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파 값을 알면 인도경제가 보인다고?

인도 KITA 2017/12/15

양파 값을 알면 인도경제가 보인다고?


김봉훈 맥스틴글로벌 대표의 ‘인도 시장진출 전략’ 들어보니…

지난해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자료에 따르면 138국 대상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인도가 가장 빨리 발전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순위에서 한국은 26위, 인도는 39위로 불과 13계단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인도는 잠재력이 큰 시장일뿐더러 생산기지로서도 유망하다. 특히 ‘포스트 차이나’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 14일 한국무역협회 FTA종합지원센터가 ‘한-인도/아세안 FTA 활용 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봉훈 맥스틸 글로벌 대표가 ‘인도 투자환경과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인도를 이해하는 시작점으로 양파 가격을 언급했다. 인도 음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가 양파다. 13억 인도인들이 양파를 소비하는데, 양파의 가격이 조금만 변동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인도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환율, 금, 유가도 중요하지만, 양파 가격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국회의원들이 공약으로 양파 값 안정을 내세운다고 덧붙였다. 

◆인도 진출 시 고려해야 할 것은… 정치·종교·인종·언어·신분 =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5000개가 넘는 반면, 인도에는 고작 600개 정도만 진출해있다. 이러한 차이는 무엇일까. 왜 인도에 진출하기 어려울까. 인도의 투자환경은 인프라, 정치적 불안감, 공중보건, 건설허가 등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존재한다.

World Bank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전반적인 사업환경 평가에서 소규모 투자자에 대한 보호와 신용에 대한 획득부분에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보호는 세계 13위, 신용은 4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환경의 다른 요소들은 모두 세계 100위 밖에 있다. 특히 계약집행, 건설부문의 허가와 비즈니스 시작 프로세스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이 외에도 김 대표는 인도 진출의 어려움으로 정치·종교·인종·언어·신분을 꼽았다. 

인도 진출 시 사업의 정치 및 정책 영향도, 지역 정당 및 커뮤니티 분석, 종교와 세부사업 목록 및 인사노무 영향도 분석, 인종과 인사노무 영향도 분석, 마케팅 및 유통망 사이즈 분석, 신분제도와 인사노무 영향도 분석 등을 고려해야 한다. 김 대표는 “진출하고자 하는 제품의 경쟁력을 분석할 때, 기본적인 마케팅 분석 이외에도 정치, 종교, 인종, 언어, 신분에 부합한지 아니면 거슬리는 부분은 없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도를 이해하려면 ‘다양성’을 인정해야 = 우리나라는 단일 민족으로 지역 간 문화적 차이가 적다. 하지만 인도는 다양성의 국가다. 신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카스트제도의 4개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세세하게 살펴보면 3000여 개가 구분된다. 또한, 인도는 3300개가 넘는 언어가 존재하며 이 중 1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216개다. 지난 2008년 헌법이 인정한 공식 언어만도 22개나 된다.

힌두교를 이해하는 것도 인도를 이해하는 방법 중에 하나다. 아람(Aram)은 휴식과 안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아침에 몸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결근, 지각으로 이어진다. 김 대표는 “우리가 보기에 아람은 잦은 결근과 지각으로 ‘책임감 없다’, ‘게으르다’고 생각되지만, 인도에서의 아람은 ‘조금 아플 때 컨디션을 회복해서 나중에 큰 병을 막는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구루(Guru)-쉬샤(Shishya)는 선생과 학생이란 뜻으로 각자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능동적이고 자율적이지 못하고, 책임감이 적다고 느껴진다. 

김 대표는 “인도에서 오더를 내릴 때 ‘빨리’라는 표현보다는 ‘내일 11시까지’와 같은 구체적인 시간을 명시해야 하며, 구두보다는 서면이나 문자와 같이 기록이 명확하게 남는 방법이 좋다”고 조언했다. 니르바나(Nirvana) 사상은 ‘시간의 개념은 무한대’라는 인식을 낳아, 이로 인해 ‘인디아 타임’이 적용된다. 비즈니스에서 인도인이 갑이거나 동등한 관계이면 니르바나 사상이 적용돼 약속 시간이 지연되거나 변경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김 대표는 “미팅 시 5번 체크해야 한다”며 “일주일 전, 3일 전, 전날, 당일, 한 시간 전에 체크해야 약속이 이뤄질까 말까”라고 말했다.

◆지역에 따른 격차 심해… 특색은 뚜렷 = 인도에 진출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중 중요한 것은 지역이다. 단순히 ‘인도’에 진출하겠다가 아닌 인도의 ‘어느 지역’에 진출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인도는 29개 주로 구성됐다. 크게 동서남북으로 나눠만 보아도 각 지역별 특색이 분명하다. 

동부는 인도에서도 상당히 낙후되어있고,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를 지향한다. 김 대표는 “동부권역은 인도기업도 버티기 힘든 지역이지만 철광석, 석탄 등 지하자원이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서쪽권역은 동부와 정반대의 분위기다. 대부분 인도의 비즈니스가 서쪽권역의 뭄바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인도 전체에서 가장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남부권은 인도의 문화적 정통성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남부권역의 주정부들은 투자유치에 적극적이고, 우수한 노동인력이 풍부하며, 산업도 다른 권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루 발달해있다. 김 대표는 남부권에서도 께랄라주를 추천하면서 “10년 전부터 3D 모션 스튜디오를 운영한 지역”이라며 “창의력을 중요시하는 인도의 인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북부는 수도인 델리와 인도의 정치 1번지 우타르프라데쉬가 중심이며, 인도에서 가장 부유한 주로 알려져 있는 펀자브와 최근 새로운 산업공단이 늘어나고 있는 라자스탄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수도권지역에서 가장 발달한 공단인 노이다 공단과 구르가온 인근의 공단을 중심으로 진출해왔다. 최근에는 하리야나의 구스가온 인근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단순 제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도에서 아주 낙후된 지역을 제외하고 그 외의 지역은 상당히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인도 진출을 위한 접근법 = 인도는 산업에서의 비중은 제조업이 18%에 불과하고 서비스업은 60%가 넘는다. 김 대표는 “개발도상국 중 이런 특성을 가진 나라는 없다”며 “인도에서 제조업은 천대받는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힌두교의 주가드(Jugaad) 신념체계 때문이다. 창조적 생각, 창조적 명상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창조적인 일을 우대한다. 인도는 항공, 위성, 바이오테크놀로지 강국으로, 1960년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곳이 인도이고, 원료 약 대부분을 인도에서 수입한다. 

또한 인도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6명이나 된다. 이렇듯 주가드의 신념으로 인해 인도는 하드웨어는 약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강한 나라다. 이외에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브라만(Brahman)의 신념체계, 도덕적으로 적합한 행동규범 양식인 다르마(Dharma)의 신념체계 등 힌두교 이념이 있다.

또한 인도의 경제를 분석할 때 앞서 말한 ‘양파값’과 같이 다른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경제학에서 투자가 있어야 소비가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인도는 그렇지 않다. 김 대표는 “투자가 없어도 소비가 일어나는 곳이 인도”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는 금 보유가 상당히 많고, 외국에서 송금되는 금액이 많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인도는 고급 근로자들이 해외에서 돈을 벌고 (본인들이 쓰고 남은 금액을) 인도로 송금한다”며 “1년에 30~50조원이 송금된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 진출 유망 분야를 선정할 때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인도인들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어서 숫자를 빼고 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