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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인도의 Self-Reliant India 정책

인도ㆍ남아시아 기타 KOTRA 2020/11/04

- 중국산의 인도산 대체와 자국 산업 육성이 핵심 -
- 수입 규제 강화, 해외직접투자 유치 확대 지속될 것 -
- 기진출 우리 기업에 긍정적, 투자 & 기술협력 확대해야 -

Self Reliant India Policy (자립 인도 정책)
코로나 확산으로 전세계의 물류망이 흔들리면서 탈중국 공급망 재편 논의가 본격화되던 지난 5월 초 인도의 모디 총리가 제시한 향후 인도의 산업, 경제정책의 핵심 비전이다.

발표 당시 자주 인도란 의미 그대로의 선언적 의미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으나 이후 미-중간 전방위 충돌이 확대되고 6월 20일의 인도-중국 간 국경 유혈 충돌을 거치면서 이 슬로건이 인도 정부가 작심하고 마련한 중장기 정책 방향임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중국의 대인도 직접 및 우회투자 금지(사전 허가), Tiktok 등 224개의 중국발 모바일 앱 퇴출, 인도 내 기존, 신규 국책 프로젝트 중국기업 참여 금지, 대형 TV 등 타이어, 에어컨 수입금지(사전 허가), 중국산 및 우회 수입 세관 검역 강화, 솔라 셀(Solar Cell) 등 태양광 관련 제품 40% 기본관세 신설, 전자상거래 원산지 표기 의무화, FTA 원산지증명 강화(수입자의 사전신고 의무화) 등이 주요 예이다.

대부분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지만, 타이어, TV, 한-인도 CEPA 원산지증명 신규 신고 등 애로가 현실화되고 있다.

인도 정부의 고민
80년대까지의 우리나라가 그러했듯이 현재 인도는 대규모의 만성적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연 3,500억 달러 수출 대비 5,200억 불 이상의 수입으로 발생하는 연 1,700억 달러 무역적자를 4,000만 명의 해외 거주 인도인(NRI:Non Resident Indian)의 연 800억 달러대 송금과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인도의 소프트웨어 기업이 벌어들이는 1,000억 달러 내외 이전수입을 통해 보전하고 있다. 원유 등 화석연료를 연 1,500억 달러(인도 수입의 30%) 수입하고 있어, 국제 유가 등락에 따라 인도 루피화 환율과 외환보유고가 출렁인다.

특히 2010년도 이후 중국의 대인도 수출과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2019년 기준 연 700억 달러를 인도에 수출하고 있는 반면 수입액은 150억 달러에 불과하다.

인도 전체 무역적자의 1/3 정도가 중국발로 현재 인도 시장에서 중국산이 완제품, 부품, 소재, 원재료, 기자재에 걸쳐 홍수다. 핸드폰 시장의 70%정도를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고, 소형가전, 가구 타일 등 일용 소비재는 물론, 탈석유의 국가적 핵심사업인 태양광 부분은 기자재의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물량 기준 세계 의약품 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인도 제약산업도 지난 5월 이후의 중국발 제약원료(API) 물류난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91년 인도의 경제 개방 노력으로 인도 내수기업이 그동안 많은 발전과 국제화를 이루었지만, 현재 인도의 GDP 내 제조업 비중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25% 이상 대비 15%대에 불과하다.

중국-인도 간 12년의 개방 시차와 강력한 중앙집권 행정 시스템 차이를 고려한다고 해도, 현재 인도에는 중국의 꽃이,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없다.

석유화학의 Reliance 그룹과 Tata Consulting Service(TCS) 등 몇몇 Tata 계열사와 인도 특유의 공정특허로 육성된 제약의 Sun Pharma, 소프트웨어 개발의 Infosys 등이 그나마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기업들이다.

핸드폰은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의 영향력으로 기업 Videocon은 파산했고, 50년대 중반 제 3세계 최초로 자체 엔진을 개발한 자동차 산업의 인도계 Tata, Mahindra, Asok Leymand, Eicher는 80년대 합작 진출한 일본계 스즈키 자동차, 90년대 중반 진출한 현대차와 지난해 투자한 기아자동차 합산 75%의 확고한 시장 점유율에 고전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기업의 지속적인 영향력 확대와 제조업의 부진은 14억 인구와 3조 달러의 GDP를 보유한 인구, 경제 대국 인도에 자국산업과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위협요인이라는 지적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참여를 고심했으나 막판에 미참여로 결론이 난 RCEP(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에 인도가 유일하게 미가입한 이유도 중국발 우려다.

5년 전 제시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내지 제조 2030 정책은 인도를 중국에 이을 세계의 제조 공장화를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다. Version 2,0이라 할 이번의 자립 인도(Self Reliant India) 정책은 중국산 퇴출을 통한 인도 민간기업과 제조업을 육성하고 이를 위한 수입 규제, 그러면서도 50~70년대 3%대 경험했던 낮은 힌두 성장률과 산업 인허가제의 비효율을 피하고 부족한 자본과 기술, 인도기업을 자극할 경쟁체제를 가져다줄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강화하자는 절충점이다.

수입 규제 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
14억 인구 구매력과 달러 기준만으로도 3조 달러를 배경으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높여서라도 인도는 자국 기업, 자국 제조업 육성 정책을 본격화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인도의 대외정책은 더욱더 규제적인 방향을 띨 것이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타이어, 에어컨 외 중국발 수입 비중이 높은 전기, 전자, 기계류, 철강 분야 주요 수입품목을 중심으로 한 관세, 비관세 장벽을 지속 높여갈 것이고 이미 세계 2위 수준인 반덤핑 제소 공세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일차적으로 중국제품이 타겟이겠지만, 한국제품도 이러한 흐름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우리 기업, 교역을 넘어 투자 진출, 기술협력으로
이러한 여건 변화로 볼 때 우리의 답은 인도에 들어가서 현지화하는 것이다. 투자 진출, 기술협력이 이 미래 G2 시장에 대처하는 우리 기업의 지향점이자 방향일 수밖에 없다. 중상주의를 넘어 이미 한-중간 교역구조, 한-인도 간 무역구조에서도 그러하지만 한-인도 간 교역은 우리 기업의 대인도 투자 확대의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여겨야 한다.

다행히 인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성과는 세계 여타 지역에 못지않다. 일찍이 90년대 중반 공장을 투자한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리 대기업의 그동안의 성과와 현지 평판은 탄탄하다. 삼성전자의 인도 내 연 매출액은 100억 달러를 넘어 인도내 제1의 외국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인도 내 반중 정서 확산으로 2분기 이후 스마트폰 1위를 회복했다. LG전자도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1위 기업의 입지를 확실히 하고 있다. 인도 남부 첸나이 인근에 연산 70만대의 생산설비를 구축해 놓은 현대자동차는 약 1/3을 해외로 수출, 자동차 분야 제1 수출기업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고, 기아차도 공장 가동 1년 만에 인도 SUV 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효성도 인도 중서부 신설공장을 통해 인도 비스코스 섬유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우리 중견,중소 기업의 지혜
문제는 우리 중견, 중소기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대기업의 경우 확보된 브랜드와 자금, 조직력으로 여러 어려운 인도 사업환경을 잘 극복할 수 있었다. 대기업 선단 내지 후광효과를 통해 200여 개가 넘은 협력기업을 동반 진출시켰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우리 기업이 인도를 사업하기 어려운 나라, 살기가 어려운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다. 일면 맞지만, 왜곡 과장된 측면이 너무나 많다.

인도 투자 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제시되는 것이 각종 인허가, 운영상의 규제와 중국식의 강력한 집행체제 부족이다.

그러나 구자라트 주 총리 13년 재임 기간 중 인도 서쪽의 변방부 구자라트를 인도 내 낙후 지역에서 인도 제조업의 본산, 행정부패 준청정 지역으로 만든 모디 총리의 리더쉽과 카리스마가 중앙정부로 옮겨와 지난 5년간 1,200여 개의 인허가 법률을 개폐했다. 인도를 명실상부 하나의 국가로 만든 전국단위 GST(부가가치세) 도입했다.

이에 따라 세계은행의 Ease of Doing Business 지표 기준, 5년 전 142위의 인도 국가순위를 지난해 63위로 끌어 내렸고,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토지취득 및 노동관계 법률의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의 K방역 성공 사례가 현지에 잘 알려져 있어 코로나를 계기로 한국의 국가이미지, 기업 및 제품 브랜드 이미지와 평가도 몇 단계 점프했다. 섬유, 기계, 전자 국내에서 접었거나 해외로 이전한 20~30년 된 우리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 중 현재의 인도기업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분야가 너무나 많다.

고성장하는 인도 건축산업의 고품질 수요를 겨냥, 10여 년 전 진출, 공장설립을 통해 연 800억 매출로 키운 우리 건자재 전문기업, 우리나라 구미공장에서 습득한 제품 및 공정개선 노하우, 밤을 새워서라도 납품해 혼다, 릴라이언스 등 인도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전자부품 기업, K-방역의 기술과 노하우를 현지 공장설립과 연계해서 지난해 매출액 150억 원대에서 금년도 9,000억 원대까지 바라보고 있는 어느 코로나 진단키트 기업 등 알려져 잇지 않은 우리 중견, 중소기업 성공 사례도 많다. 인허가와 운영상의 복잡한 절차와 행정이 발빠른 우리 기업에는 타국 기업 대비 경쟁우위의 원천임을 기 진출한 우리 기업이 증명하고 있다.

공산당 일당 집행체제가 가져다주는 신속성과 빠른 행정 처리도 아직 인도에는 없다. 뒤집어 본다면, 그래서 사스 사태를 거치면서 일순간 퇴출당하여야 했던 중국 내 수많은 우리 기업 사례는 인도에서는 없을 것이다 탈중국 우리 기업이 몰리고 있는 베트남 등에는 포화와 경쟁의 후유증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인도는 여러모로 중국과 비교되는 나라, 느리게 가는 시간이지만 수천 년 역사를 통해 검증된 공존문화와 다원성, 70년 전통의 민주 체제 국가다. 큰 굴렁쇠의 지속 관성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제시된 개혁 방향성과 추력은 적어도 향후 30년은 지속될 것이다.

향후 인도 시장은 중국산이 물러나는 진공과 빈공간을 인도를 포함 누가 차지하는가의 경쟁일 것이다.

자립 인도(Self Reliant India), 양날의 칼로 우리에게 위기이기도 하지만 큰 기회다.


작성자: KOTRA 서남아지역본부 김문영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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