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드스트림 2(Nordstream 2) 가스관 건설 자체 마무리

 1월 28일 옐레나 부르미스트로바(Yelena Burmistrova) 가즈프롬(Gazprom) 부사장은 빈(Vienna)에서 열린 유럽가스회의(European Gas Conference)에 참석해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을 러시아 혼자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르드스트림 2 건설 사업은 2019년 12월 말 미국이 노르드스트림 2에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강력한 제재를 하면서 잠정 중단되었다. 미국은 러시아가 2016년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정부는 또한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노르드스트림 2 건설 사업에 참여한 스위스의 올시스(Allseas), 이탈리아의 사이펨(Saipem) 등이 러시아와 협업을 중단했다. 부르미스트로바 부사장은 노르드스트림 2의 현재 공정률은 94%이며, 러시아 혼자서도 완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노르드스트림 2 건설 사업은 현재 160km만 남은 상태다. 가즈프롬은 남은 구간을 건설하기 위해 러시아 파이프 건설 회사인 아카데믹 체르스키(Akademik Cherskiy)와 계약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은 기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과해 유럽으로 가던 가스 수송 경로를 대신해 러시아와 유럽을 직접 연결한다.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은 러시아 북부에서 출발해 발트해를 따라 독일로 진입하며, 총 길이는 2,460km에 달한다. 러시아는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이 완공되면 연간 최대 55bcm을 추가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은 당초 계획에 따르면 2019년 말부터 운영을 시작했어야 했다. 하지만 공정 막바지에 이르러 건설이 다소 지체되었다. 미국의 제재에 앞서 덴마크 정부가 노르드스트림 2 건설을 뒤늦게 2019년 10월에서야 허가하면서 공정이 지연되었다. 여기에 2019년 12월 미국의 제재가 추가되면서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의 완공은 최대 2021년 1분기까지 늦춰질 전망이다.

☐ 우크라이나와 새로운 가스 계약을 체결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 건설이 지연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독일과 프랑스의 중재 속에 2019년 12월 30일 새로운 5년짜리 가스 수송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유라시아의 복잡한 에너지 안보 배경 속에 미국의 노르드스트림 2 제재가 일으킨 나비효과의 결과물이다. 러시아가 파이프 건설 중단으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면,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는 미국의 제재 때문에 러시아 가스 공급이 불투명해지면서 에너지 안보가 위태로워졌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가스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가즈프롬으로부터 수입한다. 우크라이나는 노르드스트림 2가 건설되면 자국의 에너지 공급과 에너지 통과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우크라이나는 특히 가즈프롬과 우크라이나 나프토가즈(Naftogaz)가 체결한 10년짜리 가스 계약이 2019년 말에 끝난다는 점을 우려했는데, 이유는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우회하는 노르드스트림 2이 당초 일정에 맞춰 완성되면 향후 러시아와 가스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몰리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가 부과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1년짜리 가스 계약을 제시하고 우크라이나가 제기한 모든 법적 소송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 완공이 늦춰지면서 러시아 또한 유럽으로 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가스관을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새롭게 맺은 계약은 두 나라와 유럽에게 모두에게 이득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2020년에는 65bcm을, 2021년부터 2024년까지는 연간 40bcm을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하는데, 우크라이나는 최대 70억 달러(한화 약 8조 3,321억 원)의 통과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나프토가즈는 29억 달러(한화 약 3조 4,519억 원)의 통과료 미납분을 추가로 받는 조건으로 가즈프롬에 제기한 122억 달러(한화 약 14조 5,217억 원) 규모의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또한 이번 계약을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 러시아는 이번 계약을 통해 유럽에 가스를 안정적으로 수출하는 길을 다시 확보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내 가스전 개발과 에너지 공급 다각화를 위한 시간을 벌었다. 올렉시 혼차룩(Oleksiy Honcharuk) 우크라이나 총리는 불가능한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평가했다. 앙헬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는 이번 계약이 유럽 에너지 안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tlantic Sentinel, Russian-Ukrainian Gas Deal is a Trilateral Victory, 2020.01.10.
BBC, Nord Stream 2: Germany and Russia decry US sanctions, 2019.12.21.
Financial Times, Angela Merkel hits out at US sanctions on Nord Stream 2 pipeline, 2019.12.18.
Financial Times, Russia to go it alone on construction of Nord Stream 2 pipeline, 2020.01.28.
Financial Times, US envoy defends Nord Stream 2 sanctions as ‘pro-European’, 2019.12.22.
Metal Miner, Russia, Ukraine reach new agreement on natural gas transmission, 2020.01.06.
Offshore Technology, Nord Stream 2: inside the world’s most controversial pipeline project, 2020.01.27.
Radio Free Europe, Russia’s Gazprom Says It Will Complete Nord Stream 2 Alone, 2020.01.29.
Reuters, Putin: Nord Stream 2 pipeline will be finished by year-end or Q1 2021, 2020.01.11.
RT, Merkel in Moscow: As Trump pushes his weight around, Russia-Germany relations defrost, 2020.01.11.
RT, US sanctions will delay Nord Stream 2 gas pipeline but WON’T END IT, Polish PM admits, 2020.01.12.
S&P Global, Nord Stream 2 gas pipeline could be delayed to Q1 2021: Putin, 2020.01.13.Sputnik, US Sanctions Could Stop Nord Stream 2 for Years, Ex-US Ambassador to Ukraine Claims, 2020.01.27.
VOA, Russia’s Putin, Germany’s Merkel Hold Talks in Moscow, 2020.01.11.
World Socialist Web Site, Russia, Ukraine reach last minute gas transit deal, 2020.01.04.

[관련링크]
1. 러시아 가즈프롬,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스 파이프라인 자체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