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제재
2월 18일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정권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제네바에 소재한 로스네프트 트레이딩(Rosneft Trading SA)에 제재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로스네프트 트레이딩은 러시아 국영 석유 기업 로스네프트(Rosneft)의 자회사다. 미국 재무부는 로스네프트 트레이딩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인 PDVSA와 2019년 9월에서 12월 사이 5,500만 배럴의 석유를 거래한 사실이 적발되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90일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면서, 5월 20일 이후 로스네트프 트레이딩 SA뿐만 아니라 이 회사와 거래하는 모든 회사 또한 제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미국의 신규 제재에 즉각 불만을 표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미국 재무부의 제재가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더욱 나빠졌으며, 미국이 세계 자유 무역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의 제재에 굴하지 않고 베네수엘라와 석유 거래를 비롯한 각종 협력을 이어나간다고 덧붙였다.

☐ 전문가들, 미국의 로스네프트 제재가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제재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로스네프트는 수많은 자회사를 가지고 있고, 로스네프트 트레이딩은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로스네프트 자회사 중 하나인 TNK 트레이딩(TNK Trading International SA)은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대량으로 거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재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TNK 트레이딩은 2020년 두 달 동안 베네수엘라와 1,430만 배럴의 원유를 거래했다고 알려졌다. 로스네프트는 2017년 12월 TNK 트레이딩을 인수했으며, TNK 트레이딩과 로스네프트 트레이딩은 본사를 공유하고 있다. 시그넘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ignum Global Advisors)의 앤드류 비숍(Andrew Bishop)은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와 거래를 이어가기 위해 우회 수단을 활용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이번 제재가 러시아를 비롯한 비서구 진영의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진출을 막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 재무부는 2020년 초 PDVSA와 협력하는 미국의 셰브론(Chevron)의 베네수엘라 운영권을 갱신한 한편, 2019년 8월 PDVSA와 협력하려는 페트로차이나(PetroChina)에겐 제재로 위협했다. 컨트롤 리스크(Control Risks)의 라울 가예고스(Raul Gallegos)는 미국이 마두로 정권을 지원하는 비서구 회사들에게는 계속 위협을 가하지만, 미국과 서방 석유 기업의 베네수엘라 진출은 막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