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유라시아

■ 국민 정체성의 확립
-분석의 동기
ㅇ 오늘 날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과거 폐쇄적인 국가 이미지 및 정체성에 대한 외부의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음.
ㅇ 특히 과거의 역사 편력을 통한 과정 속에서 국가의 기원과 일치하는 부분들을 연구하여 자국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의지가 독립 후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상당히 강조되고 있음.
ㅇ 이러한 일련의 시도들은 투르크메니스탄뿐만 아니라 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과거 오랜 시기 동안 소비에트의 지배를 받은 바, 오늘 날 신생 독립국의 위상을 재고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 됨.
- 민족정체성의 의미
ㅇ 주지하는 바와 같이 민족이라는 개념은 특정한 공통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성립될 수 있는 주관적 의미인 만큼, 동일한 언어의 사용과 가시적인 국가 영토만 존재한다고 해서 그 개념을 단정 짓기는 어려움.
ㅇ 이러한 유형의 정체성보다는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귀속의식이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민족영웅 신화와 같은 요소들을 이용하여 국민들의 귀속의식을 강화시키려 하는 동향임.
- 대표적 민족영웅의 예
ㅇ 상기한 내용과 같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구성원인 민족의 자부심 강화를 위한 민족영웅 만들기를 시도했으며, 이러한 민족영웅 중에는 '오구즈 한(Oghuz khan)'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음.
ㅇ 오구즈 한은 중앙아시아 국가 및 터키 지역에서 잘 알려진 민족영웅으로, 투르크계 시민사회에서 그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경우임.

■ 민족영웅 오구즈 한에 대한 분석
- 명칭의 어원
ㅇ ‘오구즈’라는 단어는 고대 튀르크 제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이며, 오늘 날 그 의미는 부족집단이라는 의미로 인식되고 있음.
ㅇ 특히 ‘오구즈’라는 용어는 고대로부터 중앙아시아 지역 역사에서 빈번히 등장하는데, 오늘 날에는 이 지역 사람들의 이름에도 널리 사용됨을 감안할 때 그만큼 익숙하고 중요한 단어임.
- 오구즈 한에 대한 인물 분석
ㅇ 투르크메니스탄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민족영웅으로 인식되고 있는 오구즈 한은 오구즈족 중 한 인물일 것으로 판단되며, ‘한(khan)'이라는 유목민족 군주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아 사회적 지위가 있었던 사람으로 간주할 수 있음.
ㅇ 사실 상 유목제국사회에서 ‘한’의 의미는 공식적 지위의 왕이 될 수도 있으며, 혹은 비공식적인 부족 집단의 합의 하에 선출 된 대표로도 볼 수 있는데, 오구즈 한의 경우 특정 제국의 왕이라기보다 오구즈족 집단에서 중용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됨.
ㅇ 하지만 오구즈 한은 일반적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전설 속 인물로 그려지고 있으며, 민족영웅을 다룬 문학작품에서 그 기원을 살펴볼 수 있음.
ㅇ 따라서 실존 인물로 간주할 것인지 가상의 인물로 간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으나, 오늘 날 그에 대한 업적을 우상화하여 표현하고 있다는 점은 명백함.
- 신화 속의 오구즈 한
ㅇ 오늘 날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오구즈 한에 관한 설화 내용을 살펴보면, 그는 중앙아시아에서 출생, 카라 한(Kara khan)의 아들로 고대 튀르크족의 조상으로 나타나있음.
ㅇ 일반적 영웅 신화에서와 같이 오구즈 한 역시 출생 직후부터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가졌었고, 40일 만에 청년이 되었다고 기술되어 있음.
ㅇ 오구즈 한은 튀르크 민족을 위협하는 용을 자신의 힘으로 무찌르고 영웅이 되는데, 이후 그는 여섯 아들을 가지게 됨.
ㅇ 여섯 아들의 이름은 각각 ‘태양, 달, 별, 하늘, 산, 바다’로 지었으며, 이렇게 주요한 자연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특징을 보임.
ㅇ 이처럼 오구즈 한은 오구즈족들을 위해 여러 전장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며 민족을 지켜낸 전사이자 영웅으로 나타나 있음.
ㅇ 이는 곧 오구즈족들의 중앙아시아 지역 서진 당시, 개척해야 했었던 역경과 기존 그 지역에 거주하던 부족사회 집단들의 통합에 노력하여 성과를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오구즈 한의 영웅 신화가 역사적 맥락과 일부 연관되어 있다고 사료됨.

■ 현대 투르크메니스탄 사회와 오구즈 한
- 투르크메니스탄에서의 민족영웅
ㅇ 오늘 날 투르크멘 민족들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자신들의 조상을 오구즈 한으로 간주하고 있음.
ㅇ 이는 소비에트 시기 국경 획정 정책으로 인해 민족과 국가가 일치하는 않는 양상이 비롯되고 독립 투르크메니스탄에서의 투르크멘 민족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한 역사적 차원의 의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임.
ㅇ 사실 상 오늘 날 학계에서 투르크멘 민족들은 기존 투르크메니스탄이 주장하는 바와는 다르게 오구즈족의 후예라는 점에 대해 부정하는 입장이 상대적으로 강함.
ㅇ 이는 언어학적으로 투르크멘어가 오스만튀르크 및 아제리어와 유사하고 인류학적인 측면에서도 투르크족 지배 이전 토착민과의 혼혈 집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임.
ㅇ 하지만 결론적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의 입장은, 오구즈 한이 현재 터키나 우즈베키스탄의 민족영웅이 아닌 투르크메니스탄만의 영웅이라고 역설함.
- 시민사회에서의 오구즈 한
ㅇ 독립 이후 투르크메니스탄 사회에서는 오구즈 한의 역사적 업적을 기리고 영웅적 위상을 지키기 위한 의지를 다방면에서 찾아볼 수 있음.
ㅇ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쉬가바트 중앙광장에는 오구즈 한의 동상이 세워져있으며, 역사 교과서 및 시중의 잡지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음
ㅇ 특히 투르크메니스탄 언론에서도 오구즈 한에 관한 언급을 빈번히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같은 민족영웅의 홍보도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매김함.
- 국가적 노력
ㅇ 2001년 니야조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신성화 정책 사업의 일환으로 출간한 ‘루흐나마(Ruhnama)'에서도 민족영웅에 관한 언급이 되어있으며, 오구즈나마(Oghuznama)라는 출판물에는 오구즈 한에 대한 탄생 설화와 타 민족과의 항쟁, 여러 지역에서 경험한 원정기 내용을 담고 있음.
ㅇ 이처럼 현대 투르크메니스탄 사회에서 민족영웅에 대한 인식은 대단히 경건하며, 민족적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
ㅇ 이는 우즈베키스탄이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 중에서 가장 역사적 기원이 오래된 곳이라고 강조하는 점,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유라시아 지역에 산재했던 여러 부족들을 통솔했던 칭기즈 칸이 자신들의 원 조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례처럼 현대 중앙아시아 지역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하나의 문화정책으로 볼 수 있을 것임.

※ 참고 자료

▻ http://turkmenistan.ru/
▻ http://www.turkmenistan.gov.tm/
▻ http://www.turkmenistaninfo.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