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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를 맞는 이스라엘 핀테크시장

이스라엘 KOTRA 2020/12/09

- 오픈뱅킹 도입, 규제 완화로 핀테크 성장 ‘청신호’-
- 첫 인터넷 전문은행 등장으로 술렁이는 핀테크 업계 -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금융사기방지 스타트업 -

이스라엘의 금융시장 개방과 규제 개혁에 따라 2021년부터 핀테크(FinTech)* 서비스가 시장에 상용화된다. 이스라엘은 핀테크 분야의 스타트업 강국으로 꼽히지만 까다로운 금융규제 탓에 정작 국내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인 핀테크 기업은 많지 않다. 그러나 2021년 3월, 오픈뱅킹(Open banking)**이 도입되고 규제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가 활성화되면 시장을 찾아 해외로 떠났던 토종 핀테크 기업들이 줄지어 금의환향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2021년 하반기에는 이스라엘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internet-only bank, online-only bank, direct bank)이 문을 연다는 소식이 더해져 시장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인 비대면 금융 확산 추세에 힘입어 이스라엘 핀테크의 꽃이라 불리는 금융사기방지 솔루션 기업들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주*: 핀테크: 금융(finance)과 IT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 또는 관련 회사

주**: 오픈뱅킹: 은행의 송금·결제 관련 전산망을 표준화시키고 개방함으로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및 송금 등을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결제시스템 혹은 금융 서비스(한국에서는 2019년 12월 18일 정식 가동돼 현재 은행 16곳과 31개 핀테크 기업이 참여 중)

주***: 규제 샌드박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의 출시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시켜주는 제도. 규제에 막혀 출시하지 못했던 상품을 시장에 빠르게 내놓을 수 있도록 한 후, 문제가 있으면 사후 규제하는 방식(어린이들의 모래 놀이터인 샌드박스처럼 규제없는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 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

오픈뱅킹 도입이 불러올 핀테크 춘추전국시대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오픈뱅킹 도입을 위한 3단계 정보 공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1년 12월 모든 금융정보가 핀테크 기업에 전면 공개될 예정이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의 금융결제망정보 단계적 개방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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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의 도입은 이스라엘의 금융업계 전반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앞다투어 출시되고, 해외 시장에서 활약 중인 이스라엘 토종 핀테크 기업들도 자연스레 홈그라운드 선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대미문의 전방위 시장경쟁에 하포알림(Hapoalim), 레우미(Leumi)와 같은 시중 대형 은행들도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코 앞으로 다가온 경쟁무대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굴지의 핀테크 기업과 제휴서비스를 개발하고 유망 핀테크 기업을 발굴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바야흐로 핀테크 춘추전국 시대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과거 이스라엘 정부는 금융산업 보호를 위해 과당경쟁을 제한하고 강력한 규제를 단행해왔으나 최근에는 변화된 시장환경에 적합하도록 금융서비스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에 최초로 도입되는 오픈뱅킹은 2017년 ‘소수은행 금융 집중도 해소 및 경쟁 촉진법’의 일환으로 통과된 법안이었는데 3년 만에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 이스라엘 중앙은행도 정부의 정책 변화에 발맞춰 외국 핀테크 기업의 국내 시장 참여를 적극 반기고 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 금융기술혁신부서장 일라닛 마드모니(Ilanit Madmoni)는 2020년 초 개최된 경제 전문일간지 Calcalist와의 콘퍼런스에서 “외국 핀테크 기업들도 국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의 모든 은행 시스템이 하나의 표준(single standard)을 사용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금융시장이 외국 핀테크 기업에 완전히 열려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미 이스라엘에는 씨티(Citi), 바클레이스(Barclays), 비자(Visa), 페이팔(PayPal), 선가드(SunGard)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신용카드사, 전자결제기업들이 R&D 센터 및 자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설계한 개방적 금융서비스 환경이 결국, 기업 간 무한경쟁을 이끌어 혁신적 서비스를 탄생시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도입, 시장 문턱은 낮추고 경쟁은 부추기고
2018년 재무부(Ministry of Finance)의 조사에서 이스라엘 핀테크 기업들이 국내시장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은 것은 바로 금융규제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정부는 2020년 하반기부터 선제적인 금융 규제를 전면 폐지하고 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제도 하에서는, 요건을 갖춘다면 누구나 까다롭고 오래 걸리는 심사 과정없이 바로 시험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고 정부도 상황에 따라 필요한 사후 규제 도입을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즉, 시장 내 유연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재무부는 규제 샌드박스의 도입으로,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핀테크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보다 수월하게 됨은 물론 기업 간의 자율 경쟁 또한 자연스레 촉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오픈뱅킹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이스라엘 최초의 인터넷 전문 은행 ‘First Digital Bank(가칭, 이하 FDB)’가 2021년 개장을 목표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FDB는 국내 첫 인터넷 전문 은행으로 지점없이, 모든 은행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제공하게 된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대금지급이나 자금이체를 위해 은행에 직접 팩스로 요청해야 하는 이스라엘 금융시장의 보수성과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천지가 개벽할 수준의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중앙은행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은행 설립을 허가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뉴스 거리였는데 허가 받은 은행이 다름 아닌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사실에 시장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핀테크 업계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스라엘 안에서도 특히나 갈라파고스 섬처럼 여겨졌던 금융산업이 마침내 진화를 선택하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높은 인터넷과 모바일의 보급률에 비해 디지털 금융서비스(Digital Finance Service)* 이용률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2019년 이스라엘의 전체 인구 대비 온라인뱅킹 이용률은 45%에 불과했고 코로나19로 비대면 금융서비스 이용이 늘어난 2020년에도 50%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급자들의 서비스 제한으로 시장내 온라인뱅킹이 충분히 보편화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tatistas도 향후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서비스가 확충되면 온라인뱅킹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결제수단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한편, 금융기관들은 이번 FDB의 출범이 이스라엘 디지털금융의 사용자 저변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 디지털 금융서비스: 디지털 기술을 응용한 금융상품 또는 서비스(전자화폐, 전자지급 결제, 인터넷 뱅킹 등)


인구대비 이용 비율(결제수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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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tatista, 2020
주*: Statista 예상 수치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핀테크 시장이 FDB의 등장에 주목하는 진짜 이유는 전자금융 시장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투자자들의 명성과 그들이 시장에 불러일으킬 변화에 있다. 자율주행센서 개발기업 Mobileye의 창업자인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와 사이버보안 전문업체 Check Point Software Technologies의 공동창업자 마리우스 나흐트(Marius Nacht)가 FDB의 설립 투자자로 참여한 것이다. 금융결제 전산망 개방을 겨냥한 IT 거장들의 행보는 이스라엘 핀테크 시장에 또다른 격변을 불러일으킬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사기방지 스타트업
핀테크의 꽃이라 불리는 금융사기 예방분야에서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활약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18년부터 성장가도를 달려온 해당 분야의 기업들은 이스라엘 방위군(IDF)에서 스핀오프 된 사이버보안 기술을 핀테크 솔루션에 접목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금융의 거래량 증가는 이들 기업의 매출 신장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 금융사기방지 스타트업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금융사기 방지 플랫폼을 공급하는 Forter는 온라인상의 특이징후와 사용자 행동패턴 데이터의 상관 관계를 분석해 위험을 포착하는 사이버 정보-행동데이터 분석(Cyber intelligence- behavioral data analysis) 기법을 개발해 현재 190여 개가 넘는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인공지능 기반 핀테크 기업 Theta Ray도 거래 패턴 모니터링을 통해 돈세탁과 같은 금융범죄 가능성을 찾아내는 플랫폼을 개발해 각국 금융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혁신 기술 개발에 정부도 나섰다. 이스라엘 정부는 2020년 5월 남부 도시 브엘쉐바(Be’ersheva)에 마스터카드, Enel X사와 공동으로 핀테크-사이버보안 혁신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금융사기방지분야 기업 수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불과 17개사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2년간 투자 유치 총액은 780% 이상 상승하며, 핀테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코로나로 인해 불확실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시기에 유망기업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대표적으로 행동인증(behavioral authentication) 솔루션을 개발한 BioCatch는 2020년 4월 1억45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유명세를 떨쳤다. BioCatch의 행동인증 솔루션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생체 행동정보(behavioral biometrics)와 인체와 기기의 상호작용(human-device interactions)을 분석해 거래의 진위여부를 가려낸다. 전문가들은 BioCatch처럼 후발 주자의 모방이 어려운 기술에 기반한 첨단 기업이 중심이 돼 대규모 투자유치와 성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Anti-Fraud, Risk, and Compliance 분야 기업 투자 유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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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tart-up Nation Central, 2019


시사점
이스라엘 정부는 향후 1~2년 안에 디지털 금융시장으로의 완전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 금융기술혁신부서장 일라닛 마드모니(Ilanit Madmoni)는 이스라엘의 모든 금융거래가 스마트 금융거래로 전환되고 나면 송금과 같은 단순 업무는 2022년에 오프라인 창구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이스라엘 핀테크 내수시장은 정부의 규제완화와 스타트업의 시장참여 확대로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이스라엘 재무부, 이스라엘 혁신청, Calcalist(경제지), ISA, KSPM, IVC, SNC, Statista 등 KOTRA 텔아비브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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