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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아제르바이잔과 이란의 적대관계

아제르바이잔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2/03/19

■ 아제르바이잔과 이란 적대관계

- 국제사회에서 인접한 국가들 간에는 흔히 적대관계가 성립되어 왔으며 이란과 주변의 소국이라 할 수 있는 아제르바이잔과의 관계 또한 적대적이라고 할 수 있음.
- 19세기 초반 러시아와 페르시아간의 전쟁이 끝나면서 아제르바이잔과 이란의 국경선이 확정되게 되었으며 아제르바이잔의 남부지역은 페르시아 제국영토의 일부가 되었음. 1991년 이후 아제르바이잔이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하였고, 1994년 나로그노-카라바흐 전쟁의 종결로 인해 아제르바이잔 영토의 약 20%가 아르메니아에 의해 점령 당하였음.  
- 이러한 배경에서 이란의 반(反) 아제르바이잔 정책의 동기는 다음의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음. 

■ 이란 인구에서 아제르 민족

- 첫째, 구소련으로부터 아제르바이잔의 독립은 이란 인구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란 내 민족 가운데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제르 민족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만들었음. 이란 내의 다른 소수민족들과 마찬가지로, 아제르 민족은 자신들의 모국어로 자녀들을 교육시키거나 정부기관에서의 행정업무 등에서 공식적으로 아제르어를 사용할 수 없음.
- 아제르바이잔은 이란과의 협력관계에 있어서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1990년대 초반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인 엘치베이(Abulfaz Elchibey)가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서이란의 지지를 얻어낼 목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취한 이후 모든 역대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우호적이라 할 수 없는 입장을 취해왔음. 이란은 아제르바이잔의 이러한 정책이 자국 내 아제르 민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음.

■ 아제르바이잔과 서구의 우호관계

- 둘째, 이란은 안보와 에너지 분야에서 아제르바이잔과 서구의 밀월관계를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음. 
- 2001년 여름 카스피해 지역에서 이란은 무력사용을 위해 군대를 배치했었고, 이로 인해 BP가 아제르바이잔 인근 해역에서 시행중이던 원유 탐사작업이 중단되기도 하였음.
- 2011년 12월 아제르바이잔의 한 저널리스트는 이란을 비난하는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바쿠에서 살해당했는데 이는 바쿠내의 이란 정보부나 친 이란 단체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또 바쿠의 유대인 학교에서 근무하는 이스라엘인들을 공격하려고 기도한 아제르인들이 구속당하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이러한 사건의 배후에 아제르바이잔 내의 반 서구적인 분위기를 조장하기 위해 이란이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음.
 
■ 아제르바이잔의 세속주의 모델

- 셋째, 이란은 아제르바이잔의 세속주의적인 이슬람 모델은 이란 정권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 따라서 이란정부는 남 코카서스 지역에서의 분쟁에 있어서 같은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보다는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의 편에 서 있었음.
- 이란정부는 아르메니아에 대한 선호의 결과로 2007년 아르메니아에 대해 가스 파이프라인을 개설했고, 양국의 국경지대에 수력발전소를 건립하고 있으며, 양국 간의 고속도로와 철도 건설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
- 아르메니아 정부도 이란정부의 정책에 대한 화답으로 이란산 로켓과 자동소총의 구매를 추진하고 있음. 2011년 3월 이란의 노브루즈 신년행사에 아흐마디네자드(Mahmud Ahmadinejad) 이란 대통령은 아르메니아의 사그시안(Serzh Sargsyan) 대통령을 초대하여 양국 간의 건설적인 협력관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하였음. 
- 1999년 이란 국방부의 고위관계자는 아제르바이잔 내의 가발라(Gabala) 레이더 기지를 언급하면서 아제르바이잔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였고, 2011년 8월에는 아제르바이잔의 알리에프(Ilham Alyev)대통령을 위협하기도 하였음.

■ 아제르바이잔의 정책

- 그러나 이란의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공격적인 언행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아제르바이잔은 이란에 얼마나 적대적인가? 아제르바이잔은 대체로 이란에 대해 우호적이 아니지만, 이란의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권리를 지지해 왔음. 2011년 1월부터 향후 5년간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이란에 대해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결정하기도 하였음. 또한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영토 내에서 이란에 대항하기 위한 군사적 목적의 행위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음.
- 그러나, 이란의 정치 지도자들은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서구의 투자자들을 위협하고,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경제제재 정책을 사용하는 등의 공격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음.
- 이란은 또한 남 코카서스 지역에서의 정치적 불안정을 획책하고 아제르바이잔 내부에 대해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음.
- 이란 정부의 장기간에 걸친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위협과 폭언, 이란 정보부에 의한 테러와 아제르바이잔 국내정세에 영향을 주고자 하는 행위는 이미 도를 넘어서고 있으며 동 지역에 있어서 향후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음.

■ 총평
 
- 아제르바이잔은 소비에트로부터 독립한 이후 몇 번의 중요한 고비를 겪었지만 대체로 러시아보다는 서구와 밀접한 관계를 발전시켜왔음.
- 아제르바이잔의 원유산업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은데,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아제르바이잔은 국제원유가격의 고공행진 및 서구와의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장기간 두 자리 수의 경제성장을 지속해 왔음.
 

[아제르바이잔의 GDP 성장률]

- 아제르바이잔의 친 서구 정책은 동국가의 주요 산업인 원유-가스를 개발하기 위한 서구의 자본 및 기술의 유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과 관계가 깊음. 반면 아제르바이잔의 주변국이자 카스피해 인접국인 이란은 반 서구적인 정책노선을 지향하고 있는 상황임.
- 지역 내의 강국인 이란에 비해 아제르바이잔은 소국으로, 이란의 위협적인 정책으로 인해 아제르바이잔은 안보에 대한 위협을 받을 뿐 아니라, 이는 궁극적으로 아제르바이잔에 투자한 서구기업에 대한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임.
- 따라서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현재까지 추진하였던 것과 같이 정치-안보-경제적인 측면에서 서구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서구를 통해 정치적 안정을 보장받는 한편 경제발전을 추구해 나가는 정책을 기본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임.  
 

※ 참고자료

- Iran muscles on in Azerbaijan, Asia Times, 2012. 3.
- IMF, World Economic Outlook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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