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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우크라이나 곡물 금수조치의 배경은?

헝가리 KOTRA 2023/08/11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으로 헝가리 농민 경제적 타격

곡물 가격 하락 및 물류 병목현상에 대응하여 금수조치 단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곡물가격 상승



2022년 촉발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우크라이나로부터의 곡물 수출이 중단됐으며 이로 인해 곡물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우크라이나는 2021년 기준 밀의 5대 수출국 중 하나였다. 러시아(89억2000만 달러), 미국(78억3000만 달러), 호주(73억6000만 달러), 캐나다(69억1000만 달러) 다음으로 우크라이나(58억7000만 달러)의 수출액이 가장 컸으며, 전체 교역액의 약 9.5%를 차지했다. 더불어 EU의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보리 3위, 옥수수 4위, 밀의 5위 수출국이다.



러·우 사태로 우크라이나 항만이 봉쇄되며 2022년 3월부터 8월까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로 인해 곡물 및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으며,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 당시 수출을 재개하고 곡물 수급 안정을 위해 여러 조치가 도입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흑해곡물협정(Black Sea Grain Initiative)’이다. 2022년 7월, UN과 튀르키예의 중재 아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허용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며, 국제 곡물 가격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23년 5월까지 흑해곡물협정을 통해 총 3000만 톤의 곡물 및 식료품이 수출됐다.



EU 차원에서의 대응도 있었다. 2022년 5월 12일,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되기 전에 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유럽연대회랑(European Solidarity Lane)’으로 육상 운송을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지원했다. 이는 차량·선박·철도 등을 추가적으로 동원하고, 운송 네트워크 및 터미널의 처리 용량을 늘리며, 세관 업무 및 검역 속도를 높이는 조치 등을 포함했다. 더불어 2022년 6월에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도 개시됐다. 이는 당초 1년을 기한으로 도입됐으나 올해 6월 5일 1년 연장을 발표했다.



아래 EU에서 발표한 그래프를 통해 유럽연대회랑 및 흑해곡물협정 등의 조치가 곡물 가격 인하에 상당한 기여를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밀과 옥수수 가격은 러·우 사태 발발 이후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유럽연대회랑’ 도입 이후 하락했다. ‘흑해곡물협정’ 이후에 2022년 9~10월 소폭 상승했으나 2022년 말~2023년 초 다시 하락해 사태 발발 전과 유사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밀과 옥수수의 가격 변화 추이>
[자료: EU 이사회, KOTRA 부다페스트 무역관 편집]



유럽연대회랑과 함께 2022년 6월 5일 EU에서 도입한 ATM(Autonomous Trade Measures)은 우크라이나에 일시적으로 무역 특혜를 주는 조치이다. EU는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수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면제하고, 수입쿼터 및 무역방어조치를 중단했다. 이 조치는 동유럽 일부 국가의 곡물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급증



관세 및 수입쿼터 면제조치로 인해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으로 대량 수출됐다. 헝가리 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수입량 및 수입액 모두 대폭 증가했다.



<헝가리의 곡물(HS Code 10) 수입현황>

(단위: US$ 천, %)
[자료: Global Trade Atlas]



헝가리의 곡물(HS 코드 10) 수입액과 수입규모 모두 2021년 대비 2022년에 100% 이상 크게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수입액과 수입규모 모두 50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세부 품목별로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수입중량을 살펴보면, 밀(HS 코드 1001)은 2021년 65톤 수입됐으나 2022년 18만8758톤으로 2900배 증가했으며, 옥수수(HS 코드 1005)는 2021년 1만5875톤에서 2022년 100만 톤 이상으로 69배 증가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의 급격한 증가는 앞서 언급한 관세 및 수입쿼터 면제 조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의 증가는 헝가리산 곡물 수출의 감소에도 영향을 끼쳤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이 가능해지며 헝가리 곡물의 수요가 감소했다. 2021년 약 664만 톤의 곡물이 수출됐으나, 2022년에는 약 455만 톤으로 줄어들며 수출량이 32% 감소했다. 헝가리산 밀 수출은 25만 톤에서 20만 톤, 옥수수는 33만 톤에서 20만 톤으로 감소했다.



헝가리 농업 생산업계 타격



‘헝가리 농업협동조합 및 생산자협회(MOSZ)’에 따르면, 헝가리에서의 곡물 수요가 대부분 우크라이나산 저렴한 곡물로 대체되면서 현지 생산자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수출시장뿐만 아니라 헝가리 내수시장도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점유율이 높아졌다. MOSZ에 따르면 대부분의 헝가리 에탄올 공장, 사료 공장 등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구매하며 헝가리산 곡물의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



곡물 판매가격 역시 크게 하락했다. 우크라이나산 옥수수는 톤당 7만5000~8만 포린트(약 219~233달러)에 판매되나, 헝가리산 옥수수의 가격은 12만~13만 포린트(약 350~379달러)로 판매되고 있었다. 높은 인플레이션,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농부는 옥수수 가격을 10만 포린트 이하로 낮춰야 했다. 밀의 경우에도 톤당 14만 포린트(약 408달러)에서 11만 포린트(약 321달러)로 가격이 하락했다. 즉 헝가리 곡물 가격이 20~25% 하락했으며 이는 농업업계의 손해로 이어졌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유럽연대회랑 등의 조치로 인해 검역 조치가 간소화되며 수입되는 곡물의 품질도 다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 농업부 이슈트반 나지(Istvan Nagy) 장관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안전 검사를 강화했다. 헝가리 식품안전청에서 검사한 결과,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일부가 곰팡이 독소에 오염됐으며, 유전자 변형 의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헝가리, 우크라이나산 곡물 금수조치 시행



2023년 4월 헝가리 농업부의 발표에 따르면, 5개국 지도자(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총리와 불가리아 대통령)는 EU 집행위원장에게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증가로 인한 "견딜 수 없는"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불가리아를 제외한 4개국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곡물 수입의 영향이 큰 나라이며,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이 인근국에서 머무르며 발생하는 ‘물류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흑해곡물협정에도 불구하고 해상 운송을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워지며 육로 운송이 확대돼 왔다. 이로 인해 헝가리 등의 인근국에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대규모로 유입됐고, 현지 농산물 시장은 가격 급감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인접국을 통해 주변국 혹은 다른 대륙으로 이동했어야 할 막대한 양의 농산물이 물류 병목 현상으로 인해 인접국에만 머무르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4월 15일, 폴란드가 먼저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금지조치를 발표했으며, 헝가리도 같은 날 우크라이나 곡물, 유지종자 및 기타 농산물 수입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이러한 금수조치가 6월 30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슬로바키아는 17일, 불가리아는 19일에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를 발표했다.



5월 2일 EU 집행위원회는 위의 5개 회원국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밀, 옥수수, 유채 및 해바라기씨 등 4가지 농산물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이로 인해 기존에 각 5개국이 취했던 일방적 조치는 해제됐다. 위 5개 회원국에 대해 해당 농산물 수입은 금지되나, 다른 EU 회원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이들 회원국을 경유할 수 있다. EU는 해당 조치를 6월 5일까지 유지하기로 했으나 9월 15일까지 연장된 상황이다. Istvan Nagy 헝가리 농업부 장관은 6월 27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농어업협의회 회의에서 2023년 말까지 해당 조치가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점



한국 역시 우크라이나로부터 많은 양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한국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약 150만 톤, 5억4000만 달러를 수입해 수입액 및 중량 모두에서 5위를 차지했다. 러·우 사태가 지속되는 현재 상황을 볼 때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흑해곡물협정을 통한 해상운송 및 유럽연대회랑을 통한 육상운송의 안정성이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곡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취한 조치가 일부 국가 농업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세이프가드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자료: EU 이사회, 헝가리 농업부, BBJ, OEC, MOSZ, Global Trade Atlas 등 KOTRA 부다페스트 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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