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농수산품 수출 확대 기대
베트남 Viet Nam News 2020/09/24
☐ 가공식품 수출량 증가
베트남 산업통상부(Ministry of Industry and Trade)에 따르면 2020년 1/4분기 베트남의 가공식품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대표 수출품 중 하나인 건망고(dried mango)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여 150%가량 증가한 것은 물론, 과일 쥬스 수출도 늘어났고 전반적으로 건과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0% 증가했다. 이처럼 올해 베트남의 가공식품 수출이 크게 성장한 것은,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 온 식품 가공 처리 부문에의 투자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베트남 과일채소 협회(Vietnam Fruit and Vegetable Association)는 분석했다. 베트남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사이에 식품 가공 설비를 강화하기 위한 30여 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여기에 투자한 금액도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650억 원)에 이른다.
가공식품 수출은 코로나19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 제한과 국경 폐쇄가 가장 심각했던 5월 들어서는 교역 자체가 멈추면서 가공식품 수출도 감소세를 보였지만, 수출 감소 폭은 전년 동기 대비 4.1% 정도로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상당히 작은 편이었다. 가공식품 수출이 글로벌 팬데믹에도 견조한 추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부패가 잘되지 않아 보관과 이동이 용이하고 수요 역시 늘어났기 때문이다. 베트남 당국은 2020년 베트남의 가공식품 수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하여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트남 농업개발부(Minisry of Agriculture and Rural Development)는 베트남의 가공식품 산업이 당분간 연간 7~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심화 가공(deeply processed) 식품과 고부가가치(high value added) 가공식품 생산은 연간 30~50%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았다. 농업개발부는 가공식품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그동안의 투자로 현대적인 기술의 가공 시설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농업개발부는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앞으로 원재료(농수산품) 생산-원재료 보존-가공 처리-공급에 이르는 가공식품 서플라이 체인을 강화하고,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당국은 가공식품 산업 성장이 기존 농촌 지역 경제 성장의 커다란 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농촌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더 많은 원재료 필요, EVFTA로 비 가공 농수산품 수출 증가 예상
농업개발부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농수산품 교역량은 2019년 기준으로 2조 2,000억 달러(한화 약 2,56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앞으로도 꾸준히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글로벌 3~4위의 쌀 수출국이자 각종 신선식품과 열대 과일 및 커피, 가공식품 수출 국가로서 이와 같은 시장 기회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개발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많은 베트남 가공식품 업체가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의 경우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양의 원재료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더해 품질, 공급 타이밍, 식품 안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일정 기준 이상을 충족한 원재료가 있어야 최종적으로 생산하는 가공식품의 품질도 보장할 수 있다. 따라서 베트남이 가공식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가공 기술도 개선해야 하지만 그보다 앞서 안전하고 품질 좋은 농수산품을 지금보다 많이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2020년 8월 1일부터 시작한 EVFTA(EU-Vietnam Free Trade Agreement)도 앞으로 농수산품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VFTA 발효 즉시 비 가공 수산품 및 가공 수산품의 85% 이상이 관세가 면제되었다. 베트남의 주요 수출품인 쌀의 경우에는 종전 품목별로 5~45%의 관세가 부과되었고 해당 관세를 EU 수입업자가 부담해야 했었으나 앞으로는 무관세에 가깝게 수출할 수 있게 되어 가격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커피, 열대 과일 등 다수의 제품의 관세가 낮아져 앞으로 수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농업개발부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EVFTA 발효 이후 한 달 동안 대 EU 농수산품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특히 쌀, 신선 채소, 커피, 새우 등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8월 한 달간 쌀은 전년 동기 대비 35.6%, 과일과 신선 채소는 25.2% 수출량이 늘어났으며 코로나19 기간에 마이너스 성장했던 보였던 커피와 새우 수출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EU는 매년 약 1,500억 달러(한화 약 175조 원) 규모의 농수산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그 중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억 달러(한화 약 5조 8,250억 원)로 3.3%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그동안 베트남 산 제품의 품질과 가공 기술이 EU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다른 기술적 이유도 있겠지만 높은 관세도 수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EVFTA로 관세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베트남 정부는 1,500억 달러에 이르는 EU 농수산품 수출 시장은 매우 큰 기회이며 이에 EVFTA를 계기로 비 가공 및 가공식품 수출을 모두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베트남 당국은 선진 농업 기술을 도입하여 생산력을 높이는 한편, EU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신선 식품 및 가공식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농가에 기술 보급과 교육을 계획 중이다. 또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여 농수산품 생산 농가의 작업 의욕을 제고하고 이를 통해 수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EU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베트남이 3번째로 많은 농수산품을 수출하는 시장이기에, 베트남 정부는 EU를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
☐ 농수산업, 베트남 경제의 핵심 축
베트남은 정부 차원에서 산업화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농수산업이 베트남 경제에서 큰 비중을 점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농수산업 부문이 베트남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4%로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GDP를 농수산업을 통해 창출하고 있다. 한편 베트남 전체 GDP 중 농수산업의 비중은 10년 전인 2009년 19%였는데 현재는 14%로 불과 매년 약 0.5% 정도 낮아졌다. 즉, 베트남 경제에서 농수산업의 역할이 계속 축소되기는 했으나 하락 속도는 매우 완만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이와 같은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농수산업이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농수산업은 베트남의 일자리 창출에도 중요하다. 2019년 기준으로 베트남 전체 노동 인구 중 약 37.4%가 농수산업 관련 부문에서 종사하고 있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베트남 역시 GDP로 환산한 경제 기여도에서는 농수산업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 낮지만 고용 창출과 국민 소득 측면에서는 가장 중요한 산업 분야인 것이다. 베트남 정부가 농촌 지역을 개발하고 고소득 농가를 늘리려 하는 것 역시 농수산업 종사자가 베트남 노동 인구 가운데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구 소득 증가는 소비 지출 여력 상승과 이로 인한 상품 및 서비스 수요 증가,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나는 경제 순환으로 이어지기에 경제 성장 관점에서 보더라도 베트남 정부가 농수산업의 발전을 중요시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베트남은 이전 산업화를 겪었던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농수산업 종사자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분야로 계속 이탈하고 있다. 이에 일손 부족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며 특히 수확기에 인력이 상당히 부족한 실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은 EVFTA와 가공식품 원재료 수요 증가로 앞으로 더 많은 농수산품을 생산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베트남 당국은 자동 파종 기계 보급 등 농업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 및 기계화에 힘쓰는 한편, 기업형 농가와 농수산업 전문 기업을 육성하려 하고 있다. 베트남이 선진국에 최신 농업 기술 자문을 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농수산업이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유무역 확대로 농수산업 분야를 육성하려는 베트남 정부의 의지, 그럼에도 아직은 부족한 규모의 경제와 기술력 등을 감안 시, 앞으로 농수산업 기술 개발과 이전, 기업형 경작 및 재배, 가공식품 제조 등의 분야에서 베트남은 상당한 기회를 제공하는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Viet Nam News, Việt Nam begins agricultural exports to EU as trade deal cuts tariffs,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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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stry van Landbouw, Natuur en Voedselkwaliteit, EVFTA helps boost Vietnamese agricultural exports to meet EU standards,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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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unicaffe, Vietnam announces the first coffee shipment to EU under new free trade agreement,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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