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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공기업들, 경영상태 악화로 위기 직면

남아프리카공화국 Reuters 등 2020/05/14

☐ 데넬, 랜드뱅크, 남아공항공 등 남아공 공기업들이 경영상태 악화로 파산 위기에 직면 
5월 6일 국영 방산업체인 데넬(Denel)은 자금 유동성 문제로 직원들의 연금과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데넬은 이미 지난 8월 정부로부터 18억 남아공 랜드(한화 약 1,197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데넬 외에도 여러 남아공 공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 경기 침체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이동 봉쇄령으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 4월 28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영항공사인 남아공항공(SAA, South African Airways)의 자회사인 남아프리카 익스프레스 항공(SA Express)이 법원으로부터 잠정 청산을 선고받았다. 경영난으로 인해 이미 지난 2월부터 부도 유예 절차가 진행 중이었던 남아프리카 익스프레스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정부의 이동 봉쇄령으로 인해 지난 3월 18일 국제선 및 국내선의 모든 노선의 운항이 중단되면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남아공 정부는 경영진의 부패와 경영 실책을 지적하며 더는 추가적인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아프리카 익스프레스의 모회사인 남아공항공 역시 2011년부터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며 지난 3년간 200억 랜드(한화 약 1조 3,300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음에도 결국 회생하지 못하고 지난 12월부터 파산 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4월에는 전직원의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항공사뿐만 아니라 남아공의 주요 국영은행인 랜드뱅크(Land Bank) 또한 경영난에 처해 있다. 남아공의 토지 개혁 및 농업 정책을 담당하고 남아공 내 농산업 대출의 29%를 차지하는 국영은행인 랜드뱅크는 지난 4월 20일에 유동성 위기를 호소하며 정부 지원을 요청한 데 이어 4월 24일에는 500억 랜드(한화 약 3조 3,250억 원) 규모의 국내중기채권에 대한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 남아공 정부는 부실 공기업의 개혁과 민영화를 천명했으나 구체적인 개혁안은 부재 
데넬, 남아공항공, 랜드뱅크는 남아공 공기업의 전반적인 부실하고 취약한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전기회사인 에스콤(Eskom), 운송기업인 트랜스넷(Transnet), 국영방송사 등 여러 공기업이 부실한 경영으로 정부의 채무보증과 자금지원에 의존해왔다. 남아공 정부는 공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4,800억 랜드(한화 약 31조 9,200억 원) 규모의 채무에 대한 보증과 9,800억 랜드(한화 약 65조 1,700억 원)의 우발채무를 부담해왔으며, 부실 공기업 지원을 위해 정부가 부담하는 전체 채무액은 남아공 정부 수익의 60%에 달한다. 코로나19 위기 속 지출 증가와 세입 감소로 재정적 부담에 직면한 남아공 정부는 더 이상 부실 공기업을 지원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라빈 고르단(Pravin Gordhan) 남아공 공기업부 장관은 남아공항공이 “끝났다”고 선언하며 부실 공기업을 살리기 위해 더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건실한 국영 항공사를 새로 세우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4월 30일 티보 음보웨니(Tibo Mboweni) 남아공 재무부장관 또한 의회 청문회에서 부실 공기업을 매각하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지출 증가와 세수 감소에 직면한 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인 공기업 개혁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5월 6일 고르단 장관은 남아공항공 자산의 긴급매각과 완전 청산을 거부하고 직원 구조조정 없이 기업을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남아공항공을 회생시킬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노동계와 여당인 아프리카 민족회의(ANC, African National Congress)의 연정 연합세력인 남아프리카 공산당(South African Communist Party)의 반발 역시 공기업 구조조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남아공 노조는 남아공항공의 해고를 중단시켜달라는 소송을 노동법원에 제기했고 5월 8일 법원이 노조의 편을 들어 남아공항공에 해고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청산 절차가 중단되는 등 정부가 분명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사이 부실 공기업의 개혁은 표류하고 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Africa Report, South Africa: Fight to death for SAA, 2020. 05. 11.
Reuters, S.African defence firm Denel fails to pay pension contribution, taxes, 2020. 05. 10.
Executive Traveller, South African Airways to be replaced by new "national flag-carrier", 2020. 05. 02.
Reuters, South Africa willing to sell 'poorly functioning' state-owned firms - finance minister, 2020. 04. 30.
Reuters, South African state airline SA Express faces liquidation, 2020. 04. 29.
Reuters, Land Bank debt default draws attention to South African state firms' finances, 2020. 04. 24.
Business Tech, Another state firm flops in South Africa, 2020. 0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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