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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건설업 재개 위한 움직임 시작

싱가포르 CNA 등 2020/08/20

☐ 싱가포르 당국이 외국인 건설 노동자 현장 투입을 허가했음.
싱가포르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 이동 제한 정책을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인적자원부(Ministry of Manpower)는 최근 싱가포르 내 모든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숙소에서 생활하는 모든 외국인 노동자가 코로나19에서 회복되었거나 진단을 통해 감염 사실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뜻이다. 다만 아직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를 위해 별도로 지정한 기숙사 몇 곳이 남아있고 해당 숙소의 모니터링은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격리용 숙소 외의 기숙사에 기거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식료품 구입 등 개인적 용무를 위해 외출을 하거나 여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소정의 행정 절차를 거친 후 허가할 방침이다. 싱가포르 인적자원부는 8월부터 외국인 노동자의 활동 제한을 조금씩 풀기 시작할 것이며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악화되지 않는 이상 외국인 노동자의 이동 및 활동 자유를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자원부가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의 방역 작업을 완료 선언을 하면서 건설 부문의 외국인 노동자도 현장으로 차츰 복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건설관리공단(BCA, Building and Construction Authority)은 인적자원부가 방역 완료 발표를 한 같은 날 일부 건설 업종의 경우 정부가 정한 일반 방역 지침 절차만 충족하면 추가적으로 건설관리공단의 허가 없이도 현장 작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시 복귀가 가능한 건설 분야는 주택 리노베이션, 승강기 유지 보수, 시설 관리, 그리고 건설 현장 위생 및 안전 관리 등이다. 싱가포르 건설관리 공단의 결정으로 약 4만 명 정도의 외국인 노동자가 즉시 작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복귀가 결정된 노동자도 당분간 싱가포르 정부가 지정한 방역 완료 숙소에 계속 거주해야 하며 코로나19 추적 앱을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 기기에 설치해야 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 지침은 계속 준수해야 한다.

싱가포르 인적자원부가 외국인 노동자가 개인 용무를 위해 기숙사를 출입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건설관리공단이 일부 건설 현장에 작업 재개를 허가하면서 싱가포르 건설 업계의 숨통이 트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정부가 강력한 이동 제한 정책인 서킷 브레이커 정책을 2020년 4월 7일부터 6월 1일까지 시행하면서 해당 기간 동안 모든 건설 작업이 멈추었고, 단계적 완화 이후에도 검진 및 방역에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해 외국인 노동자의 실제 건설 현장 복귀 속도는 지지부진했었다.

☐ 싱가포르의 외국인 노동자 딜레마
싱가포르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020년 8월 18일 기준 총 5만 6,000명 정도로 아세안(ASEAN) 회원국 10개 가운데 3위이다. 1위인 필리핀이 같은 날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약 17만 명이고 2위 인도네시아는 14만 3천 명이기에 총 확진자 규모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처럼 보이나, 필리핀 인구가 약 1억 1,000만 명, 인도네시아 인구가 2억 7,400만 명 정도인 것에 비해 싱가포르 총 인구는 585만 명에 불과하다. 즉, 인구 1만 명 당 코로나19 확진자는 싱가포르가 약 95.7명으로 15.5명인 필리핀과 5.2명인 인도네시아보다 훨씬 높으며 따라서 실질적인 감염 위험은 싱가포르가 다른 아세안 국가보다 심각했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싱가포르의 확진자 5만 6,000명 중 약 94%인 5만 2,500명이 기숙사 거주 외국인 노동자였다는 것이다. 반면 싱가포르 지역민 감염 사례는 전체 확진자의 3.9%인 2,200명 정도에 불과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코로나19 검진과 방역의 중심점을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에 둔 것도 이와 같은 감염 분포도 때문이며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던 서킷브레이커 기간 동안 외국인 노동자를 지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문제는 싱가포르 건설업계가 외국인 노동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싱가포르 정부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국가 방역 차원에서, 그리고 내국인 고용 확대를 위해서라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싶어 하지만 당장에 이는 불가능하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싱가포르 건설업계 종사자는 약 38만 3,0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그중 78%가량인 30만 명 정도가 외국인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건설 부문의 외국인 노동자 의존 비율 상한선(DRC, Dependency Ratio Ceilings)을 싱가포르 전 산업 섹터 중 가장 높은 87.5%로 두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 정부 역시 싱가포르 건설업계가 외국인 노동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작업을 계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내국인으로 대체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대부분 저임금 현장직을 맡고 있으며, 관리 및 감독 업무는 싱가포르 내국인이 수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많은 싱가포르인이 건설 현장직을 위험하고 더러운 직업으로 인식하면서 기피하고 있다. 싱가포르 건설 업체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에게 주는 임금 자체는 낮기는 하나, 기숙사 관리 비용과 식료품 및 생필품 구매 비용 지원, 싱가포르 내국인이 꺼리는 연장 근무에 따른 추가 수당 지급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외국인 노동자 1인당 비용은 내국인을 채용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싱가포르 건설 현장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것은 순전히 임금과 비용 측면에서 큰 이득이 있어서는 아니다. 실제로, 싱가포르 내국인 중에서도 시간당 임금이 낮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건설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 건설업, GDP 기여도 높고 당분간 성장세 유지할 것
싱가포르 건설업 GDP는 2019년 기준 187억 8,00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6조 2,235억 원)로, 5,075억 6,80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438조 4,675억 원)의 3.7% 정도를 차지했다. 이는 싱가포르 전체 산업 섹터 중 8위에 해당한다. 한편, 싱가포르는 74%의 GDP를 서비스 산업(Services Producing Industries)에서 창출하며 나머지 26%를 상품 생산 산업(Goods Producing Industries)에서 창출한다. 상품 생산 산업 중 20.9%를 제조 섹터가, 3.7%를 건설이, 나머지 1.2%가량을 유틸리티 부문이 담당하고 있기에 싱가포르에서 건설 부문은 전체 GDP는 물론 상품 생산 산업 내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건설 부문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2.5~3.0% 정도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예상은 2019년 전망치로,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였기에 예상 성장률은 추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해에 민간 주택 건설 감소로 2021년까지는 싱가포르 건설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었기에,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성장률 하향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건설 부문의 성장세는 2022년 이후부터 모멘텀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정부 주도 인프라 사업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예로, 싱가포르 정부는 톰슨-동해안 지역을 잇는 지하철 신규 노선(Thomson-East Coast MRT Line), 2040년 완공 예정인 투아스 대형 항구(Tuas Mega Port), 창이 공항(Changi Airport) 신규 청사 건설 등 다수의 굵직한 정부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곧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는 2019년 건국 기념일 연설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여 국토 면적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 2030년까지 국토 면적을 현재 72,250헥타르에서 76,600헥타르로 확장하는 간척 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싱가포르가 건설 부문에서 외국 노동자뿐만 아니라 외국 건설 시공사의 힘도 빌리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 건설 업체로 모든 정부 프로젝트와 민간 건설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외국 건설 업체의 참여를 원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건설업계에서는 외국 자본의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싱가포르 건설 부문은 당분간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공공 투자에 힘입어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위험이 남아 있으나 싱가포르 정부는 건설업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 관련 방역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당분간은 느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공공투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부터는 외국계 건설 업체도 안정적인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A, 40,000 foreign workers can resume renovation, certain types of work without needing BCA approval, 2020.08.12.
CNA, Rest day rules eased for dormitory residents; MOM clarifies status of workers moving to Bedok site, 2020.08.12.
CNA, Can Singapore rely less on foreign workers? It's not just about dollars and cents, say observers, 2020.06.09.
Today, Will reducing foreign worker numbers really hurt Singapore?, 2020.06.12.
HR Asia, Singapore: The Foreign Worker Conundrum, 2020.06.01.
Straits Times, Coronavirus: Migrant workers important to S'pore economy, say business and trade groups in response to calls to limit numbers, 2020.05.27.
Facts and details, Foreign Labor in Singapore, 2015.06.
TWC2, Foreign construction workers continue to reduce, no improvement in productivity, 2019.05.02.
Atradius, Market Monitor Construction Singapore 2020, 2020.03.10.
AP Migration, Singapore's migrant workers struggle to get paid, 2018.02.25.
CNA, Singapore’s population grows to 5.7 million, boosted by increase in foreign workers, 2019.09.25.
Build SG, Singapore's construction demand for 2020 expected to remain strong, 2020.01.08.
Statista, Construction industry in Singapore - Statistics & Facts, 2020.06.05.
Corona Tracker, Singapore Overview, 2020.08.18.
Ministry of Manpower, All Dormitories Declared Cleared Of COVID-19, 2020.08.11.
Department of Statistics Singapore, GDP 2019,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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