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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투르크멘 인구-주택 조사 실시의 의미와 전망

투르크메니스탄 황영삼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2/12/26

2012년 12월 15일부터 26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인구-주택 조사가 전면 실시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초로 주택에 관한 조사도 포함되며, 인구조사만 행해졌던 독립 투르크메니스탄 최초의 1995년 센서스와 차이가 있다. 사실 현재 투르크메니스탄의 정확한 인구통계가 나와 있지 않는 관계로 인용되는 수치가 발표기관에 따라 다양하다. 먼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당국은 대략 700만 명 정도로 집계하고 있으나, UN 관련기관에서는 5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주 투르크메니스탄 한국대사관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하여 488만 5천명(2009년 7월 기준)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같이 큰 폭의 차이가 있는 것은 1995년 인구조사 이후 17년 동안이나 재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기인된다.

그렇다면 투르크멘인들의 인구조사 역사는 어떻게 될까? 투르크멘인에 대한 최초의 인구조사는 1881년 괵데페 전투 중간에 실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때 영역은  자카스피 주를 구성하게 되는 러시아제국령이었다(아할, 마리, 발칸, 아쉬가바트 포함).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로 공개된 것은 제정러시아의 최초이자 마지막에 해당하는 1897년의 인구조사에서였다. 1897년 당시 자카스피 주의 거주 인구는 41,877명이었고 여기에 거주하던 투르크멘인들은 2,077명으로 파악되었는데, 이때 사용된 기법은 혈연적 민족 개념보다는 제1언어의 선택에 따른 것이었다. 즉 투르크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2천명 정도였다는 식이었다.

투르크멘인들은 전통적으로 유목생활을 하는 민족이고 19세기 당시만 하더라도 현재의 투르크멘 지역 이외에도 주변의 광범위한 지역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19세기 당시의 인구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소련 시기의 최초 인구조사가 1926년에 실시되었는데 이때는 투르크멘인들의 소비에트 공화국이 1924년에 출범한 이후의 시기가 된다. 투르크멘 공화국 전체 인구 975,599 명 중 투르크멘 민족이 719,792 명으로서 전체의 74%를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련 전체로 확대하면 투르크멘 민족은 763,840 명으로 늘어난다.

소련에서 실시된 제2차 전국인구조사는 1939년에 있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의 진행으로 인하여 정확한 집계가 되지 않아 공식적인 효력은 없다. 하지만 당시 투르크멘 공화국 전체 인구 125여만 명 중 59% 정도인 74만 명이 투르크멘 민족으로 정리되었다. 종전 후 인구조사는 1959년에 실시되었는데 당시 투르크멘 공화국 전체 인구 1,516,375명 중 61%인 923,724명이 투르크멘 민족이었고 소련 전국으로 확대하면 100만 명 정도로 집계되었다. 투르크멘 민족이 60% 정도로 낮은 것은 러시아인 등의 유입으로 인한 인구구성비의 변화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1970년, 1979년, 1989년에 소련에서 인구조사가 실행되었는데 투르크멘 공화국 인구가 각각 215만 명, 275만 명, 352만 명으로 증가하면서 투르크멘 민족은 141만 명, 189만 명, 253만 명 등으로 늘었으며 비율은 각각 65%, 68%, 72%로 증가 양상을 보였다. 1989년 소련 최후의 인구조사에서 연방 전체에 거주하던 투르크멘인들의 수는 272만 명 정도로 집계되었다.

독립 이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실시된 인구조사는 1995년에 있었는데 이때는 인구 규모 정도만 파악하는 조사였다. 이때 국가 인구 443만 명 중 77%인 340만 명 정도가 투르크멘 민족으로 밝혀졌다. 이후 17년 동안 인구조사는 실시되지 않았고 그 결과 현재 투르크메니스탄 전체 인구 및 정확한 투르크멘 민족의 비율에 대해 추정치만 나오고 있을 뿐이다.

한편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투르크멘인들을 보면 우즈베키스탄에 12만 명, 타지키스탄에 4만 명, 러시아에 3만 명 (모두 추정치) 정도이며, 그 외에도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터키, 시리아, 요르단 등지에 투르크멘인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아스트라한과 스타브로폴에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투르크멘인 공동체가 있어서 러시아-투르크메니스탄 양국의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상트 페테르부르그, 모스크바 등 대도시에도 투르크멘인 동포사회가 형성되어 있다. 해외 거주 투르크멘인들은 국내에 구성된 ‘투르크멘 동포회의’를 통하여 모국과 연결하고 있다.

인구조사는 국가의 정책수립과 발전방향을 위한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것으로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실행하며 소련 해체 후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등의 국가에서 이미 정기적으로 수차례 실시된 바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선진국 진입을 위한 2011~2030 국가발전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수립 및 실행을 위하여 이번 인구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1995년의 경우와는 달리 주택조사를 포함하여 인구-주택조사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 급격히 변동하고 있는 주거환경의 실태가 정확히 파악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인 아쉬가바트에서는 대리석으로 건립된 고급아파트들이 대규모로 건설되고 있는데, 과거 소련 시기의 낡은 아파트를 대체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공터에 신아파트들이 들어서기도 하지만 낡은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새로운 주거지가 마련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정책상 최소한 수도의 주거환경은 완전히 고급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낡은 주거지는 모두 일소되고 그 자리에 대리석으로 된 고급아파트들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시민들에게 알려져 있다.



물론 지방의 경우 열악한 주거환경이 있는 곳이 여전하며 이에 대한 점진적인 투자와 건설이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 투르크멘바쉬의 아바자 지구 등 국가적 차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관광특구의 경우 허허벌판에 호텔과 비즈니스 빌딩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외국투자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모든 현대화 정책들은 현 대통령이 계획하고 있는 올림픽 유치의 전략에도 연관되고 있다.

이번에 실시되는 인구조사가 완결되면 투르크멘 인구 구성에 관한 정확한 수치가 밝혀질 것이다. 투르크멘 정부에서 제시한 700만 명 정도가 맞는 것인지 국제사회에서 추정하는 500만 명 정도가 맞는 것인지 확인될 것이다. 현재 그 추정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외국전문가들이 진단하는 국가진단에도 문제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통계의 집계와 분석에는 이후 1~2년이 소요될 것이지만 현 대통령이 결정한 인구조사 실시는 국제사회에 투르크메니스탄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더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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