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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우즈베키스탄 환경문제와 시민환경단체

우즈베키스탄 이지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동방학대학교 강사 2012/07/19

아랄 해(Aral Sea)는 중앙아시아에 위치하며 한때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내해(內海)이자 풍부한 어류자원으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20세기 인류가 초래한 가장 큰 환경 파괴의 산물로 전락했다. 아랄 해로 흘러들던 아무다리야와 시르다리야 강의 물을 소련 시기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각 공화국 사막지대의 관개농업(목화재배)에 사용, 아랄 해로의 유입량을 급속히 줄였고 현재는 원량 수량의 10%정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소비에트 시기 중앙아시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육성된 목화산업에 투입된 각종 살충제와 화학비료 등으로 아랄 해와 두 강의 수질 및 일대 토양은 매우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랄 해가 과거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에 대부분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공유자원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으로 인해 일정 기간 개별 사용자(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계속해서 최대한 이익을 취하였지만 과도한 개발과 무분별한 이용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파괴와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독립 직후부터 국가 정책상 우선순위에 양적 경제성장과 국내 정치안정을 핵심 목표로 설정했던 반면, 환경보전 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특히 아랄 해 오염과 고갈로 인한 생태, 환경, 보건상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으면서도 관련한 직접적, 적극적 조치는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우즈베키스탄은 역내 환경보존 기구의 출현과 국제원조사회의 지원, 성장에 대한 새로운 인식 태동으로 생태환경에 점차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본 글은 우즈베키스탄 내 진행되고 있는 환경보존 운동의 현황과 주요 시민단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환경보존에 대한 관심이 국가전략에 반영된 것은 2005년 '잠정 후생개선전략(Interim Welfare Improvement Strategy: I-WIS)'이 시초이다. I-WIS는 우즈베키스탄의 국가개발계획으로 UN의 새천년개발목표(MDGs)로 지정된 8개 목표와 일치하며 이에 따른 분야별 전략과 정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후 I-WIS를 보다 구체화한 '2008-2010 후생개선전략(WIS)' 계획이 2007년 발표되었고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본 계획을 추진하는데 국제원조사회의 지원과 개별 공여 국들의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파악하여 분야별 ODA 유치 계획과 소요예산, 우선순위, 투자 프로젝트 등을 결정하였다. 2009년에는 '무상원조 기반의 기술협력 확대를 위한 조치'를 결의하여 2010-2011년간 우즈베키스탄이 유치하고자 하는 사업의 우선순위와 프로젝트들이 결정되었다. 이 중 생태계 및 환경 보호, 식수 및 위생 환경 개선 등에 배정된 예산의 비중은 각각 5.04%, 17.77%로 전체 투자 예산의 22.81%를 차지했다.  
 

이러한 움직임과 동시에 우즈베키스탄 내부에서도 지속가능한 개발이 생태환경 보존과 병행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서서히 태동하기 시작했다. 이 중 주목할 만한 일은 아랄 해로 대표되는 우즈베키스탄의 환경문제 극복과 국민보건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목표로 하는 환경시민단체 ‘우즈베키스탄 생태운동(Ecological Movement of Uzbekistan, 이하 생태운동)’ 탄생이다. ‘생태운동’은 2008년 8월에 창립된 시민단체로 “건강한 환경-국민의 건강(Соғлом муҳит –инсон саломатлиги)”이 핵심 슬로건이다. 본 단체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시민들과 연대하여 환경과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정치, 경제, 사회 개혁을 생태적인 시각에서 추진하는 것이다. 즉, 시민단체라는 특성을 살려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낙후된 환경법 개정 및 새로운 환경법 제정 등을 통해 보다 국민이 쾌적한 환경 속에 살 권리를 보장하며 나아가 건강 증진, 다양한 천연자원의 보호와 합리적인 사용 등을 중점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까지 ‘생태운동’이 추진해 온 주요 활동을 살펴보면, 1) 자연보호와 생태환경 향상에 시민의 참여도 증진; 2) 생태-환경보호에 관련한 기존의 법률 보완 및 신(新) 환경법 제정; 3) 자연환경의 합리적 사용방안 고안; 4) 국민의 삶의 환경 개선, 친 생태적 양육과 교육 체계 발전; 5) 국제적 공조를 통한 생태-환경 보호 추진; 그리고 6) ‘생태운동’ 단체에 참여하는 비정부, 비영리 조직 간의 활동 총괄 등으로 요약된다. 무엇보다도 ‘생태운동’ 단체가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우즈베키스탄 중앙선거위원회가 2009년 12월에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에서부터 총 150석 중 15석을 본 단체에 의무적으로 배정하는 결정 때문이었다. 이는 선거라는 경쟁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른 정당과 나란히 의회에서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향후 우즈베키스탄 정치에서 환경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문제를 의회 내에서 상시적으로 공론화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환경정책을 법제화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고 환경문제 전문가들이 의회 내 환경관련 법률을 심의, 입안하는 과정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에 환경문제를 설정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의의가 있다.
 

2008년 출범 후 현재까지 ‘생태운동’은 정부 관료들과의 여러 차례 모임에서 생태보존감사가 제공하는 자료와 국가 환경프로그램 집행부 보고서 등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했으며 이러한 모임은 카라칼파키스탄 자치 공화국, 안디잔, 나망간, 타시켄트 등에서도 개최되었다. 또한 하원의원, 부처 장관 및 위원 회장, 지방당국, 기업체 대표, 생태-환경 과학자 등과 정기적 회의를 통해 생태환경 보존에 대한 효과적인 방안 도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한편 ‘생태운동’은 환경보호에서 시민의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2009년 핫라인을 개설하였다. 이 핫라인은 환경보호, 위생, 전염병 현황 등의 정보를 시민과 관련 단체로부터 수집하여 우즈베키스탄 전 지역과 공유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이다. ‘생태운동’은 지방의 사회-경제적 상황과 삶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해당 지역 시민과 지방 당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아랄 해 지역권인 ‘생태운동’ 카라칼파키스탄 지부는 현지 주민들과 함께 고갈된 아랄 해 지역에 ‘삭사불(saksavul)'이라는 묘목 심기 작업을 펼치는 한편 정부의 지원을 유치해 낙후된 의료센터를 확충 중이다. 아무다리야 강 부근의 농지 환경 개선 프로젝트 역시 지역 주민과 학생들의 협력을 통해 실시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구 노력은 우즈베키스탄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본 환경단체나 해외지원 단체의 지원을 받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생태운동’ 단체는 2009년 의회 선거에서 처음으로 의회에 입성한 후 2010년 3월 회의에서 2010년 주요목표로 1) 향후 우즈베키스탄 환경정책의 기본 방향과 콘셉트 구축; 2) 환경특별법 제정과 기타 환경법 제정, 법률 집행 매커니즘 구성; 3) 국제환경법에 준하는 우즈베키스탄 생태-환경법 상정; 그리고 4) 생태-보건 분야의 법률 집행을 위한 다양한 분석활동 등을 설정하였다. 이 중에서도 의회 내 ‘생태운동’ 단체가 2010년도에 가장 주목하고 있는 대상은 1992년 채택된 ‘환경보호법’과 ‘국가위생감독법’에 대한 개정과 보완이다. 이러한 환경관련 법률 정비 과정에서 ‘생태운동’ 출신 하원의원들은 국제적 기준을 도입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2010년 내로 기존의 환경관련 법규를 총망라하게 될 새로운 ‘환경법’ 상정과 채택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또한 생태운동 소속 의원들은 이들은 올해 중으로 “지속가능한 환경 관리를 통한 경기 부양”과 “환경감독” 및 “환경 손실” 등과 관련된 새로운 법을 입법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 외에도 우즈베키스탄 내의 환경 관련 법률 - ‘토지 코드화’ 및 ‘임야보호’, ‘유해 방사선 관리’, ‘지하자원 활용’ - 등을 생태보존 시각에서 새롭게 수정 및 보완할 예정이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은 향후 우즈베키스탄 환경, 생태 문제에 대한 접근과 해결방안이 기존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은 미래 세대가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경제적, 사회적 발전, 즉 경제개발, 사회개발, 환경보호 간의 적절한 균형을 의미한다. 본 글에서 살펴본 ‘생태운동’ 단체는 바로 성장과 환경, 생태 보존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태동했다는 의미를 가지며 장기적으로는 우즈베키스탄 시민사회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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