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유라시아

유럽에서 가장 게임보급률이 높은 러시아

러시아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게임 보급률을 보이는 국가이다. 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3분기에 인터넷 사용자의 약 79%가 어느 기기를 통해서든 게임을 즐겼다고 한다. Statista의 Consumer Insights Global Survey에 따르면, 러시아인의 31%가 일주일에 게임을 1~5시간 즐긴다고 답했다. 하지만 러-우 사태 이후 Electronic Arts, Epic Games, Activision Blizzard, CD Project 등 많은 외국 게임 제조사들이 러시아 시장을 떠났고, 2022년 러시아 내 게임 시장은 침체기를 맞았다.

<2018~2023년 러시아 게임 시장 규모>

(단위: US$ 십억)

주: 연도별 러시아 중앙은행 환율, 1달러당 루블 62.71(2018), 64.74(2019), 72.15(2020), 73.65(2021), 68.55(2022), 84.79(2023)

[자료: RBC 및 MY.GAMES]

러-우 사태 이후 러시아 금융 기관에 대한 제재와 일부 게임 퍼블리셔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의 개인 간 판매 금지 조치’가 도입됐다. 그 결과, 러시아 내 플레이어들은 카자흐스탄 및 EU 서버를 통해 게임을 구매하고 있기도 하며, 금융제재로 인해 암호화폐를 통해 게임을 결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2022년과 2023년의 러시아 게임 시장에는 추적되지 않는 회색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Sergey Efremov, Astrum Ent.의 COO에 따르면, 2022년에 가장 많이 이용된 게임은 컴퓨터 게임(66%)이었고, 모바일 게임(약 30%)과 콘솔 게임(3.5%)이 그 뒤를 이었다.

<2022년 러시아 내 플랫폼별 게임 점유율>

[자료: retail.ru]

<2018~2021년 러시아 내 플랫폼별 게임 시장 성장 동향>

(단위: US$ 십억)

주: 연도별 러시아 중앙은행 환율, 1달러당 루블 62.71(2018), 64.74(2019), 72.15(2020), 73.65(2021)

[자료: MY.GAMES]

대러 제재 이후 러시아 게임 시장 내 저작권 침해 사례가 늘어났다. Malik Khatazhaev, Lesta Games의 CEO는 2021년 게임 불법 거래가 전체 거래의 8% 이했던 반면, 2023년 9월 기준으로는 18%를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토렌트, 가계정, 비공식 번역판 등 2000년대 초반에 이루어졌던 불법 행위들이 다시금 성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내 인기 게임 현황

2023년 World Video Games Day를 맞아 러시아의 결제 플랫폼 QIWI가 진행한 설문조사(러시아 내 14~60세, 1501명 대상)에 따르면, 러시아 내에서 가장 유명한 상위 10개 게임은 다음과 같다.

<러시아 인기 상위 10대 게임>

[자료: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작성]

러시아 내에서 제작된 게임들도 플레이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2023년, 게임 디자인 교육 기관인 XYZ School과 'Future Games' 국제 토너먼트 팀이 러시아 내 게임 시장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유명한 러시아산 게임은 Atomic Heart, Escape from Tarkov, Heroes of Might and Magic V, Pathfinder 및 Allods 였다.

<러시아 내 인기 러시아산 게임>

[자료 :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작성]

게임 종류별 수익 창출 방식

게임 회사의 수익 창출 방식은 게임의 종류(무료 게임, 조건부 무료 게임, 유료 게임)에 따라 3가지로 나뉜다.

1) 무료 게임

무료로 배포되면서 게임 내 유료 결제 옵션 또는 게임 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거나 게임 오버가 됐을 때 플레이어에게 문맥 광고(웹의 방문자들이 보고 있는 페이지의 내용과 방문 습관을 기반으로 연관성 있는 내용을 자동으로 보여주는 동적인 광고)를 띄우는 방식이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계속하기 위해서 혹은 게임 속 보상을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광고를 시청한다.

2) 조건부 무료 게임

조건부 무료 게임은 플레이 자체에는 유료 결제가 필요 없지만, 게임 내에서 후원을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 게임 내 특전(신형 무기 혹은 희귀 아이템 등)을 얻고 싶다면 유료 결제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후원 기능은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어떤 유저들은 무료로 게임을 즐기는 반면, 어떤 유저들은 수백 달러씩 유료 결제를 하기도 한다.

3) 유료 게임

유료 게임에는 돈을 걸고 하는 갬블형 게임뿐만 아니라 접속 자체를 위해 유료 결제가 필요한 게임들이 포함된다. 유료 게임은 디스크 혹은 디지털 파일을 일회적으로 구매하거나 정기적으로 구독료를 지불해 플레이할 수 있다. 많은 게임이 추가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다운로드 가능한 컨텐츠(DLC)의 형태로 부분부분 나뉘어 판매된다. 러 유명 현지 언론 Kommersant에 따르면, 안정적인 소득을 얻는 러시아 내 성인 플레이어는 게임에 월평균 1000루블(약11달러)를 소비한다고 하며, 이들이 게임을 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15시간 정도라고 한다.

러시아 게임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

<러시아 게임 해외진출 성공 사례>

[자료: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작성]

한편, 2022년 말에는 Maxim Parshin 러시아 디지털 개발부 차관의 주도로 러시아 내 게임 산업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디지털 개발부 및 인터넷 발전 연구소의 고위 간부들과 VK와 Innova 등 주요 IT 기업의 대표들이 해당 회의에 참석해, 서구 게임 시장에 견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신생 게임 개발 및 배포 업체 출범 △러시아 내 게임 평가 기관 출범 △러시아 게임 스튜디오 수 14배 증가 △65억 루블 예산의AAA급 게임 25개 및 15억 루블 예산의 중저예산 AA급 게임 40개 발매 △ANO Digital Economy의 관리하에 특별 코디네이션 센터 설립 △Innopolis 대학교 산하 게임 산업 경쟁력 센터 설립 △Rosgame 산하 게임 산업 전략적 발전 센터 설립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 내 디지털 산업의 주요 인사들은 △안정화 시나리오(게임 산업 회복 및 러시아를 게임 개발 부문 상위 20개국 내에 위치시키기 위해 약 70억 달러 투자) △공격적 시나리오(약 200억 달러 투자, 시나리오의 골자 및 세부 사항은 비공개) △리더십 시나리오(러시아 내 게임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약 500억 달러 투자)의 3개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게임 수출 전략(Yandex Games 등 유명 업체들과 계약 체결)

2022년 대러 제재 이전까지 게임 개발자들은 Steam이나 Epic Games 등의 디지털 배급 플랫폼에서 게임을 판매할 수 있었다. 게임 배포를 위해서는 제작자들이 계정을 만들어서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수수료를 지불하고, 납세 및 지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2022년 3월부터 이러한 서비스들은 러시아 은행들과의 금융 거래 애로로 인해 중단된 상황이다.

러시아에 게임을 수출할 수 있는 대안은 다음과 같다:

  1) VK Play 등의 러시아 서비스를 통한 게임 홍보. 2022년 8월 기준, VK Play는 시청자 수 700만 명, 발매 게임 1만3000개 및 300명의 개발자를 보유

  2) 게임 판매를 위한 개인 웹사이트 제작

  3) 플레이어들이 1회 혹은 매월 결제할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 이용(예: Patreon, DonationAlerts, Boosty).

  4) 소셜 미디어를 통한 게임 판매

  5) 온라인 거래 플랫폼 혹은 마켓플레이스 (예: AliExpress, Ozon). 두 사이트 모두 디지털 상품 카테고리 보유

  6) 중개인 혹은 퍼블리셔 - 외국 은행에 계좌가 있는 퍼블리셔 또는 중개자에게 배포 위임 가능, 제재 비대상 은행을 통해 대금을 받거나 가상화폐 이용

<러시아 게임 산업 관련 전시회>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시사점

러시아 최대 게임 플랫폼 중 하나인 Yandex Games 관계자에 따르면 "서방 콘텐츠의 철수와 부재를 기회 삼아 러시아 콘텐츠는 격동하는 성장의 시기를 겪고 있다"라며 일시적으로 축소된 러시아 콘텐츠 시장의 회복과 성장을 전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관점에서도 게임 등 콘텐츠 산업은 러-우 사태 이후 물리적 상품 수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마리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게임사(EA Sports, CD Projekt, MS 등)의 대러시아·벨라루스 판매 중단 혹은 신작 게임 발표 보류 등으로 비즈니스를 축소해 나가는 와중에 러시아 플레이어들 또한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Yandex games, VK Play 등 러시아 내 자체 멀티플레이어 플랫폼을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게임 콘텐츠 수출을 검토하거나 외국게임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기업(러 Innova games 등)과 수익을 배분하는 형태로 진출하는 것이 검토가 가능하며, 이들은 다양한 결제방식(제3국 법인에서 결제, 암호화폐로 결제)을 가지고 있어 대금 수취에 애로도 덜한 편이다.

자료: RBC, MY.GAMES, retail.ru,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