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 멕시코, OPEC+의 추가 감산안에 거부 의사 밝혀

멕시코가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의 감산안 연장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6월 6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OPEC+의 감산 기조 연장 방침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간 OPE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와 산유국들의 증산 경쟁으로 촉발된 유가 불안정을 완화하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조절해왔다. 당초 OPEC+ 회원국들은 6월 30일까지 하루 970만 배럴씩 석유 생산량을 축소하기로 했으나, 6월 6일 회동을 통해 7월 말까지 감산안을 한 달 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멕시코가 이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멕시코의 감산 할당량인 10만 배럴을 뺀 하루 960만 배럴을 감산하는 쪽으로 최종적으로 합의하게 됐다.

☐ 멕시코, 글로벌 유가 안정 보다는 ‘실리’ 택해

이처럼 멕시코가 OPEC+의 추가 감산안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석유가 멕시코 수출 수입의 5분의 1을 담당하는 주요 수출 품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의 글로벌 유가 불안정과 코로나19 사태는 멕시코의 석유 산업은 물론 멕시코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밖에 없었다. 멕시코는 5월부터 6월까지 하루 10만 배럴씩 원유 생산량을 감산하기로 한 기존의 합의안을 잘 지킨 만큼 더 이상 국가 경제에 대한 출혈을 감내하면서까지 추가 감산에 동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멕시코는 다른 국가들의 경우 감산안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더 이상의 감산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재차 거부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이라크와 나이지리아의 경우 5~6월까지의 감산 할당량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있었던 OPEC+의 감산안 합의 과정에서 실리를 챙길 수 있었던 것도 일종의 ‘학습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OPEC+는 멕시코에 40만 배럴을 감산할 것을 제시했다가 멕시코가 이를 거부하자 35만 배럴을 감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멕시코가 이마저도 거부하면서 최종적으로 하루 10만 배럴을 감산하는 데 합의하게 된다. 이번에도 역시 OPEC+의 추가 감산 방침을 거부한다고 해도 멕시코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는 것이다.

☐ 국제 유가, 원유 감산안 연장에 급등

한편, 멕시코의 감산안 거부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OPEC+가 감산안을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반등세를 보였다. 감산안을 연장한다는 소식이 발표된 6월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은 배럴당 39.55 달러에 거래를 마쳐 전일 대비 5.71% 급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와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간 증산 경쟁, 감산과 증산을 오고가는 산유국들의 힘겨루기로 불안정안 행보를 거듭했던 원유 시장에 감산안 연장 소식이 가뭄의 단비와도 같이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감산안 연장이라는 미봉책만으로 원유 시장이 계속해서 안정세를 이어갈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 국가들이 서서히 경제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산업 활동 전반이 침체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터라 석유 수요가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시일이 걸릴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 Arabiya, Mexico refuses OPEC+ oil output cut extension agreement, 2020.06.07.
EL ECONOMISTA, AMLO: México ya cumplió con el recorte acordado por OPEP+ y no puede rebajar más la producción, 2020.06.05.
Reuters, Mexico cannot make additional oil output cuts, says president, 2020.06.05.
Argus 50, Mexico reaffirms plan to restore oil output from July, 2020.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