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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아제르바이잔-투르크메니스탄 관계악화

아제르바이잔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2/07/09

■ 카스피 해 유전개발과 양국 간 갈등

- 투르크메니스탄의 니야조프 전 대통령의 사망이후 줄곧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왔던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 양국의 관계가 최근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음.
- 최근 갈등의 원인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카스피 해의 원유매장량 약 1억 500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에 대한 지질조사를 시작하면서 시작되었음. 이 유전은 처음 아제르바이잔의 지질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카피아즈(Kapyaz)’로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세다르(Serdar)’로 각각 불렸음.
- 아제르바이잔 외무부장관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의 지질조사활동에 대해 바쿠(Baku)의 투르크메니스탄 대사를 소환하여 유감을 표시하였고 외무부차관인 칼라포프(Khalaf Khalafov)는 양국 간의 협정위반에 대해 강력한 항의의 의사를 표명하였음.
- 또한 아제르바이잔 외무부장관은 투르크메니스탄 대사에게 2008년 양국의 수반들이 카스피 해의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이전까지 동 유전에 대한 일체의 탐사나 생산 활동을 금하기로 합의한 사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투르크메니스탄의 행위가 불법적인 것이며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 해에서 자주권을 보호할 권리가 있음을 공표하였음.
-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반응에 대해 투르크메니스탄도 즉각 대응하였음.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아제르바이잔 국경수비대(Azerbaijan’s State Border Service)가 카스피 해의 아제르바이잔 수역이 아닌 곳에서 과학적인 목적으로 연구 활동을 하는 민간 상선에 대해 불법적인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러한 조처들이 계속될 경우 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경고하였음.
- 아제르바이잔 석유공사(SOCAR)도 외무부와 함께 동 문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였음. 석유공사의 부사장인 가시모프(Suleyman Gasimov)는 카피아즈유전이 카스피 해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힘.
- 그는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에게 동 유전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수차례 협상을 제시했지만 법적으로 불투명한 카스피 해의 상황으로 인해 현재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힘. 


■ 카스피 해 관련 양국 간 갈등과 아제르바이잔 측의 평가

- 카스피 해와 관련한 문제에서 양국 간의 관계악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님. 1997년 이래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수차례에 걸친 외교적 분쟁을 겪어왔음.
- 매번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아제르바이잔이 투르크메니스탄 구역에 속하는 유전 지대에 대해 탐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해왔음. 2006년 이후 양국 간 관계는 상호 대사관을 재개설하고 베르디무하메도프(Gurbanguly Berdimuhamedov)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을 공식 방문하는 등 개선되어 왔음.
- 현지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을 단순히 두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들이 이 문제에 관여해 온 과거의 경험들을 볼 때 이 지역 전체의 지정학적인 상황을 통해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음. 한 아제르바이잔의 정치전문가는 금번 투르크메니스탄의 행동의 배후에는 동 지역에서의 에너지 독점을 통해 유럽에 대한 독점적 에너지 공급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러시아 정부의 압력이 존재한다고 피력함.
- 그 증거로서 투르크메니스탄의 도발행위는 클린턴(Hilary Clinton) 미 국무장관이 동 지역을 방문하여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 양 국의 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지지한다는 것을 확인한 직후에 이루어졌다는 것임.
- 양국 간의 공동 프로젝트와 협력은 궁극적으로 에너지부문에서 카스피 해 지역의 에너지를 러시아를 경유하지 않고 유럽으로 수출하는 기반을 확보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러시아의 에너지 전략과 상반되는 것임.  
- 그러나 현재의 갈등이 향후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 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정치-외교적 결과를 초래하거나 심각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음.


■ 갈등에 대한 다른 논의들

- 한편 친 러시아 성향의 레그넘 통신(Regnum news agency)은 최근 사건의 배후에는 이란 정부가 있다고 주장함. 지난 5월 있었던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의 외교 분쟁 이후 이란 정부는 아제르바이잔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이란 정부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를 설득하여 아제르바이잔에 대해 도발하도록 사주하였다는 것임. 만약 이러한 해석이 정확하다면 이란은 명백히 양국 간의 관계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음.   
- 아제르바이잔에 위치한 ‘석유연구센터(Center for Oil Studies)’ 소장은 투르크메니스탄의 행위가 내부적으로 완전히 합의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명함. 최근 양국 간의 외교적 갈등의 사례는 모두 정치적인 사안이었고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갈등은 없었다는 것임.
- 또한 카스피 해 유전을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아제르바이잔의 제안은 카스피 해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유전개발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추장비와 인적자원이 부족한 투르크메니스탄에게도 최선의 이익이 되는 방안이었음. 이러한 상황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이 독자적으로 탐사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은 의구심이 드는 사안임.
- 게다가 카피아즈 유전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아제르바이잔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트랜스카스피안 가스 파이프라인을 희생시킬 정도로 큰 유전이 아님.
- 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 군대는 카스피 해에서 15척의 군함과 300여 명의 해군을 동원한 군사훈련을 감행하였음. 동 군사훈련은 러시아가 카스피 해에서 자국의 영향력과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평가되고 있음.
- 현재까지 양 국의 대통령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음.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갈등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어야 하며 사태가 지연될 경우 다른 국가들이 관여하게 될 수 있다는 점임.  


■ 총 평

- 카스피 해 지역에서의 원유개발은 동 지역에 대한 주변국들의 정치-경제적인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얽혀있어 특정 주체에 의한 일관적이고 신속한 사업추진이 어려움.
- 특히 러시아는 카스피 해 지역에 대한 자국의 기존 영향력을 그대로 유지시켜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자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해 나가겠다는 입장임.
-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의 분쟁에서 러시아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는 확실치 않으나 확실한 것은 동 지역에서 러시아는 자국의 정치-경제적 이익이 침해되는 상황을 그대로 묵과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며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그러한 상황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점임.


※ 참고자료

- Azerbaijan-Turkmenistan Relations: Shattered Brotherhood, Jamestown, 2012. 7.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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