넴 젠기즈(Sinem Cengiz) 연구원은 "단일 행위자가 24시간 이내에 GCC 6개 회원국 전부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은 사례는 역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번 사태는 걸프 국가들이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안보 전제를 재검토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본 보고서는 2026년 중동 분쟁이 걸프 지역 안보 환경에 미친 충격을 배경으로,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 3국의 방산 전략에 작용하는 재편 요인을 물리적·전략적·산업적 차원으로 구분하여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걸프 방산 시장의 구조 변화와 역내외 시사점을 검토한다.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의 피격 양상
2026년 2월 28일부터 4월 초까지 이란의 공격 규모는 다음과 같이 집계되었다. UAE는 탄도미사일 537발·드론 2,256대·순항미사일 26발의 공격을 받았으며, 사망 13명·부상 224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3월 3일부터 4월 7일 사이에 드론 799대·탄도미사일 86발·순항미사일 9발 등 총 894건의 공중 위협을 요격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카타르는 2월 28일부터 3월 18일까지 미사일 203발과 드론 87대의 공격을 받았으며, 알우데이드(Al-Udeid) 미 공군기지 피해가 확인되었다.
공격 대상은 군사시설에 그치지 않았다. UAE의 에미레이츠 글로벌 알루미늄(Emirates Global Aluminium) 알타위일라(Al Taweelah) 공장은 3월 28일 피격으로 가동이 전면 중단되었으며, 복구에 최대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Aramco)** 라스타누라(Ras Tanura) 정유 단지도 공격 대상에 포함되었다.


* 걸프협력회의(GCC: Gulf Cooperation Council): 1981년 출범한 걸프 지역 6개국(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오만) 간 정치·경제·안보 협력기구.  2017년 사우디·UAE 등 4개국의 카타르 외교 단절·봉쇄 사태로 역내 결속에 균열이 발생하였으나 2021년 알울라(Al-Ula) 선언으로 관계가 복원되었으며, 카타르는 이를 계기로 독자적 방산 조달을 확대하였음

 **  아람코(Aramco): 정식 명칭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가스 기업으로, 세계 최대 원유 생산·수출 기업 중 하나임. 사우디 정부가 지분 약 98%를 보유하며, 라스타누라(Ras Tanura) 정유 단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정유시설 중 하나로 꼽힘

전쟁 이전 걸프 3국의 방산 전략

조달 구조: 공급국 다변화의 비대칭
사우디·UAE·카타르 3국은 공통적으로 세계 최상위권 무기 수입국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2025년 국방 예산은 GDP의 7.2%, 약 780억 달러(약 114조 7,700억 원)에 달한다. 3국의 조달은 미군 기지 주둔* 및 양자 안보협력 구조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어,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방 공급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유지되어 왔다.

다만 공급국 다변화의 진행 수준에는 차이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영 중심의 조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2020년대 들어 튀르키예·스페인·한국 방산기업과 합작 투자 및 조달 계약을 체결하였다. UAE는 2010년대부터 프랑스·러시아·이스라엘 등으로 공급원을 확장하였다. 카타르는 2017년 단교 사태 이후 안보 불안에 대응하여 조달을 확대하였으며, 다수의 서방 공급국 체계를 동시 운용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였다. 아울러 2025년 튀르키예 아셀산(ASELSAN)**과 합작법인 BARQ를, 2026년 1월에는 UAE 엣지 그룹(EDGE Group)***과의 합작법인을 출범시켜 역내 협력 채널을 추가로 확보하였다.

* 걸프 3국 내 미군 주요 기지: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Prince Sultan Air Base, 알카르지 소재)가 위치하며, UAE에는 알다프라 공군기지(Al Dhafra Air Base, 아부다비 소재)에 미 공군이 주둔함.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Al Udeid Air Base, 도하 소재)는 중동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로, 미 공군 전진사령부(AFCENT: Air Forces Central)가 위치함. 이번 분쟁에서 세 기지 모두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되었음 

** 아셀산(ASELSAN): 튀르키예 국영 방산 전자기업. 통신·전자전·레이더·방공·무인체계 등 방산 전자 전 분야를 아우르는 튀르키예 최대 방산기업. 2020년대 들어 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신흥 방산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카타르와는 합작법인 BARQ를 통해 통신·전자전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있음

*** 엣지 그룹(EDGE Group): 2019년 11월 UAE 아부다비에서 출범한 국영 방산 통합기업.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와 방산·안보 조달기관 타와준(Tawazun) 산하 25개 이상의 방산 관련 기업을 통합하여 설립되었으며, 무인체계·미사일·사이버방어·전자전·정보 등 5개 부문을 운영함. 2020년 세계 방산기업 22위(SIPRI 기준)를 기록하였으며, 걸프 지역 방산 수출국으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음

산업기반: 국산화 체계의 격차
3국은 공통적으로 국가 비전(사우디 Vision 2030, UAE We the UAE 2031, 카타르 National Vision 2030) 아래 방산 국산화를 추진하여 왔으나, 실행 속도와 축적 역량에는 격차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7년 국부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 자회사인 사우디방산(SAMI: Saudi Arabian Military Industries)과 규제기관인 군산업총국(GAMI: General Authority for Military Industries)을 설립하여 '2030년까지 국방 지출 50% 국산화' 목표를 추진하여 왔다. GAMI 발표에 따르면 국산화율은 2018년 약 4%에서 2024년 말 24.89%로 상승하였으나, 방공 등 첨단 영역의 기술 격차는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UAE는 3국 중 가장 진전된 방산 산업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2019년 11월 무바달라(Mubadala)·타와준(Tawazun) 산하 25개 이상의 방산기업을 통합하여 설립된 EDGE Group은 무인체계·미사일·사이버방어·전자전·정보 5개 부문에 약 12,000명의 인력을 보유한다. 2024년 기준 계약 규모는 약 49억 달러(7조 2,100억 원) 중 수출이 21억 달러(3조 900억 원)이며, 자회사 ADASI의 수직이착륙(VTOL) 드론, 자체 개발한 스카이나이트(SkyKnight) 방공미사일 및 리액트(REACT) 전자전 체계 등이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다. EDGE는 브라질·앙골라·인도 등 신흥국과의 수출·합작도 확대하며 중견 방산 수출국으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카타르는 3국 중 방산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18년 출범한 바르잔홀딩스(Barzan Holdings)는 국방부 산하 전략적 투자·조달 기관으로, SAMI·EDGE와 같은 통합 방산기업보다는 조달 창구 및 합작 투자 플랫폼에 가깝다. 2026년 1월 DIMDEX*에서 UAE EDGE 및 미국 무인기 제조사 제너럴아토믹스(GA-ASI)**와 각각 공동 개발 및 기술 협력 합의를 체결하였다.

종합하면, 3국의 전쟁 이전 방산 전략은 '고수준 수입·저수준 국산화'라는 공통 출발점에서 UAE(산업기반형), 사우디(전환 가속형), 카타르(조달 중심형) 순의 산업적 성숙도 차등을 보여 왔다. 이러한 출발점의 차이는 이번 분쟁이 각국 방산 전략에 제기한 재편 요인의 성격과 대응 양상을 규정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DIMDEX(Doha International Maritime Defence Exhibition & Conference): 카타르가 2008년부터 격년제로 개최하는 국제 방산 전시회

** 제너럴아토믹스(GA-ASI: General Atomics Aeronautical Systems):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군용 무인항공기(UAV) 전문 제조사. MQ-1 프레데터(Predator)·MQ-9 리퍼(Reaper) 등 대형 무인기 체계를 개발·공급함

물리적 재편 요인: 방공·미사일 방어 체계의 한계와 과제

다층 방공망의 작전적 한계 노출
이번 분쟁은 걸프 3국이 수십 년간 구축해 온 다층 방공망의 작전적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산 패트리어트(Patriot) PAC-3 및 사드(THAAD) 체계를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 방공망은 탄도미사일 요격에서 일정 수준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되었으나, 수백 대 단위로 동시 투입된 저비용 드론 대응에서는 구조적 취약성이 확인되었다.

이란이 운용한 공격 수단의 다양성도 방공망의 부담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란은 샤헤드(Shahed)-136 계열 자폭 드론,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저고도 순항미사일 등을 혼합 투입하고, 동시다발적 포화 공격을 통해 요격 능력을 소진시키는 전술을 구사하였다. 카타르대학교의 국방 분석가 알리 바키르(Ali Bakir)는 "걸프 국가들의 방공 체계는 요격 자체는 가능하나, 대규모 또는 저비용 환경에서는 지속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하였으며, 이러한 평가는 역내 방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용 비대칭과 공급망 제약
물리적 차원의 두 번째 쟁점은 비용 비대칭(cost asymmetry) 문제와 요격 자산 공급망의 제약이다. 이란이 주로 투입한 샤헤드-136 드론의 단가는 약 2만~5만 달러(약 2,900만~7,350만 원) 수준인 반면, 패트리어트 PAC-3 MSE 미사일은 1발당 약 390만 달러(약 57억 3,900만 원), THAAD 요격미사일은 1발당 약 1,240만 달러(약 182억 5,000만 원)에 이른다. 이러한 비용 비대칭 구조는 방어 측이 감당해야 하는 재정적·물자적 부담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고 소진 속도 역시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였다. 블룸버그(Bloomberg)는 개전 후 약 1개월간 걸프 국가들이 총 약 2,400발의 요격 미사일을 소진한 것으로 집계하였으며, 이는 역내 보유 재고(약 2,800발)의 85% 이상에 해당한다. 한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 운용하는 패트리어트 PAC-3 MSE 연간 생산량은 약 620발, 사드 요격미사일은 약 96발 수준으로, 2026년 1월 발표된 증산 계획(PAC-3 연 2,000발, THAAD 연 400발)의 완전 이행에는 2030년 이후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어, 단기간 내 재고 보충은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종합하면, 물리적 차원의 재편 요인은 걸프 3국에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고가 요격 미사일 중심 체계로는 대응이 어려운 저비용 드론 위협에 대한 별도 대응 체계의 보강,  단일 공급국 의존 구조에서 비롯된 재고 소진·공급 지연 리스크의 완화, 마지막으로 공급국의 생산 일정에 종속되지 않는 자율적 조달 능력의 확보이다. 

전략적 재편 요인: 공급원 다변화와 안보 협력의 확장 

미국 의존 구조의 한계
미국은 2026년 1~3월 걸프 국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긴급 대외군사판매(FMS: Foreign Military Sales)를 승인하였다. 포캐스트 인터내셔널(Forecast International)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미국 FMS 승인의 약 81%가 중동 파트너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사우디 90억 달러(약 13조 2,500억 원, 패트리어트 PAC-3 MSE 730발 포함), UAE 85억 달러(12조 5,100억 원), UAE·쿠웨이트·요르단 165억 달러(24조 2,900억 달러) 등 대규모 판매가 승인되었다. 그러나 록히드마틴의 생산 능력 한계로 즉각적 수요 충족은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국방부가 3월 23일 우크라이나 할당분 약 7억 5,000만 달러(1조 1,000억 원) 규모 패트리어트 자산의 걸프 전용 방안을 의회에 통보한 사실은 미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는 복수의 분쟁 지역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시키기 어려운 국면임을 시사한다.


다변화 경로의 확장
미국산 자산의 공급 제약 속에서 주목할 사례는 한국산 천궁-II(Cheongung-II 또는 M-SAM Block II) 중거리 지대공미사일의 UAE 실전 투입이다. UAE는 2022년 1월 35억 달러 규모(약 5조 1,500억)로 천궁-II 10개 포대 도입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분쟁 발발 시점까지 2개 포대가 실전 배치된 상태였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초 UAE 배치 천궁-II는 약 60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여 배정된 표적 30개 중 29개를 격추, 약 96%의 요격률을 기록하였다. UAE 정부는 잔여 8개 포대의 납기 가속화 및 미사일 긴급 추가 공급을 한국 측에 요청하였고, 3월 9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UAE 공군 C-17A 수송기가 한국 공군 운용분 미사일 약 30발을 탑재하여 걸프 지역으로 수송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32억 달러(약 4조 7,100억  원), 2025년 이라크 28억 달러(약 4조 1,200억 원)도 동일 체계 도입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변화 경로는 한국 외 다수 국가로 확장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6년 3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대통령의 걸프 순방을 통해 사우디·UAE·카타르 3국과 각각 10년 기간의 방산 협력 협정을 체결하였으며, 대드론·전자전 등 대(對)러시아 전쟁 경험 기반 협력이 핵심으로 포함되었다. 사우디·카타르의 튀르키예 합작 기반(로케트산·아셀산), UAE·카타르의 프랑스산 방공 체계 협의 등 기존 다변화 채널도 분쟁 이후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걸프 3국의 조달 구조는 미국 단일 의존에서 다공급원 포트폴리오 체계로 재조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다변화의 장기 정착 여부는 미국과의 안보 동맹 구조, 상호운용성 요건, 공급국 측 생산 역량 등 복합적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적 재편 요인: 국산화 기반과 역내 협력의 과제

국산화 전략의 재검토 필요성
이번 분쟁은 3국의 기존 국산화 전략이 직면한 구조적 공백을 단기간에 부각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50% 국산화 목표는 2024년 24.89%까지 진전된 상태였으나, 분쟁의 긴급 수요가 집중된 방공·대드론 영역은 토착 기술 기반이 가장 미흡한 분야에 해당하여 단기적으로는 수입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UAE의 경우 EDGE Group의 스카이나이트(SkyKnight) 방공미사일·REACT 전자전 체계, 자회사 ADASI의 무인체계 등이 분쟁 대응에 투입된 것으로 보고되어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제품 개선 및 수출 경쟁력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고고도 탄도미사일 요격 등 첨단 영역에서는 외부 의존 구조의 단기 전환이 어려운 상태이다. 카타르는 산업 기반의 제약으로 분쟁 이전부터 군사 AI·사이버방어·전자전 등 첨단 영역에서 기술 이전형 파트너십을 중점 추진하여 왔다. 분쟁 이후 해당 영역의 시급성이 한층 부각되면서 이러한 접근의 실효성에 대한 중장기적 검증이 과제로 남아 있다.


역내 산업 협력의 확대와 한계
산업적 차원에서 주목할 흐름은 걸프 역내 방산 협력의 확대 신호이다. 2026년 1월 DIMDEX에서 체결된 EDGE–Barzan 합작법인은 미사일·무인체계·위성 등 다분야 공동 개발 플랫폼으로, 2017년 단교 사태 이후 경색되었던 UAE–카타르 방산 관계가 산업 협력 단계로 진입한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GCC 차원의 통합 방공 구상에 대한 논의도 재부상하고 있다. 2026년 3월 26일 사우디·UAE·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요르단 6개국의 공동 규탄 성명은 방공 자산 공유 및 조기경보 통합에 대한 역내 공감대 형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카타르대학교의 알리 바키르(Ali Bakir) 연구원은 "걸프 국가 간 집단 방공 조율은 공동 성명 수준에 머물 뿐, 실질적 작전 통합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어 협력의 구상과 실제 이행 사이의 간극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적 차원의 재편 요인은 3국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우디는 국산화 로드맵을 지키면서도 당장의 방공 수요를 해외 조달로 메워야 하는 이중 과제를, UAE는 실전 운용 경험을 수출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과제를, 카타르는 기술 이전형 파트너십의 실효성을 각각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결론 및 시사점

걸프 방산 질서의 재편 방향
2026년 중동 분쟁 이후 걸프 3국의 방산 전략 재편은 역내 질서 및 글로벌 방산 공급망에 복수의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미국 단일 공급국 의존 구조의 한계가 실증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걸프 국가들의 조달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이외 공급국의 비중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튀르키예·프랑스·이스라엘·우크라이나 등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각 공급국의 기술 이전 조건·생산 역량·정치적 제약 요인이 주요 선정 기준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3월 UAE에서 실전 투입된 한국산 천궁-II(Cheongung-II)의 운용 실적은 역내 방공 조달의 선택지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둘째, 방산 경쟁의 영역이 전투기·탱크 등의 전통적 플랫폼에서 방공·대드론·전자전·군사 AI 등 신흥 영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쟁에서 저비용 드론의 전략적 효용이 확인됨에 따라 대드론 체계·지향성 에너지 무기·전자전 역량 등의 수요 확대가 전망되며, 해당 영역에서 조기에 기술을 확보한 공급국 및 방산기업이 시장 재편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셋째, 걸프 방산 산업 자체의 위상 변화가 관찰된다. UAE EDGE Group이 실전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역내 국가가 단순 수입국을 넘어 중견 방산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구체화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방산 공급망 구조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한국 방산에 대한 시사점
한국 방산업계의 관점에서 이번 분쟁은 중동 시장 입지 확대의 기회와 지속 공급 책임을 동반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궁-II의 UAE 실전 운용 사례는 한국산 체계의 역내 인지도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나, 향후 수주 경쟁에서 실전 검증 이력·신속 공급 역량·현지 기술 이전 의지 등이 주요 결정 요인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사우디·이라크가 동일 체계를 도입한 가운데, 이번 분쟁을 계기로 여타 걸프 국가들의 추가 관심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존 계약국과의 납기 이행 및 UAE의 추가 수요 대응이 단기 과제로 지목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방산 생산 역량의 확대와 현지 협력 구조 구축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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