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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투르크멘 가스개발 사업의 개방정책

투르크메니스탄 황영삼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2/08/20

가스 산업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국부창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덕택에 투르크메니스탄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안정적인 사회보장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소련 시기부터 천연가스 개발이 국가산업의 주요 부문으로 간주된 이래 지금까지 가스 산업은 투르크멘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강력한 개혁정책의 일환으로 가스 산업의 대외개방화가 추진되고 있는 점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전략에 속한다.

투르크멘 가스는 주로 육상 광구에서 개발되었는데 마리 주의 욜로탄 지역과 레밥 주의 말라이 지역이 대표적이다. 전자는 2009년 12월 CNPC(중국국영석유회사), UAE Petrofac Emirates 및 한국의 LG 인터내셔널과 현대 엔지니어링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지역인데 특히 한국의 경우는 가스재처리 시설 건설(탈황시설공장이며 올 가을에 완공목표)에 주력하고 있다. 투르크멘 정부는 욜로탄 가스전을 전격적으로 개발하려던 쉐브론사의 제의를 거부하고 중국, 아랍에미레이트연합, 한국에 개발권을 주는 파격적 선택을 하였다. 그리고 아무다리아 강변의 말라이 가스전은 소련 시기부터 개발되어 왔으며 역시 2009년 12월에 완공된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중국 신강에 이르는 가스파이프 라인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제 투르크메니스탄은 공식적으로 더 이상 육상가스전 개발을 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카스피 해 지역의 투르크멘 수역에 매장되어 있는 해상 가스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였으며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투르크멘 지질학자들과 미국의 전문회사가 추정하고 있는 이 일대의 가스 추정량은 6조 5천억 m3 정도이며 동시에 120억t의 원유매장도 진단되고 있다.

사실 카스피 해 해상가스전 개발사업에는 말레이시아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페트로나스사(Petronas Charigali)와 투르크멘 정부는 1996년 7월 1일에 카스피 해 제1광구 지역에 대해 생산물분배계약(PSA)을 체결하고 채굴에 들어갔던 것이다. 동 협정에 의하면 막팀굴리, 오베즈, 디야르베키르 가스전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가스 2,450억 m3와 약 7,500만 톤의 원유 및 콘덴세이트의 개발이 보장되었다. 결국 2011년에 페트로나스사가 투자한 카스피 해 가스전에서 투르크멘 최초의 가스가 생산되어 수출용 선적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은 향후 투르크멘 가스 산업의 해상 개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아울러 생산이 최대가 될 때는 연간 100억 m3의 가스 생산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하여 2011년 7월 키얀리(Kiyanly) 마을지역의 대규모 복합 산업시설이 공식적인 가동에 들어갔는데 여기에는 생산준비 시설, 지상 가스터미널 등이 설비되었다. 이 시설은 페트로나스에서 채굴한 가스를 넘겨받아 재처리하는 곳인데 이 시설의 개관식에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말레이시아 총리가 참석한 바 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기업은 막팀굴리 가스전에서 채굴한 가스의 재처리 공장설비에 약 5억 달러를 투자하였다. 작년 7월 페트로나스사와 투르크멘가스사(투르크멘 국영가스회사) 및 대통령 직속 탄화수소 자원관리청과의 가스판매에 관한 계약이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최초로 해상 광구에서 가스를 개발, 판매하게 된 최초의 사례에 해당된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수출은 종전에 주로 러시아에 대하여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이란이나 중국으로 공급량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더욱이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로 이어지는 가스관(TAPI) 건설이 추진 중에 있고, 유럽으로도 공급하려고 하는 것(Nabucco라인과 연결)이 투르크멘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이다. 특히 카스피 해를 횡단하는 유럽 노선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해상가스전 개발과 공급시설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투자와 설비가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르크멘 정부의 외국인투자 유치노력은 매우 적극적이다.

현재 해상 가스전 투자는 페트로나스사 외에 다른 외국기업이 카스피 해의 투르크멘 영역에서 PSA에 입각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드라곤 오일(Dragon Oil: UAE-UK)이 제이툰 및 쥐갈리벡 가스전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시장성 있는 20억 m3의 가스와 100t 가량의 액화가스 및 30~40만 톤의 가스 콘덴세이트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리고 러시아 회사인 이테라 및 자루베즈네프트(Itera & Zarubezhneft) 또한 제21광구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대략 2018년경이면 1,000억 m3의 가스가 생산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도 독일회사 RWE Dea AG, 오만-캐나다 회사, 덴마크-인도 컨소시엄 등 타 외국기업들도 카스피 해 가스전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투르크멘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투자 유치정책 그리고 대외 개방적 자원개발 정책에서 비롯되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최근 3년 동안 가스개발에 관한 국제회의를 대규모로 개최한 바 있으며 올해 5월에는 카스피 해 연안의 리조트 아바자 관광지구에서 세계 굴지의 에너지 회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회의가 진행되었다. 먼저 후원사들을 보면 흥미로운 것이 등급이 매겨져 있는 일인데 쉐브론사가 플래티넘급으로 최고의 위치에 랭크되었다. 그리고 ENI와 LG 인터내셔널(골드급), BP, CNPC, Exxon Mobil(실버급), 현대 E&C, Shell 등 15개사(브론즈급) 등 모두 21개 회사가 국제회의를 후원하고 발표자로 참여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가히 투르크멘 자원개발 시장의 공개경쟁 상황과도 진배없다. 이것은 마치 카자흐스탄 정부가 1990년대에 자원개발의 대외공개를 천명하여 국가 경제성장을 추진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국제회의에 참여한 해외의 에너지개발 회사는 위에 언급된 후원사 말고도 OMV(오스트리아), SOCAR(아제르바이잔), GAIL(인도), 페트로나스, Total(프랑스), Petrafac(UAE), Statoil(노르웨이), Ghazanfar Group(아프가니스탄) 등이며 일본의 국제협력은행도 참가하였다. 한국에서도 앞에 언급된 LG와 현대가 투르크멘 에너지개발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가스채굴의 기술혁신, 환경보전 문제, 가스판매, 시장 확대 문제, 국가 간 협력, 투르크멘 가스 및 석유화학 산업발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역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투르크멘 정부는 카스피 해 가스전 개발사업에 적합한 해외투자기업을 선택할 것이며 해외기업 또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전략을 모색할 것이다. 중요한 점은 투르크멘 가스전 개발사업은 카스피 해 해상가스전에 국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가는 터키인데 터키는 투르크멘 가스전과 연결되는 가스파이프라인 건설의지도 높다. 더구나 양국은 민족과 역사, 문화적인 면에서 동질적이며 투르크메니스탄에 투자한 터키 자본 또한 타 국가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러한 투르크멘 가스개발의 복잡한 구도 속에서 한국정부와 기업이 취할 전략적인 판단은 그렇게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이나, 러시아, 터키와 같이 지리적인 이점도 없고 쉐브론, BP, 엑슨모빌과 같은 메이저사와 같이 충분한 자본도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취할 선택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황장비 시설이나 도로의 정비를 통한 낮은 투자위험도 사업과 앞서 말한 터키 자본과의 컨소시엄을 통한 가스전 개발사업 전략이라는 장기적이고도 점진적인 안목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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