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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관계의 발전과 유라시아 경제통합 전망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김상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04/18

1. 2000년대 중반의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관계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양자관계가 가장 긴밀하게 형성되어 있는 국가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이다. 두 국가는 언어, 문화 및 종교적인 측면의 긴밀한 연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상호의존도가 가장 높아지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통합시도들이 진행되어 왔다. 아울러 양국은 러시아, 중국 및 중앙아시아 이웃국가들과의 우호적인 관계의 유지라는 동일한 국제적인 목표들을 공유해왔고, 또한 양국은 동일한 지역기구들에 회원국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와 아울러 키르기스스탄에서는 2000년대 중반 바키예프 대통령보다는 러시아의 푸틴대통령,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 대한 인기가 더 높게 나올 정도로 친러시아, 친카자흐적인 성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간의 2000년대 중반의 협력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아카예프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이루어진 당시 양국 정상들간의 방문 외교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2007년 4월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당시 키르기스스탄의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과 중앙아시아 연합의 창설에 대해 상호 합의하였는데, 당시에는 이러한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연합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카자흐스탄이 당시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아우르고 있었던 기존의 상하이협력기구, 러시아 주도의 집단안보조약기구를 통한 중앙아시아 협력모델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간주되었다.
  이러한 양국 간의 관계 긴밀화와 연관되어 카자흐스탄 정부와 기업인들은 특히 키르기스스탄의 에너지 산업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향을 표명하기도 했으며, 이와 아울러 카자흐스탄은 당시 키르기스스탄 남부의 철강-합금 생산시설 건설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투자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양국관계의 정치적인 긴밀화를 위해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키르기스스탄 방문 시 양국 국가지도부들간의 협의체 창설이 합의되었고, 이를 계기로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카자흐스탄의 직접투자는 급증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 카자흐스탄과 특히 키르기스스탄 북부지역과의 연계는 더욱 강화되었고, 양국 간의 실질적인 경제교류도 급증하였다.
 실질적인 경제교류의 성과는 같은 해 7월 양국 총리 간에 구체적으로 가시화되었다. 2007년 7월 카자흐스탄의 마시모프 총리와 키르기스스탄의 아탐바예프 총리는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을 증대시키고, 양국 간의 관계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한 공동투자기금 설립 합의서에 서명하였다. 이 합의서에 의하면 카자흐스탄이 기금 설립을 위해 1억 달러를 투자하고, 키르기스스탄이 2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는데, 기금의 용도는 키르기스스탄 경제에 대한 투자,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합작기업의 설립에 사용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아탐바예프 키르기스 총리는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신용지원을 받기 위해 카자흐스탄을 방문하였는데, 마시모프 총리와의 대화를 통해 예상 이상의 긍정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었다. 투자기금은 카자흐스탄이 출자하는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데, 이는 양국간의 경제 및 정치관계에서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의 입지가 반영된 것으로, 키르기스스탄은 카자흐스탄이 키르기스스탄에 투자하는 외국 국가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기도 했다. 
  1990년대와는 비교되는 이러한 양국 간의 정치 및 경제적인 관계의 긴밀화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로 인해 가시화될 수 있었다. 키르기스스탄은 아카예프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여러 지도자들에 의해 러시아와의 연합체 창출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한바 있고, 이에 대해 키르기스스탄 국민들은 카자흐스탄과의 협력 확대에 대해서는 상이한 여론들이 당시에는 존재하고 있었는데, 이는 즉 소련체제에서 독립한 직후부터 키르기스스탄은 카자흐스탄에 대해 일종의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아카예프 대통령 통치시기에는 카자흐스탄에 경제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에 대한 국민적인 반감이 상당히 존재하고 있었으며,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양국간의 교역 발전에 대한 최대 한계치를 설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통제하기도 했다.
  2005년 5월 키르기스스탄이 정치적인 격변을 경험하게 되면서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관계에 대한 정부차원의 통제를 포기하게 되었고, 이는 양국 간의 관계가 비공식적으로 더욱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또한 2000년대 초반부터 나타난 카자흐스탄 경제의 급성장과 이로 인한 양국 간 경제격차의 확대로 인해 이러한 경쟁의식은 급격하게 축소되었다. 또한 상당수의 키르기스 국민들은 만일 키르기스스탄이 공식적인 형태로 긴급 대외원조를 필요로 할 경우 러시아보다는 카자흐스탄을 더 선호한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친-카자흐적인 정서는 카자흐스탄 경제의 급성장으로 인해 키르기스스탄 국민들 사이에 더욱 확산되었다.
 
2. 2010년대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관계의 확대
 
  2012년 5월 10일 키르기스스탄의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역내에서의 협력과 지역통합에 대해 카자흐스탄과 양자협의를 위해 카자흐스탄을 방문하였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아탐바예프 대통령 방문 환영연설에서 중앙아시아 역내에서 전략적인 동맹과 동반자로써 키르기스스탄에 대해 카자흐스탄이 가지고 있는 비전을 강조하였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2005년 이후 정치변동의 상황을 잘 극복하여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어내고 있고, 국가 통치의 질서를 회복해나가고 있는 아탐바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양국 대통령은 관광, 에너지, 농업, 교통 및 통신, 광공업 분야에서 양자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하였다. 2011년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간의 교역 규모는 7억5천만 달러 규모로, 2010년에 비해 27% 이상 확대되었다. 양국 간 교역규모를 10억 달러 상당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양국 정상들은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시키고 합작기업들의 기업활동 확대를 제약하고 있는 불필요한 행정적인 장애를 철폐토록 하는데 합의하였다. 공식통계 수치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키르기스스탄에 소련 해체 이후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부분이 키르기스스탄의 은행 분야에 대한 직접투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대출 자산의 규모로 보면 키르기스스탄 국내 금융 기관들의 규모를 능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를 가속화시키기 위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국가 간 고위 수뇌 회담과 카자흐-키르기스 정부간 위원회의 활동회기에 대한 연장조치를 취하였다. 아울러 양국은 카자흐-키르기스 투자기금의 설립과 관련하여 본부를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제2 사무소를 키르기스의 비쉬케크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카자흐-키르기스 투자기금은 양자간 협력분야에 대한 우선시 분야를 중심으로 특별히 선별된 프로젝트들에 대해 공공기금을 분배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간의 파트너쉽은 1997년 체결된 영구 우호조약과 2002년 체결된 동맹조약을 토대로 유지 및 발전되어 왔으며, 향후 10년간의 관계는 새로운 전략적인 동반자관계에 대한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더욱 발전 및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양국 수뇌들 간에 이루어진 우호관계 확대를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알마티주 남부의 키르기스 방향 국경검문소의 재개방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세관 검문소는 소련시기에 만들어졌는데, 2000년대 초반 안보상의 이유로 도로에 차단벽이 설치되었었다. 이외에도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국경의 교통을 통제했던 차단벽들이 제거됨에 따라 운송되고 있는 상품들에 대한 세관신고 대기 시간의 축소가 이루어졌다. 이후 카자흐스탄 국경수비대는 우즈베키스탄 및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국경에 기계화 감시장비 설치를 발표하였다. 이는 러시아, 벨라루스 및 카자흐스탄간의 관세동맹 설립에 따른 파급효과였는데,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의 국경쪽에 근무했던 세관관리들을 카자흐스탄 남부 지역으로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키르기스스탄과 관련되어서는 중국 제품이 카자흐스탄 남부 시장으로 밀수되는 루트로 이용되고 있는 키르기스스탄과의 국경에 대해서는 이러한 조치들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이 키르기스스탄과의 국경 통제를 완화함으로써 키르기스스탄의 관세동맹 가입을 촉진시키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2012년초 키르기스스탄의 관세동맹 회원국 가입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되어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의 회원국 가입에 대해 모든 필요한 기술적인 전문 지식들을 제공함으로써 가능할 것으로 보았지만, 이러한 과정이 60여개가 넘는 국제조약들이 수정되고 의회의 조인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완료되기는 어려움을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에 대해 관세동맹 회원국 간의 경제적인 불일치는 개별국가 시장의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완화할 수 있는 키르기스탄의 경제적인 발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간의 양자관계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양국 간에는 특히 카자흐스탄의 천연가스 공급과 관련되어 키르기스스탄의 채무는 반복적으로 발생하였다. 이와 관련되어 카자흐스탄은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지급약속이 기일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들이 발생하였지만, 카자흐스탄 당국은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지 않았다. 이러한 긍정적인 제스처는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간에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천연가스 공급과 관련된 양국 간의 갈등 및 우즈베키스탄의 천연가스 공급 차단조치와는 대조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3. 관세동맹 확대에 따른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관계의 미래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관계의 긴밀화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및 벨라루스와의 사이에 체결된 관세동맹의 확대와 관련하여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과 자유교류에 보다는 관세동맹 프레임에 입각하여 현재 옵저버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의 정치 및 경제 발전에 따른 점진적인 참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관세동맹 가입 3개국은 키르기스스탄의 참여에 대해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남부지역 국경에 대한 통제력 약화,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소비재에 대한 통제 불능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이 적극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키르기스스탄의 관세동맹 참여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관세동맹 가입 3개국 관계자들의 공식적인 견해이다. 이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간 국경의 실질적인 개방은 불가능하며, 특히 이는 카자흐스탄에 마약밀수, 밀수상품의 급증 및 비공식적인 노동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노동시장 교란 등으로 인한 문제점 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카자흐스탄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키르기스스탄의 관세동맹 참여가 가시화될 경우 키르기스스탄이 저렴한 노동력을 무기로 제조업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카자흐스탄의 제조업이 키르기스스탄의 제조업에 잠식될 우려도 역시 제기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최근에 들어와 2000년대 중반 이후 키르기스스탄에 취했던 전면적인 개방의 입장을 관세동맹 프레임에 입각한 역외교역의 기준에 입각한 형태로 변화시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카자흐스탄으로 유입되고 있는 키르기스스탄 노동자들에 대해 특별세 부과제도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카자흐스탄 정부는 키르기스스탄 노동력의 유입을 일정부분 공식화시키고, 불필요한 절차를 완화시킴으로써 현재 거의 통제가 불가능한 키르기스스탄 노동자의 카자흐스탄 단기체류에 대해 적절한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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