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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설탕 산업 현황과 한계

미얀마 KOTRA 2023/12/26

기호식품 소비 문화의 정착으로 정제당 수요도 증가

자국내 제조 기술 낙후, 수입제한 등으로 정제당 조달 난항

해외 기술 협력을 통한 정제능력 제고 시급

기호식품의 유입과 설탕 소비의 현대화

 

설탕은 세계인들이 즐겨 소비하는 가장 대표적인 감미료로, 특히 식음료 제조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원료이다. 현대인들이 기호품으로 즐겨찾는 커피 믹스, 탄산음료, 유제품은 물론 과자, 빵에도 설탕이 빠짐없이 첨가된다. 설탕 추출에 사용되는 사탕수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작물이기도 하다.

 

미얀마인들의 설탕 소비량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9년 0.34kg에 불과했던 미얀마의 1인당 연간 설탕 소비량은 2016년 4.87kg으로 14.3배나 늘어났다. 이후 코로나19와 국가 비상사태로 인한 경제난으로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 2021년에는 2.91kg까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경제 개방 이전보다는 높은 수치이다.

 

설탕 소비의 전반적인 증가는 서구화된 식문화의 유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제 개방 이후 도시인구가 늘어나고 현대식 유통망이 들어서면서 음료(Soft drink), 빵, 과자 등 기호식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 미얀마인들의 주된 당분 섭취 경로는 이와 같은 가공식품의 소비인 것으로 나타난다. 미얀마 설탕산업협회(Myanmar Sugar & Cane Related Products Association)가 2019년 조사해 발표한 통계자료에도 현지인들의 당분 섭취 경로가 커피믹스(35.46%), 빵‧과자(26.29%), 음료(25.25%), 우유‧유제품(7.19%) 등 대부분 기호식품 위주인 것으로 나와있다. 미얀마 설탕산업협회 관계자는 당분 섭취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최근에도 설탕 소비 경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얀마인들의 당분 섭취 경로 비중(2019년)>

(단위: %)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11810000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990pixel, 세로 547pixel
[자료: 미얀마 설탕산업협회]

 

이와 같은 가공식품의 소비 확대는 특히 ‘정제당(Refined sugar)’의 수요를 크게 늘렸다. 정제당은 사탕수수 즙의 불순물을 제거해 자당(Sucroses)으로 농축시킨 고순도 설탕으로, 각종 기호식품 제조에 필수적으로 첨가된다. 반면 미얀마인들이 즐겼던 몬팟타웃(Mont Phat Hote), 짜욱쩌(Kyauk Kyaw), 토몬(Hote Mont)과 같은 전통 간식은 원료당(Raw sugar)에 가까운 저순도 설탕만을 주로 사용했었다. 즉, 기호식품 소비 문화가 현대화됨에 따라 현지 설탕 수요 역시 원료당에서 정제당으로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미얀마도 변화된 소비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자국 설탕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얀마 설탕산업협회 관계자는 “고품질 정제당의 수입에 만족하지 않고 자국산 제품의 품질을 높여 국내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위해 공장의 생산 능력 확대 및 제조 기술 확충이 시급하다고도 덧붙였다. 

 

사탕수수 생산국

 

미얀마는 설탕 산업 육성의 한 가지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설탕 제조의 원료인 사탕수수를 자국에서 재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탕수수는 따듯한 지방에서만 재배가 가능한 아열대성 작물로, 실제 생산도 대부분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남미 일부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비교적 한랭한 기후대에 속하는 한국과 일본은 일부 지역에서만 소량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즉, 미얀마는 원료 작물의 조달이라는 차원에서 다른 국가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세계의 사탕수수 재배지역>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World-Sugarcane-Production-Map.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793pixel, 세로 1156pixel
[자료 : Atlas Big]

 

사탕수수 재배 규모와 생산량도 적은 편이 아니다. 미얀마 통계청(Central Statistical Organization)이 농축산관개부(Ministry of Agriculture, Livestocks and Irrigation)의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탕수수의 재배 면적은 매년 평균 40만 에이커(Acre)에 이른다. 수확량은 가장 최근 집계치인 2020-2021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1,155만 톤이다. 물론 이는 최대 재배국인 브라질(연간 약 7억 4천만 톤)과 2위 인도(약 3억 5천만 톤)의 압도적인 생산량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지만, 사탕수수 재배국 중에서는 평균적인 수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재배 면적 및 수확량의 추가 확대도 가능하다. 설탕산업협회 관계자는 “사탕수수를 소비하는 국내 제조시설이 확충되면 농민들도 재배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협회가 2019년 발간한 보고서도 설탕 제조산업이 성장할 경우, 쌀 농사에만 몰입되어 있는 농민들이 고부가가치 작물인 사탕수수의 재배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얀마의 연간 사탕수수 파종 면적 및 생산량>

(단위 : 에이커(Acre), 톤)
[자료 : 미얀마 통계청(CSO)]

 

부족한 생산 능력

 

반면 사탕수수를 활용한 설탕 제조 능력 자체는 매우 떨어지는 편이다. 우선 자국내 제조시설들의 생산량이 충분하지 못하다. 미얀마 설탕산업협회가 조사한 전국의 제조시설은 총 23개소로, 하루 동안 처리할 수 있는 사탕수수의 양은 총 48,330톤이다. 즉, 주 5일을 기준으로 쉬지 않고 공장을 가동해야 자국에서 매년 생산되는 사탕수수 1,100만여 톤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전국의 설탕 제조시설과 처리능력>

(단위 : TCD)
[자료 : 미얀마 설탕산업협회(MSSMA)]
(*주 : TCD는 Tons of Cane Per Day의 약자로 ‘하루 처리 가능한 사탕수수의 양(톤)을 의미함)

 

그러나 실제 처리량은 물류 인프라 문제, 전력난 등으로 인해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터뷰에 응한 설탕산업협회 관계자는 “공장 대부분이 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도로 사정이 열악해 사탕수수가 제때 운송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사탕수수는 48시간 내에 제조시설로 입고되어야 하나, 물류 문제로 상당량의 사탕수수들이 변질된 상태로 공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루 평균 4시간 내외로 공급되는 전력도 공장의 정상적인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협회가 파악한 23개 공장 중 일부는 현재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낙후된 정제 기술

 

설탕 품질의 낙후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정제 기술을 갖추지 못한 현지 공장 대부분이 고순도 정제당(Refined sugar) 대신 불순물이 대량 섞인 저품질 설탕만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설탕산업협회 관계자는 “자료에 있는 23개 공장 중 순도 높은 정제당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2개소이며, 그나마 현재 가동 중인 곳은 농축산관개부가 운영을 맡고 있는 나와데(Nawaday) 공장 1개뿐”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불순물 제조 공정을 한차례 더 거쳐야 하는 원료당(Raw sugar)에 가까우나 현재 미얀마의 기술로는 이 공정의 추가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나와데(Nawaday) 공장도 태국이 기술과 자본을 투자해 설립한 ’Myanmar Suetech‘사가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세안 식량안보정보시스템(AFSIS, ASEAN Food Security and Information System)이 발표한 보고서에도 미얀마의 설탕 정제 기술 문제가 언급되어 있다. 이 보고서는 현지 공장 총 18개소의 설탕을 분석했으며, 품질의 열악함 때문에 가공식품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많지 않다고 평하고 있다. 특히 현지 생산품 대부분이 이산화황(SO₂)과 불용성 불순물의 함량이 높고, 변색 정도가 심하며 해충과 미생물 오염에도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설탕산업협회 관계자도 “모래로 혼동할 수 있을 정도로 입자가 굵고 변색이 심한 제품이 많아 중국 바이어들이 구매를 꺼려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수입을 통한 조달의 한계

 

현지에서 가공식품 공장을 가동 중인 기업들도 정제당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얀마 내에서 생산되는 설탕은 원료로 사용하기 어려울 만큼 품질이 낮다. 여기에 수입을 통한 정제당 수급도 원활하지 않은 편이다. 미얀마 정부가 자국 설탕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무분별한 정제당 수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순도 높은 정제당은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 제조기업들만 수입할 수 있으며, 수입량도 계획된 식품 생산량에 따라 미리 결정되어야 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미얀마 내에 유통시키지 않고 바로 재수출(Re-export)한다는 조건으로 비(非) 제조업체에도 특별 수입 라이선스를 부여한 바 있으나 여러 가지 폐단으로 인해 2020년 이후 제도가 폐지됐다. 



설탕산업협회 관계자는 “당시 중소규모 제조업체 다수가 정제당 제조 기술 확보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인도나 태국에서 수입한 정제당을 그대로 중국에 되파는 방식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해외 설탕 수입량에 제한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시세 변동을 적절히 이용하면 차익을 챙길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불법 밀수 행위를 저지르다 적발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후 정제당 수입은 다시 현지 정부에 의해 엄격히 통제되고 있으며, 이는 가공식품 제조업체들의 원료 수급 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심화된 수입 라이선스(Import License) 발급 심사로 인해 정제당의 수입 허가는 더욱 지연되고 있다.

 

최근에는 저품질 원료당(Raw sugar) 또한 베트남으로 활발히 수출되고 있어 미얀마 내 전체 설탕 유통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 원료당(Raw sugar)일 것으로 추정되는 미얀마의 설탕(HS code 1701) 수출량은 2020년부터 베트남과의 거래를 중심으로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얀마의 설탕(HS Code 1701, 정제당과 원료당을 포함함) 수출 동향>

(단위 : US$ 천)
[자료 : Global Trade Atlas]

 

시사점

 

미얀마 내에서의 설탕 소비는 앞으로도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각종 음료(Soft Drink), 과자, 빵 등 설탕을 필요로 하는 기호식품의 인기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생활 수준이 높은 도시지역 주민들은 가정용 요리 재료로도 순도 높은 정체당을 선호한다. 대형마트의 진열대에도 현대식 정제당들이 들어차 있으며, 당밀(Molasses)에 가까울 정도로 순도가 낮았던 전통식 설탕들은 더 이상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형마트에서 유통 중인 정제당>
[자료 : KOTRA 양곤무역관 촬영]

 

때문에 현지 정부 또한 자국의 정제당 생산 기술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탕수수 재배 능력을 활용하고 부가가치 높은 정제당을 산업에 활용하거나 수출하기 위해 ’선진 정제 기술의 유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에 응한 미얀마 설탕산업협회 관계자도 한국 기업과의 기술 협력이 절실하다며 투자 검토를 적극 권했다. 단,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조업 투자에 필수적인 물류, 전력 인프라가 상당히 열악하다는 점은 시장 진출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또한 최근 심화되고 있는 국경지대의 무력 분쟁도 현지 투자 리스크를 고조시키는 요소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료 : 미얀마 통계청, 미얀마 설탕산업협회, 아세안 식량안보정보시스템, Atlas Big, Global Trade Atlas, KOTRA 양곤무역관 자료 및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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