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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키르기스스탄-중국 철도 건설과 주요쟁점

키르기스스탄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2/05/24

■ 키르기스스탄내의 반(反)중국 정서 대두

- 키르기스스탄과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통상, 투자협력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음. 그러나, 문화적, 언어적 차이점이 부각되고 있고, 양국 간의 국경문제에서 대부분 중국의 입장이 관철되었고, 최근 중국의 경제적인 부상과 이민이 이어지면서 키르기스스탄 내에 반(反)중국 정서가 대두되고 있음.
- 이와 같은 반중국 정서의 대두는 향후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인 변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을 연결하는 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를 낳고 있음.
- 중앙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한 WTO 가입국인 키르기스스탄은 지난 수년 간 중국이 중앙아시아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관문 역할을 해왔음. 이러한 역할을 통해 키르기스스탄에는 약 8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관세수입과 경유세금(transit fee) 및 기타 세금을 통해 정부 재정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음.
- 키르기스스탄의 많은 신흥 부자들은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부를 일구었거나 중국 상품을 주변 지역에 재수출함으로서 사업기반을 쌓아왔음.
- 그러나, 자국 내에서 중국산 제품의 증가와 함께, 키르기스 국민들은 도로공사, 공장건설, 전기 송신시설 건설 등을 위한 중국기업의 투자 프로젝트 진행과 수만 명에 달하는 중국 상인들의 유입을 목도해왔음.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추계에 따르면, 약 9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키르기스스탄 영토 내에 불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음.
- 이러한 중국인의 이주는 수 십 만 명의 키르기스 국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러시아나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고 있는 현실과 맞물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음. 중국과 키르기스스탄의 인구규모의 격차와 경제규모의 불균형은 키르기스스탄의 민족주의자들과 급진적인 그룹들로 하여금 소규모 내륙국가인 키르기스스탄의 중국 종속화 또는 중국 식민지화 우려를 갖도록 하고 있음.


■ 중국의 철도 건설과 쟁점

- 키르기스스탄 내에서 대두하고 있는 반중국 정서는 아탐바예프 대통령이 지난 해 취임이후 전략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연결 프로젝트의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
- 최근 불거지고 있는 논란 가운데 하나는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철도 건설에 대한 대가로, 자국 내의 금광, 알루미늄, 철광석 개발 사업권을 중국 기업에게 줄 것이라는 우려임.
- 철도 건설에는 약 20-45억 달러(U$)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양국 간 거래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제팀-투(Jetim-Too) 철광석 광구로서, 약 40-100억 달러(U$) 상당의 철광석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즉각 이러한 거래의 가능성을 부인하였고,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한 고위관료를 질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중국 측 관료들은 키르기스스탄 산악지대를 관통하는 268km의 철도 건설에 대한 대가로 유동자산이 부족한 키르기스스탄 정부와 일종의 스왑거래(swap deal)가 논의 중에 있음을 부인하지 않고 있음.
-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현재 두 가지 다른 제안을 중국 측에 제시하고 있음. 첫째는 중국기업이 철도사업에 대한 운영권을 약 12년 정도 독점하여 그로 인한 수익으로 철도 건설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임. 두 번째는 양 국가의 공/사기업을 사업에 참여하도록 하여 조인트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철도 건설비용을 조달하는 것임. 중국 정부는 두 가지 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단계임.
- 아탐바예프 대통령의 전임자였던 아카예프, 바키예프 전임 대통령들도 중국과의 철도 건설을 추진하였으나 실현되지 못하였음. 당시 중국은 아카예프 대통령에게 99년간의 철도 운영권을 요구했었으며 바키예프 대통령은 중국의 49년간 운영권 요구를 거절한 바 있음.


■ 철도 건설과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

- 아직까지 키르기스스탄 내에서는 특정 그룹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반중국 정서와 키르기스스탄을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의 강대국들이 중앙아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각들이 존재하고 있음.
- 일부 전문가들은 키르기스스탄 내 철도 건설이 중국의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경로를 단축시켜 중국의 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음. 따라서 그들은 러시아나 미국이 키르기스스탄 내의 민족주의자들을 통해 반중국 정서를 자극하여 동 프로젝트 실현을 방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
- 러시아의 경우, 철도 건설이 완료되면 자국을 경유하는 물류운송이 크게 줄어들 우려가 대두되어 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대륙철도의 중심지로써 부상하려는 계획을 심각하게 훼손당할 수 있음.    
- 미국의 경우, 중국을 해상에서 봉쇄하려는 미국의 정책적 의도가 철도 건설로 인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음. 게다가 동 철도 건설은 궁극적으로 이란의 철도 네트워크 및 페르시아 연안의 국가들과 연결되게 되어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해상루트를 통한 원유 수입의 부담을 덜 수 있고,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함.
- 위와 같은 강대국 간의 이해관계가 상존한 상황에서 반중국 정서의 대두는 단순히 키르기스스탄 내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그룹들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만은 보기 어려움.


■ 철도 건설에 대한 최종협의와 조건

- 한편,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철도 건설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볼 때 철도 건설은 키르기스스탄 보다는 궁극적으로 중국에게 매우 큰 이득이 될 것으로 보임.
- 즉, 현재의 여러 가지 상황과 아탐바예프 대통령의 추진 노력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은 결국 키르기스스탄의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키르기스스탄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임.
- 키르기스스탄 내의 반중국 정서와 프로젝트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각종 루머에도 불구하고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중국을 두려워하거나 미확인된 루머를 양산하거나 키르기스스탄을 중국으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의도들은 모두 잘못된 것이며 키르기스스탄은 세계시장으로의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이 철도를 필요로 한다."고 이야기함.   
- 그는 철도 건설에 반대하고 루머를 퍼뜨리는 그룹들을 '키르기스스탄 발전의 적'으로 규정함.
- 확실한 것은 그가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전임 대통령들 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중국과의 협상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임.


■ 총 평

 
- 중국과 키르기스스탄을 연결하는 철도 건설은 오랜 논의의 과정을 거쳐 왔음. 철도 건설이 이루어진다면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정치적 영향력 확대는 매우 크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임.   
- 다만, 동 지역에서의 반중국 정서는 키르기스스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며 이는 중국의 경제력이 증가하고 투자가 확대될수록 향후 증폭될 수 있는 사안으로 사료됨.       
 

※ 참고자료

- Anti China mood threatens push for Kyrgyz railway link, Asia Times, 20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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