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수기 시장 동향
미얀마 KOTRA 2023/05/09
식수 위생 여건이 열악해 정수 장치 사용이 필수적
주민 보건 의식 개선으로 향후 수요회복 기대
상품명 및 HS Code
8421.21 : 물의 여과용이나 청정용
시장 규모 및 동향
미얀마는 연중 절반 이상이 우기인 국가로 연평균 강수량은 2,400mm가 넘으며, 전체 길이 2,170㎞, 유역 면적 411,000㎢ 규모의 이라와디(Irrawaddy) 강을 끼고 있어 수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반면 수자원을 식수로 활용하기에는 불리한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우선 수원에 다량의 석회질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그대로 음용하기 어렵다. 또한 양질의 수도를 공급할 수 있는 정수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다. 상‧하수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아 양곤(Yangon)과 같은 대도시에도 수도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지역이 곳곳에 존재한다. 농촌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여 사실상 현대적 상수 시스템을 찾아보기 힘들며, 이런 지역에서는 아직도 우물이나 빗물이 식수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비교적 최근인 2020년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도 미얀마 전체 인구 중 약 59%만이 안전한 용수를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오염된 식수로 발생하는 피해도 적지 않다. 글로벌 전문 연구기관인 보건계측평가연구소(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는 2019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말라리아, 뎅기열과 함께 수인성 질병인 설사병(Diarrheal diseases)을 미얀마인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식수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은 생수와 정수기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이 됐다. 경제개발과 도시화가 이뤄진 이후에는 주민들의 보건 의식이 개선되며 식수 수요가 더욱 증가했다. 특히 정수기는 작은 용기 단위로 계속 구매해야 하는 PET병 생수보다 편의성이 뛰어나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직원이 상주하는 사무실에는 대부분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가족 구성원의 수가 많다는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일반 가정의 구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사무실과 가정에서 활용되는 정수기>
[자료: KOTRA 양곤무역관 자체 촬영]
수입동향
제조 기술이 열악한 미얀마는 정수기 공급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정수기 시장의 규모는 수입 총액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HS Code 8421.21로 분류되는 정수기 제품군의 수입 규모는 미얀마 경제가 호조를 보이던 시기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2019년에는 총 1,316만 2천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단, 이후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군부 쿠데타 등 악재가 겹치며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미얀마 정부가 각종 수입 규제를 도입한 2022년에는 전체 수입규모가 653만 6천 달러까지 감소한 바 있다.
최대 수입국은 중국으로 전체 수입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중국 제품 수입액이 총 441만 9천 달러를 기록하며 67.6%의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한국 제품의 수입 비중은 아직 높지 않은 편이나, 경제난이 심화된 최근에도 꾸준히 수입이 확대되고 있다. 단, 2022년 한국 제품 수입액은 42만 2천 달러로 1위 중국과는 아직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수기 제품군(HS Code 8421.21)의 수입 동향>
(단위 : US$ 천)
[자료: Global Trade Atlas]
경쟁동향
수입 상품은 다시 2가지 제품군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먼저 중국, 태국, 베트남 등으로부터 수입되는 저가형 정수기는 대용량 물통을 주기적으로 교체해 줘야 하는 디스펜서(Dispenser)형 제품이 대부분이다.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로는 중국의 Media와 Prato, 태국의 Mazuma, 베트남의 Kangaroo 등이 대표적이다. 구매 가격은 현지화로 20만 차트(Kyat)에서 45만 차트(Kyat) 사이로, 미화 약 100달러에서 220달러 수준이다. 이는 월평균 근로소득이 약 120달러에 그치고 있는 현지 실정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이지만, 대신 제품에 사용되는 생수의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실제로 디스펜서형 정수기에 사용되는 생수는 20L(리터) 용량이 약 1천 차트에 판매되고 있으나 PET 용기 생수는 600㎖에 4백 차트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초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도시지역 중산층 가정에서는 디스펜서형 정수기 사용을 선호하고 있다. 은행이나 공공기관, 학교, 일반 사무실 등 상주인구가 많은 공공장소에서도 디스펜서형 정수기가 자주 이용된다.
한국과 독일, 미국에서 수입되는 고가 브랜드 제품은 설치형 정수기가 대부분이다. 상수에 연결하여 설치한 다음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 사용하는 이 정수기들은 가격이 더 높아 임대(Rental) 형태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 가정보다는 호텔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목적으로 체류 중인 외국인 기업가와 주재원, 외교관들이 밀집해 있는 고급 레지던스(Residence) 단지에서 높은 수요를 보인다.
<미얀마에 유통 중인 디스펜서형 정수기 브랜드>
[자료: KOTRA양곤무역관 자세 조사]
*주: 1 USD = 2,100차트(2023.4.28. 미얀마 중앙은행 고시환율 기준)
유통구조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품목의 특성상 정수기 유통은 주로 해외 브랜드를 구매해 공급하는 전문업체가 맡고 있다. 주요 수입‧유통 바이어는 약 40개 내외로 확인되며 공급은 정수기 전문 판매점, 건설‧건축자재 전문점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전문 판매업체는 구매 희망자의 거주지를 직접 방문해 알맞은 제품과 필터를 직접 추천하기도 한다. 제품 설치비는 따로 청구하지 않고 판매가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세율 및 인증
미얀마 관세청이 정한 정수기 품목의 관세율은 아래 표에 기재된 바와 같이 7.5%이다.
디스펜서형 정수기에 사용되는 생수의 판매에는 미얀마 식약청(FDA) 승인이 필요하지만, 정수기의 수입과 판매에는 별도의 인증 절차가 요구되지 않는다. 다만 미얀마 상무부(Ministry of Commerce)가 정한 수입 라이선스(Import License) 요구 품목에는 해당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정수기는 현지 정부가 달러화 유출 방지를 위해 수입 규제를 강화한 이후 라이선스 발급이 지연 또는 제한되고 있는 품목 중 하나이다. 이는 2022년 수입 총액이 감소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정수기 품목에 적용되는 관세율(2022년 지정)>
(단위: %)
[자료: 미얀마 관세청]
향후 시장 전망과 시사점
최근 수입의 침체에도 정수기 유통업계에서는 향후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지에서 한국 브랜드 제품을 유통 중인 담당자는 “생수 수요가 늘자 미얀마 식약청(FDA)의 승인을 받지 않는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공급되며 생수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언급하며 향후 식수 소비 트렌드가 정수기로 집중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초기 비용 부담이 없는 생수를 주로 구매하며 수요가 확대되자 불법으로 제조된 저가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들의 수질은 열악하다고 알려진 일반 상수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 유통 과정에서 오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가의 설치형 정수기도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망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얀마의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도시지역 주민들의 소득 수준이 개선되면 설치형 정수기의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호텔과 고급 레지던스 단지의 신축도 건설 경기 회복 이후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는 설치형 정수기의 잠재적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펜서형 정수기를 사용 중인 소비자들도 점차 설치형 정수기에 관심을 보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햇빛에 장시간 노출된 플라스틱 용기는 식수 오염을 유발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디스펜서형 제품에 대한 선호 감소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햇빛이 식수를 오염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으나 식수 위생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자료원 : Global Trade Atlas, Citymall, 각사 홈페이지 및 KOTRA 양곤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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