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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활동 중인 터키 기업 - 실태와 전망

투르크메니스탄 황영삼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03/13

천연가스를 주요 경제적 국부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은 폐쇄적 고립정책으로 유명하던 니야조프와 온건 개혁성향의 현 대통령 베르디무하메도프의 집권 20여 년 동안 꾸준한 정치적 안정과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구가하고 있다. 두 대통령의 경제적 철학 차이로 인하여 대외개방의 정도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국가발전을 위한 외국투자의 필요성은 공히 인정하고 있었다.
터키는 투르크메니스탄을 향해 지리적 인접성, 투르크 문화라는 동질성, 언어적 유사성, 역사적 공통성, 민족적 친근성 등 어느 국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적극적인 접근정책을 펼쳐 나갔다. 외국 박사학위의 전면적 불인정을 표방했던 니야조프 시절에도 유독 터키의 박사학위만 인정되었다는 사실에서 양국의 돈독한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유리한 배경을 발판으로 터키의 대기업들은 경제성장을 추진하던 투르크메니스탄에 발 빠르게 진출하였고 그 결과 현재까지 투르크메니스탄에 진출한 해외기업 가운데서 터키 기업이 단연 돋보이게 되었다. 수도인 아쉬가바트를 가 보면 화려한 대리석 건물이 즐비하고 잘 정돈된 도로 및 분수공원 등이 첫 방문자들의 마음을 압도할 정도다. 어떻게 보면 카자흐스탄의 신수도인 아스타나의 도시 외관과 상호 경쟁 하는듯한 인상을 줄 정도다.

그런데 도심 중간 중간에 보이는 문구가 바로 폴리멕스(POLIMEKS - 터키어로 POLİMEKS)인데, 이것이 바로 투르크메니스탄에 오래 전부터 진출했던 터키 대형 기업그룹의 이름이다. 2011년 매출액만 20억 달러로 터키 및 세계 굴지의 재벌기업으로서 투르크메니스탄을 비롯하여 신생 국가 경제발전에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다. 아쉬가바트 남쪽 지역에 독립공원이 위치해 있고 여기에 독립기념탑이 세워져 있는데 이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대표적인 상징물 중의 하나이다. 2000년에 이 기념탑을 건설한 회사가 바로 폴리멕스사였다. 유명한 ‘분수 쇼핑몰’과 함께 터키기업의 작품을 보여준 것이었다.

이것을 필두로 폴리멕스사의 활동은 더 활발하게 되었고 이듬해인 2001년에는 독립10주년 기념탑, 중립기념탑 그리고 공공건물로서 국가기록원 건물 등이 완공되었다. 계속해서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문화유산센터(2002), 아쉬가바트 경마장(2003), 막팀굴리 음악-오페라 극장(2003), 밀 박물관(2005), 인형극장(2005), 국세부(2006), 분수공원(2006), 유아원(2006), 청소년 캠프장(2006) 등이 니야조프 대통령 재직시에 완공된 폴리멕스사의 결실이었다. 중요한 것은 니야조프 대통령이 아쉬가바트 도시 전체를 대리석 건물로 바꾸고 아파트까지 고급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 일환으로 2003년에 대규모 고급 아파트 단지로 조성된 신도시 건설이 시작되었는데 현 대통령 시기인 2010년에 종결되어 모두 947개 동의 고급 아파트가 시민들에게 공급되었다. 폴리멕스사의 건설투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문화부 건물(2007), 아쉬가바트 쇼핑몰(2007), 보건부 초등학교(2007), 백화점(2008), 종합분수공원(2008), 중앙은행 초등학교(2008), 종양학 병원(2009), 민족박물관(2009), 종합의료타운(2010), 약학대학 건물(2010) 등이 나타나게 되었고, 목화유 공장(2010), 콘크리트 공장(2010) 등의 공장도 건설되었다. 지방에서는 이미 전임 대통령 시기에 완공된 투르크메나바트 정수장 시설(2004)을 비롯하여 관광특구로 지정된 아바자 지역에 아바자 호텔(2009), 아쉬가바트 정수장(2009), 투르크멘바쉬 및 아바자 용수 공급시설(2010), 투르크멘바쉬 국제공항(2010), 투르크멘바쉬 해수담수화 공장(2010) 등이 폴리멕스사가 만든 것이다.

다시 아쉬가바트에서 완공된 건물을 보면 2011년에 헌법기념탑, TV송신타워, 결혼궁전, 야외 의전식장 및 조약체결 장소, 국방부 청사, 니사 호텔, 아쉬가바트 호텔, 독립공원 분수 공원, 찬디빌 간선도로 등을 언급할 수 있다. 2012년에는 종합사관학교 건물, 문화-레크리에이션 센터 등이 완공되었다. 지방의 경우 발칸 주의 제벨 시멘트 공장(2011)과 레밥 시멘트 공장(2012) 등이 폴리멕스 작품이다. 2013년 현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은 아쉬가바트의 기술센터(~2014), 추모공원(~2014), 아바자 국제컨벤션 센터(~2015), 아쉬가바트 신공항(~2016) 건설사업 등이다.

2007년 이후에도 폴리멕스사의 사업이 지속적으로 전개된 것은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덕분이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투자활동은 대통령의 재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업 내용을 보면 아쉬가바트 및 투르크메니스탄 경제발전에 끼친 폴리멕스사의 공헌은은 절대적이다. 폴리멕스 없이 아쉬가바트는 현대화될 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에 아쉬가바트에 완공된 문화-레크리에이션 센터는 유흥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흥미로운 건물이다. 글자그대로 레크리에이션의 필요성을 인지한 국가지도부의 방침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볼링, 당구, 카페, 오락실, 10대들의 공간 등으로 이루어진 이 센터는 요즈음 자랑거리 중의 하나에 속한다. 아바자 관광지구에 건설하고 있는 국제컨벤션 센터는 중앙아시아 최대의 회의 건물로 등장하게 된다. 2015년에 완공목표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의 비용은 약 2억 달러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최대 2천명 수용의 국제회의실과 200명 수준의 멀티회의실 및 6개의 소형 회의실로 구성된다.

2012년에 폴리멕스사가 수주한 2단계 올림픽타운 건설프로젝트는 14억 달러 수준으로서 2016년에 종합경기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계획하고 있는 2017년에 아시아 게임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획기적인 사업은 바로 아쉬가바트 신공항 건설 프로젝트 수주일 것이다. 22억 달러 이상인 수주액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초대형 사업에 속한다. 시작은 2013년 1월이며 완공은 2016년 예정이다. 사실 폴리멕스사는 투르크멘바쉬 공항 건설에 이어 두 번째 대규모 공항건설을 하게 되는 셈인데, 그 크기는 약 11만 평 정도에 연간 이용인원은 1,400만 명 정도로 보고 있다. 폴리멕스사에 따르면 신공항의 개념이 투르크메니스탄의 전통문화와 연관되어 건설될 것으로서, 오구즈 칸과 매의 형상을 한 공항건물이 등장할 것이라 한다.

투르크메니탄에서 활동 중인 두 번째 큰 터키 기업은 앙카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료네산스 홀딩(Rönesans Holding) 즉, 르네상스 홀딩사(Renaissance Holding)로서 세계의 유수한 건설회사에 속한다. 르네상스 홀딩은 ‘젯스키 미르(Detskii Mir: 아동백화점)’ 쇼핑센터를 2011년에 완공하였고 아쉬가바트의 기술공대 건물을 2012년에 완공하였으며 2013년 현재 교통부 청사와 내무부 소속 군특수부대 훈련장을 건립 중에 있다. 폴리멕스사와 마찬가지로 건설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르네상스는 베르디무하메도프의 요청으로 마리 주에 암모니아-요소 비료공장을 2011년부터 건설하고 있으며 2014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일본과 합작한 이 공장건설 프로젝트 수주비는 총 11억 달러에 이르러 현지 고용유발 인원만 900명에 달한다.

그 다음 터키 기업은 텍펜(Tekfen) 건설사로서 투르크멘가스사로부터 갈키니쉬(욜로탄) 가스전 개발사업권을 받아 지분 100%로 투자하고 있다. 연간 400억 m3의 천연가스를 채굴하여 정제 및 공급하는 권리를 가지고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한 텍펜사의 역할은 향후 터키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도 있다. 참고로 상기 갈키니쉬 가스전 지역에는 탈황장비 시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기업도 있는데 여기에 한국인 근로자가 250명 정도 파견되어 있다. 가끔 투르크멘 국영TV에 한국인 근로자의 인터뷰가 방영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터키 기업은 섬유, 에너지, 건설, 통신, 광산, 미디어 사업으로 유명한 찰륵 홀딩(Çalık Holding)인데 2012년에 투르크메니스탄의 발전소 현대화 사업권을 수주하였다. 이 사업의 기간은 5년이며 총 60개의 변전소가 설치될 예정이다. 찰륵 홀딩의 아흐멧 찰륵 회장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동 사업권을 획득하였다. 이로써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전력의 현대화가 진행되어 전국에 걸친 전력공급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고찰한 바와 같이 터키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독립 초기부터 가장 빨리 투자를 서두른 국가로서 현재적 시점에서 볼 때, 거의 터키 기업의 투자 덕분에 투르크메니스탄의 현대화가 진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투자는 비단 도시건설이나 건물 건축뿐만 아니라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기반시설 즉 공장건립이나 제조업 분야에도 확대되어 있다. 아쉬가바트 신공항 건설수주에서 보여 지듯이 터키는 투르크메니스탄 현대화 사업에 제1 파트너임에 분명하다. 특히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터키를 6회 국빈 방문한 적이 있을 정도로 양국 관계가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더 높다.

터키 기업의 투르크메니스탄 투자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쟁상대국이 중국이나 러시아 및 EU 등으로 늘고는 있지만 지금까지의 인적 네트워크와 경제적 기득권을 생각한다면 지속적으로 상대적 우위가 유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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