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속에 회복세를 보이는 미얀마의 의료용품 시장
미얀마 KOTRA 2023/06/20
개인병원, 클리닉 전용 장비와 의료용 소모품 중심으로 수요 회복세
의료기기 사용법 교육 등 현지 의료진과의 소통도 중요
보건의료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점진적 소비 확대
미얀마는 아세안 지역 중 생활 수준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하는 저개발 국가로, 보건의료 산업의 발전이 더딘 편이었다. 현지인들의 의료 관련 지출도 경제 개발이 이뤄지고 소득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0년대에 들어서야 점진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자료에도 미얀마인들의 2016년 일인당 의료비 지출액이 구매력평가지수(PPP) 적용 기준 연간 210.71달러에서 2020년에는 243.45달러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이와 같이 뒤늦은 의료비 증가에도 2020년 기준 일인당 지출 규모는 싱가포르(5,827.57달러), 말레이시아(1,122.76달러), 베트남(516.18달러), 인도네시아(414.83달러), 캄보디아(331.58달러) 등 다른 아세안(ASEAN) 국가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다. 또한 2021년에는 군부 쿠데타의 영향으로 경기가 크게 후퇴하며 성장세를 보였던 보건의료 산업도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경제 개방 이후 건강에 대한 인식과 현대적 보건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주민들 사이에 확고히 자리 잡았기 때문에 의료서비스 수요는 일정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반등 가능성도 나타내고 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조사 결과에도 미얀마인들의 건강식품 및 의료서비스 관련 지출 규모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심각한 경제난이 발생한 직후인 2022년의 소비가 총 1조5604억 차트(Kyat), 미화로 약 7억4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21년 대비 17.6%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향후에도 수요가 계속 늘어나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총 1조7253억 차트, 2024년에는 1조8622억 차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강식품 및 의료서비스 관련 소비 추이>
(단위 : 백만 차트(Kyat))
[자료: 유로모니터(Euromonitor)]
잠재적 소비처의 증가
이와 같이 보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의료기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의 주요 수요처인 민간 병원이 최근까지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얀마 보건체육부 공공의료국(Department of Public Health)에서 집계한 통계자료에도 국립병원은 2017년 총 1,134개에서 2021년 1,177개로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나, 민간 병원의 수는 2019년에 집중적으로 증가하여 집계 기준연도인 2021년 총 259개소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난다. 첨단장비 사용을 선호하는 외국계 민영 병원들도 경제 개방 시기에 다수 문을 열었다.
<국영 및 민영 병원의 증가 추이>
(단위: 개)
[자료: 미얀마 보건체육부 공공의료국(Department of Public Health)]
민간, 개인 클리닉의 중소형 장비와 소모품 수요
경제난 이후의 의료기기 수요는 이와 같은 개인병원, 클리닉에 공급되는 소형 장비들과 의료용 소모품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의약품 및 의료기기 산업 상공회의소(Myanmar Chamber of Commerce for Pharmaceutical and Medical Device)’의 관계자도 “최근 늘어나고 있는 민간 개인 병원들은 중소형 의료 장비의 공급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각종 시술용 소모품의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도시지역 상류층 주민들이 이용하는 미용, 피부 관리 클리닉들이 개원하면서 이와 관련된 시술 장비의 수요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기 시장에서 나타나는 이와 같은 트렌드는 무역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먼저 HS 코드 9018번으로 분류되는 병원용 대형 장비 품목은 경제난의 영향으로 수입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실제로 Global Trade Atlas가 집계한 통계에는 2020년 6,828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해당 품목의 수입액이 2021년 4,346만 달러까지 감소했으며, 지난해인 2022년에도 5,113만 달러에 그치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HS 코드 9018번에 속하는 품목은 심전계, 초음파 영상진단기, 자기공명 촬영기기(MRI), 내시경 장비 등 종합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대형 장비들이 대부분이다.
X선 장비, 컴퓨터 단층촬영기기, 골밀도측정기 등 역시 종합병원에서 주로 사용되는 의료기기가 다수 포함된 HS 코드 9022번 품목군의 수입도 대폭 감소했다. 특히 2022년의 수입 규모는 총 1,245만 달러로 2020년 기록한 4,232만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내과, 외과, 치과용 의료장비(HS Code 9018, 9022)의 수입 동향>
(단위 : US$ 천)
[자료: Global Trade Atlas]
반면 중소형 의료 장비와 소모품 분야에서는 비교적 빠른 수요 회복세가 관찰된다. 치료용 호흡기기와 각종 기계요법용 기기, 마사지 기기 등 소형 병원이나 미용 클리닉에서 사용되는 품목이 포함된 HS 코드 9019번 품목의 수입액은 2018년 529만 달러 수준에 머물렀으나, 경제 위기가 진행 중인 2022년에도 887만 달러로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난다. 참고로 이 분류에는 산소 흡입기, 인공 호흡기, 에어로졸 치료기와 검사기기 등 코로나19 관련 품목이 다수 포함되어 2020년과 2021년 수입 통계 수치가 예외적으로 급등한 바 있다. 따라서 이 2개 년도의 수입 기록을 제외한 시장의 추세는 ‘완만한 상승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HS 코드 9021번에 속한 품목은 주로 의료용 소모품과 부품들로 의치, 인공관절 등의 인공신체와 보청기, 심장박동기 및 각종 수술용품 등이 대표적이다. 이 품목군의 수입액도 앞서 살펴본 중소형 의료 장비와 마찬가지로 경제난 이전의 규모를 비교적 빠르게 되찾아 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인 2022년의 수입액은 565만 달러로 군부 쿠데타로 인해 경기 위축이 가장 심했던 2021년의 수입액 287만 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중소형 의료기기 및 의료용 소모품(HS Code 9019, 9021)의 수입 동향>
(단위 : US$ 천)
[자료: Global Trade Atlas]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장 관계자와 통계 수치 모두 대형 의료기기의 판매 부진과 중소형 기기, 소모품 수요의 증가를 시사하고 있다. 향후 미얀마의 경제 상황이 급격히 호전되지 않을 경우 이와 같은 중소형 기기, 의료용 소모품 중심의 시장 수요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유의사항
한편, 미얀마의 민간 병원 업계에서는 중소형 의료기기와 미용 클리닉 장비를 도입에 있어 사후 교육 서비스가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얀마 민간 병원협회(Myanmar Private Hospitals' Association)의 틴 뻐(Dr. Htin Paw) 회장도 인터뷰에서 “민간 개인병원이나 미용 클리닉에서는 기술력이 우수한 선진 장비의 도입을 희망하나, 장비의 사용법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워 저가 기기 수입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중국에서 수입되는 장비는 확연히 성능이 떨어지지만 기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 지원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으며, 의사들은 불가피하게 익숙한 장비로 선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이며 사후 서비스가 의료기기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현지 의료인력의 초청 교육이나 판매업체 측의 방문 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지의 개인병원과 클리닉의 모습>
[자료: KOTRA 양곤무역관 촬영]
틴 뻐 회장은 개인병원과 소형 클리닉으로 수출하기 위한 거래선 접촉 방안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의료기기는 일반적으로 현지 전문 에이전시를 통해 시장에 유통되고 있지만 개인병원과 미용 클리닉들의 장비 구매 관련 의사결정에는 의료진의 의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기기 전문 에이전시 외에 병원협회나 민간 학회 등 의료진이 모이는 단체와의 접촉도 거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틴 뻐 회장은 덧붙였다. 실제로 틴 뻐 회장을 비롯한 민간 병원협회의 회원들도 모두 개인병원을 소유한 현직 의료진들이다.
수출을 위한 행정 절차도 사전에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특히 의료기기는 미얀마 식약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이하 FDA)으로부터 수입추천서(Import Recommendation)를 발급받은 이후 반입이 승인되는 품목이므로 유의가 필요하다. FDA는 의료기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위험도에 따라 4개 클래스(Class)로 구분하고 수입추천서 신청을 위한 제출서류의 종류를 클래스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출을 희망하는 품목이 어떤 클래스에 속하는 지를 사전에 FDA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Class A’로 분류되는 임플란트 제품의 경우 제품의 안전 보장을 확약하는 서류(Declaration of product safety)나 제품 제조 공정을 기술한 문서(Manufacturing process)는 준비할 필요가 없다.
<수입추천서 발급을 위해 필요한 클래스별 서류 목록>
[자료: 미얀마 식약청(FDA)]
상기에 열거된 필요 서류가 준비되면 바이어는 미얀마 식약청(FDA) 홈페이지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수입추천서 신청과 수수료 납부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때 샘플 테스트가 필요한 품목은 현지에서의 검사를 위해 해당 샘플을 발송해줘야 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식약청의 ‘E-submission Medical Device Section’에서 서류 보완을 요구해올 수도 있다. 식약청의 수입추천서 발급에는 약 2개월에서 3개월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 전망과 시사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미얀마의 의료기기 시장은 개인병원용 소형 장비와 의료용 소모품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2021년 국가 비상사태 이후 계속된 경제난과 소비계층간 양극화, 교역 여건의 악화 등이 복합되어 발생한 현상으로, 대형병원의 고가 장비 수요는 단기간 내에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지 의료시장 진출 주력 품목도 개인병원용 장비, 미용 클리닉 전용기기 및 의료용 소모품을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
민간 병원협회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네트워크의 다변화도 중요하다. 특히 개인병원을 소요한 의료진들이 주로 모이는 학회와 협단체들은 의료기기 유통 전문 에이전시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지에서 활동 중인 의료단체의 종류를 파악하고 이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자료원 : 미얀마 보건체육부, 미얀마 식약청, 미얀마 민간 병원협회, 유로모니터, KOTRA 양곤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 및 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전글 | 미얀마 타이어 시장동향 | 2023-06-07 |
---|---|---|
다음글 | 미얀마 음료 시장의 트렌드와 성장 잠재력 | 2023-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