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유라시아
백신 ‘스푸트닉V’를 통한 러시아 제약산업 발전, 가능성은?
러시아 KOTRA 2021/03/16
- 팬데믹으로 러시아의 원료의약품(API) 수입 급증 -
- 백신으로 국제적 위상 높아졌으나 제조 육성 및 국제협력이 과제 -
2020년 코로나19 발발 후 러시아 제약산업은 코로나 치료제 수요뿐만 아니라 항생제와 건강 보조 의약품 수요 급증으로 큰 시장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백신 개발 시급성으로 제약 분야 정부정책도 변화도 심화됐다. 이러한 변화는 유통 구조(정부조달, 수입 및 통관 절차, 시중 판매 유통 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스푸트닉V’ 백신 상용화
Lancet(언론 잡지)은 러시아의 스푸트닉V가 2021년 1월에 본격적으로 일반 접종에 들어가면서 백신 효과가 92%에 달한다(러시아 정부측 주장)고 보도했다. 3상 실험 없이 세계 최초로 정부 등록한 것으로 이미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고 이와 함께 각종 우려의 반응이 일었는데,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국제 반응은 호전됐다는 것이 Lancet의 보고 내용이다. 2020년 9월부터 실시한 스푸트닉V의 3상 실험(2만 2000명 대상, 모스크바 지역)은 92%의 효과를 증명했다고 Lancet은 밝혔다.
러시아는 중남미(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인도, 유럽(헝가리 등) 지역에 스푸트닉V를 공급하고 있고 브라질, 한국, 중국, 카자흐스탄, 이란, 세르비아, 이탈리아(3월 초에 발표) 등에서 CMO(Contract Manufacturring Organizations)를 추진 중이거나 이미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한편, 각 개발도상국의 스푸트닉V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가격인 것으로 파악된다. RDIF에 따르면, 각 해외 공급처로 수출되는 스푸트닉V 단가는 도스당 10달러로, 화이자 백신이 19.5달러인 대비 거의 반절 가격에 불과하다. 게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생산에 선도 중인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화아자 백신의 공급 부족은 러시아 스푸트닉V의 글로벌 수요를 확대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국제적인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RDIF는 4월까지는 생산량을 세계 수요에 맞출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브라질, 인도의 양산에 따라 동 계획은 소폭의 변동이 있을 예정이나 해당 국가들을 직접적인 소비시장으로 본다면 세계 인구의 10분의 1이기 때문에 '양산과 직접 소비'로 RDIF는 협상 중에 있다.
RDIF(Russian Direct Investment Fund)는 러시아의 국부 펀드로, 스푸트닉V의 생산성은 14억 접종(Jab: 1회 주사)량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분량으로는 7억 명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10개국과 협상 중이고 제조 라인은 총 15개라고 밝혔다. 협상이 완성된다면 해외 양산은 러시아 현지 생산성의 2배 가량이며 브라질, 세르비아는 현지 직접 수요도 감안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RDIF는 해외 양산 계획을 확고하기 위해 현지 직접 수요가 있는 양산 국가 한에서 생산설비 구축의 금융지원도 수행하고 있다.
자료: Lancet
2020년 11월, 스푸트닉V의 일반 접종 시작에 앞서 2회 접종과 아데노바이러스 방식(아데노이드 조직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나 세포 배양이 쉽고 유전자 조작이 간편해 유전자를 전달하는 벡터로 사용)이기 때문에 백신 효과를 91.6%까지 극대화했다고 발표됐다. 당시 mRNA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인 모더나와 화이자(BioNTech 공동개발)와 비교되면서 서방국가들로부터 회의적 반응을 받은 방식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아데노바이러스 방식으로, 현재로서는 보관 및 유통이 mRNA 방식 백신보다 용이하다고 알려져 있다.
RDIF가 추진 중인 해외 협상은 지극히 순조로운 상황은 아니다. 인도의 Hetero Drugs(제약사)는 연 1억 도스 생산 목표로 협상했고 양산에 앞서 정부 승인을 신청했으나 실질적으로 대량의 바이러스를 취급해야하는 생산 과정에서 정부 승인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계약사 Uniao Quimica는 시범 양산 결과 현지 생산량은 월 800만 도스이며 이마저도 2021년 4월 이후에 가능할 것이고 현지 수요 부족 분은 러시아에서 직접 수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현지 생산량은 2020년 말까지 3000만 도스 생산을 목표로 잡았으나 설비 문제로 250만 도스 생산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RDIF는 유럽 진출을 위해 2021년 초부터 EMA(유럽 의약청)을 접촉하기 시작했고 최근 EC 승인을 위한 검증실험에 돌입했다. 최근 백신 확보 미션을 염두에 두고 EU 정책 책임자 Josep Borrell이 모스크바를 방문하면서 스푸트닉V의 EMA 등록이 성공하길 기원한다는 의견을 남겼고 ‘EMA 승인 후’ 스푸트닉V의 공동생산에 관심있다는 독일 메르켈 총리의 조건부 발언이 언론 보도된 바 있다. Our World in Data 프로젝트 보고서(옥스퍼드 대학교 발행)에 따르면, 2021년 2월 17일 기준 97개국에 공급된 백신량은 1907만 도스이고 지브롤터와 이스라엘의 접종률(100명 중 80.2명과 76명 비율)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러시아는 100명 중 2.7명에 불과한데, 접종률이 낮은 주 원인은 서부 러시아(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외의 지방까지 접종할 수 있는 백신량이 충분치 않고 러시아 국민의 불신감이 아직도 크다는 점이다. 게다가 RDIF를 통한 러시아 정부는 현지 접종보다는 백신 수출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세계 Top 10 코로나 백신 접종 인구
자료: 옥스퍼드 대학 보고서(The Our World in Data project at the University of Oxford)
2021년 2월 19일, 러시아 외교부는 현지 외교공관 근무자 및 가족 대상(약 1만 2000명)으로 스푸트닉V 무료접종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배포했다. 러시아 정부 제안으로 접종 희망 또는 본국 정부 승인을 신청한 외교공관들은 주로 CIS지역,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도 모더나 및 화이자 백신 공급 부족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로 스푸트닉V 접종을 승인 요청을 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기사가 보도된 바 있으나 곧 John Sullivan 대사는, ‘러시아 국민을 위해 만들어진 스푸트닉V를 우리가 접종할 이유가 없다’ 라고 기사내용을 일축했다.
러시아 제약산업 최근동향
2020년 코로나19 발발로 러시아 제약산업은 도약적 발전이 있었다는 평가이다. DSM 그룹 조사 결과, 2020년 3월 기준 러시아 제약산업 시장 규모는 1273억 루블(약 18억 달러)로 전년대비 46.4%가 확대됐다. 이는 2020년 1분기 결과치이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는 현지 제조된 의약품 판매 비중도 높였으며 가격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2020년 3월 기준 러시아 전체 의약품 거래의 61.3%가 현지산이며, 2020년부터 현재까지 의약품 소매 단가가 연 7% 상승했다고 DSM은 밝혔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2021년 러시아 의약품 매출 규모는 2020년 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DSM은 전망했다. 다만 팬데믹 경제악화에서 회복되는 기간을 감안해서 2022년과 2023년은 매출 증가세가 4.7%와 3.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제약 산업 성장세 (단위: 10억 루블)
자료: DSM Group
RNC Pharma(러시아 제약산업 분석기업)에 따르면, 코로나19로 API(Active Preparation Ingredients, 원료의약품) 시장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8월 기준 러시아 API 시장 규모는 1101억 루블(약 15억 달러)로, 2020년 1분기 기준 러시아 제약산업 시장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규모이다. 2019년 동기 대비 금액 기준 29%가 상승했고 분량 기준 18%가 증가했다. API로 러시아가 해당 기간 수입한 규모는 9800톤이며 대부분 아비간(RNA바이러스 치료제)과 같은 항 바이러스제 원료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중국으로 수입되고 있는 Favipiravir와 인도 및 중국에서 수입하는 Oseltamivir이다.
2016년~2020년 8월 러시아의 API 수입 규모
자료: RNC Pharm
러시아 의약품 시장 변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러시아 제약산업 시장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크게 상승했으나 가격 상승세로 인해 수량(패키지) 기준으로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수량 기준 러시아 의약품 판매량은 2020년 월별로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고 연도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월별 판매량이 1월 말~3월 초까지 크게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발발에 따른 비상약 확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며, 가격 상승세는 거의 안정적이었다. 3월 이후로 판매량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가격은 급격한 반등세를 보였고 2021년 1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자료: DSM Group
러시아 통계청(Rossat) 자료상으로도 2019~2020년 시장 분야(상품군)별 가격 상승률이 의약품에서 가장 높은 6% 상승세를 보였다. 평균 가격 상승률이 4.1%를 감안한다면 의약품 상승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다음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인 분야는 식품류로 5.1% 증가했다.
2019~2020년 러시아 시장 분야별 가격 상승률
자료: Rosstat
2020년 코로나19 발생으로 의약품 종류 수요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의약품 종류 중 항 바이러스, 항 인플루엔자(독감약), 면역억제제(Immunomodulating agents, 예: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수요가 급증했다. 해당 종류의 의약품은 2020년 1분기 동안 품귀현상을 보였고 다음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인테페론(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의 세포에서 생산되는 항 바이러스성 단백질) 등의 바이러스 치료제들의 판매가 급증했다. 항 바이러스, 치료제 외에 수요가 급증한 종류는 생활성첨가제(Biologically Active Additives) 등 영향 보조제(면역 관련 보조제)였다. 2020년 3월 기준 러시아 의약품 판매의 46%(금액 기준)가 이러한 영향제였으며 수량 기준으로는 77.7%까지 점유했다. AlphaRM은 2020년 상반기 기준 러시아 의약품 시장규모는 2008억 루블(28억 달러)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러시아 경쟁사 동향
러시아 의료시장의 제조사 중 제약사(의약품) 비중이 91.9%에나 이른다. 그러나 2020년 10월 기준 러시아 의약품 시장의 매출액 기준으로 상위 10개 기업 중 2개 기업만이 러시아 제약사다. 나머지는 독일, 스위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경제국들이며 이 중 이스라엘(Teva)가 포함돼 있다.
러시아 의료 제조사의 생산 제품군 비중
자료: Rosstat
러시아의 의료시장의 상위10대 제조사 중 러시아 현지 기업인 Valenta Pharm사의 2020년 성장(104%)은 괄목할 만 하다. Valenta사는 2019년 순위는 20대였고 2020년10월 기준 10대로 급격히 상승했다. Valenta사의 급격한 성장 배경은 취급 제품이 주로 항생제와 항 바이러스제이기 때문이다. 2020년 동안 Ingavirin(항 바이러스제)의 러시아 매출이 315.6% 상승했고 Grammidin(항생제)는 14.2%, Trimedat(항경련제)가 8.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10월 러시아 의료시장의 매출 기준 상위 10대 제조사
(단위: 백만 루블, %)
자료: Deloitte 보고서
러시아 시사점 및 전문가 코멘트
2020년 러시아 제약산업의 주요 발전 동인은 항 바이러스제, 항생제와 같은 코로나19 감염증 치료제 원료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러시아는 코로나19의 의무격리 및 재택근무가 시작되면서 매장 방문 의약품 구매가 어려워지자 정부는 의약품 온라인 판매를 합법화시켰고 국내 수요 충족을 위해 수입산 원료의약품(API)의 정보 조달에 대한 규제도 크게 완화했다. 루블화 약세도 러시아의 원료의약품 수입을 확대하는 동인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은 스푸트닉V를 포함한 3대 러시아 백신이 글로벌 시장수요 부족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러시아 제약산업 발전은 국제적 협력과 함께 지속될 전망이다.
2020년 러시아 제약산업의 핵심 동인(Drivers)
자료: DSM Group
FC Grand Capital(제약사)의 Denis Remeyako 상무는, 코로나 팬데믹은 러시아 의약품 수요 급증에 따라 제약사들의 기술 개발에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원료의약품은 아직도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는 원료의약품 현지화 지원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첨언했다. RNC Pharm의 Nikolay Bespalov 개발 담당 이사는, 팬데믹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산업은 제약산업이 명백하나 높은 수입의존도에 따른 정부 수입규제(수입산 의약품의 정부 조달 참여 제한, 라벨링 등)가 국제 협력을 제한시킬 수 있다는 우려심을 표했다. 게다가 러시아 의약품 시장은 저가 시장이기 때문에 중국과 인도에 수입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발전 장애요소로 꼽았다.
자료:
ㅇ 현지언론 및 보고서
The pharmaceutical market in an era of change https://promoboz.moscow/news/farmatsevticheskij-rynok-v-epohu-peremen/
Russia’s Covid vaccine faces global production hurdles https://www.ft.com/content/316b77c1-e640-4d53-8dec-547b1b5651d8
Covid-19 vaccine tracker: the global race to vaccinate https://ig.ft.com/coronavirus-vaccine-tracker/?areas=gbr&areas=isr&areas=usa&areas=eue&cumulative=1&populationAdjusted=1
How Russian vaccine Sputnik V spread through Latin America https://edition.cnn.com/2021/02/17/americas/russia-putin-sputnik-vaccine-latin-america-intl/index.html
Russia's Sputnik Vaccine Is Reported To Be 92% Effective Against COVID-19 https://www.npr.org/sections/coronavirus-live-updates/2021/02/02/963166648/russias-sputnik-vaccine-is-reported-to-be-92-effective-against-covid-19
Safety and efficacy of an rAd26 and rAd5 vector-based heterologous prime-boost COVID-19 vaccine: an interim analysis of a randomised controlled phase 3 trial in Russia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1)00234-8/fulltext
The Russian Foreign Ministry invited all foreign diplomats to be vaccinated with Sputnik V. https://meduza.io/news/2021/02/19/rossiyskiy-mid-predlozhil-vsem-inostrannym-diplomatam-privitsya-sputnikom-v-amerikanskiy-posol-otkazalsya
DSM Group https://dsm.ru/news-reports/
Natural volumes of API imports to Russia grew by 12% https://gxpnews.net/2020/12/naturalnye-obyomy-importa-afi-v-rossiyu-vyrosli-na-12/
Russian Pharmaceutical Market Trends in 2020
Deloitte CIS Research Center https://www2.deloitte.com/content/dam/Deloitte/ru/Documents/life-sciences-health-care/russian-rharmaceutical-market-trends-2020.pdf
ㅇ 러시아 연방 통계청 정보(https://www.gks.ru/folder/210/document/12994), 러시아 통계청(http://static.government.ru),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기업 인터뷰 및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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