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은 베트남 경제에 ‘양날의 검’
베트남 Reuters 등 2020/03/25
☐ 국제유가 급락, 베트남 경제에 긍정적·부정적 영향
베트남에게 최근의 국제유가 급락은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주는 ‘양날의 검’ 같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유가 하락은 수입 석유제품 가격을 낮춰 관련 제품 소비량이 많은 베트남 제조업체와 운송 기업들에게 이득이 되고 인플레이션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지만, 지나친 유가 하락은 세수 감소로 이어져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유 수출은 베트남 국가 재정에 상당한 보탬이 되고 있다.
원유 순수출국이었던 베트남은 2018년 늘어난 정제 수요에 맞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순수입국으로 전환됐다. 그해에는 2012~17년 때의 연평균 830만 톤보다 훨씬 적은 396만 톤의 원유를 수출했으나 2012~17년 평균보다 7배 높은 517만 톤의 원유를 수입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에도 역시 베트남의 원유 수출은 398만 톤이나 수입은 760만 톤을 기록했다. 원유 수출로 인한 세수가 베트남 국가 재정에 미치는 기여도는 2000년대 초 약 30% 정도에서 최근 몇 년 동안은 3.4~4% 정도로 크게 떨어졌다. 2019년 12월 15일 기준, 원유 수출 세수는 전체 재정 수입의 약 3.5% 정도인 23억 달러(한화 약 2조 9,000억 원)를 재정에 기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베트남은 2020년 배럴당 65달러를 전제로 세수 계획을 세웠는데,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가가 예상보다 1달러 하락할 때마다 세수는 1조 동(한화 약 532억 원) 감소할 수 있다. 응우엔 찌히에우(Nguyễn Trí Hiếu) 이코노미스트는 “유가는 여전히 베트남 세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배럴당 40달러를 재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3월 넷째 주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초반까지 내려와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국영석유기업인 PVN(Petro Vietnam)은 산하 법인들에게 국제유가 하락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단기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 원유 수급 상황과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에 대한 정보를 모니터링해줄 것을 주문했다.
☐ 코로나19 사태와 사우디와 러시아 간 합의 실패 속 국제유가는 급등락 반복 중
국제유가는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월 둘째 주 들어 각각 22%, 24%의 폭락세를 기록한 뒤 셋째 주 들어서도 폭락세를 이어 가는 듯하다가 급락에 따른 일부 기술적 조정이 가미되면서 20%대 급반등하는 등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실패로 강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사우디가 감산 합의 실패 후 오히려 증산에 나서면서 국제유가 시장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4월 중에 매일 사상 최대인 600만 배럴의 원유 초과공급 현상이 벌어지면서 1분기 WTI는 배럴당 22달러, 브렌트유는 2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3월 23일 NYMEX에서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23달러와 27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Crude oil futures rise, but support seen weak, 2020.03.24.
The Star Online, Dwindling oil prices a double-edged sword for Vietnam's economy, 2020.03.16.
Viet Nam News, Overseas Vietnamese communities face hard times due to COVID-19,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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