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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브라질에 투자하려면 먼저 마나우스를 구경하라

브라질 조희문 한국외국어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2009/09/12

아마존 밀림 한복판에 위치한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 (ZFM)

 

브라질에 투자진출을 하려는 기업은 먼저 아마존 밀림 한복판에 위치한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 (ZFM)를 둘러보기 바란다. 그곳에 가면 브라질
에서 전자 통신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의 공장을 대부분 볼 수 있다.
노키아 혼다 삼성 LG 등 전세계 유명브랜드가 아마존 한복판에서
휴대전화  등 첨단전자제품을 이곳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남미최대의
소비시장인 상파울로에서 비행기로만 3시간 반, 워낙 먼 곳에 떨어져 있고
물류환경이 열악하여 물류비용만 여타지역에 비해 2배 이상이 높다.
생산직의 월급뿐만 아니라 중간관리직의 월급은 브라질에서 최상위급이다.
인터넷 온라인 게임의 경우 최고의 접속률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최근 생산이 넘쳐 돈이 홍수를 이루는 곳이다. 세수금액이 브라질 전체
27개 州주에서 5위(상파울로, 리오, 미나스 제라이스, 리오그란데 두 술)에 달할 정도다.

 

세제혜택이 가장 큰 마나우스

 

전자 및 IT기업들은 왜 이곳을 찾는 것 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마나우스가 주는 세제혜택이 브라질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다 합치면 약 35-40%의 조세이득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떠한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기업으로서는 투자이득이 있다. 연방정부에서 주는 인센티브만 하더라도 수입세(II)의 경우 원칙적으로 88%의 감면, 공산품세(IPI)의 경우 완전면제, 법인소득세(IR)의 경우 75%의 감면, 사회통합세(PIS)와 사회보장기금(COFINS)의 경우 원칙적으로 면제. 주정부는 주유통세(ICMS)에 대해 55-100%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조세부담이 엄청 높은 브라질에서 조세혜택의 벼락을 맞아 제품을 생산한 후 브라질시장에 내다팔 수 있으니 투자조건이 맞는 기업은 모두 마나우스로 몰리는 것이 당연할 정도다.

 

마나우스는 브라질 북부국경을 확정하기 위한 고육책 

 

그러면 브라질 정부는 왜 절대적인 오지인 아마존 한복판에 이러한 조세특전지역을 만들었을까? 원래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 (Manaus Free Trade Zone, 포르투갈어로는 Zona Franca de Manaus 라 하여 통상 ZFM 라고 불린다)는 아마존밀림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세워졌다. 일터를 마련해줘야 이주가 가능했기 때문에 조세특전을 준 것이다. 그 설치법령인 법률 제3173/57호는 “아마존 지역이 지역특성상 소비중심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역발전이 가능한 경제적 조건을 갖춘 산업 상업 농목업의 중심지를 세우려는 목적으로 조세특전을 부여하고 자유수출입교역을 하는 지역”이라고 ZFM을 정의한다. 한마디로 아마존 한복판에 수출입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여 자급자족형 경제중심지를 만들어 아마존을 개발하고 국경을 사수하고자 했던 것이다. 1956년 리오에서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이전하는 법률이 연방의회에서 통과하여 브라질내륙개발이 본격화되었다면 마나우스는 바로 브라질 북부국경을 확정하기 위한 고육책이라 볼 수 있다.

 

원래 ZFM에서 생산되는 물건은 수출용이었다. 그러나 수출경쟁력이 전혀 없자 국내판매를 허용했고 수출의무 없이 해외에서 부품을 들여와 조립 생산하여 국내에 판매할 수 있게 되자 국내외 기업들이 몰려들었다. 한때는 브라질 전체 가전제품의 90%가 ZFM에서 생산된 적도 있었다. 결국 정부나 기업이나 엄청난 비용을 지급하면서 마나우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연방정부로서는 인센티브를 축소하자니 기업들이 철수할 것이 뻔하고 그렇다고 다른 州주를 희생하여 마나우스만을 살릴 수도 없고 한마디로 계륵인 것이다.

 

 마나우스를 보면 브라질 정부의 투자유치정책을 쉽게 이해

 

연방정부가 이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정보통신촉진법(Informatic Law)이었다. 마나우스와 대항하기 위해 연방에서 지역적인 특혜대신 산업분야별 특혜를 내어놓은 것이다. 인센티브 면에서는 마나우스에 비해 약간 떨어진다. 그래도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모토롤라가 과감하게 마나우스를 뛰쳐나왔고 LG전자는 처음부터 상파울로주에 공장을 세웠다. 마나우스의 특혜가 2013년에 끝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마나우스에 대한 특혜는 2023년으로 연장되었다. 그만큼 정치적인 판단이 좌우한다.

 

내가 마나우스를 방문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마나우스를 보면 브라질 정부의 투자유치정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 마나우스 보다 더 좋은 투자유치 인센티브는 없다. 다른 지역 다른 산업분야에 대한 특전은 마나우스 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마나우스에 대한 투자인센티브를 연구하면 다른 지역에 대한 투자인센티브를 비교연구하기가 쉽고 그만큼 투자입지를 결정하거나 정부기관과 투자협상 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투자인센티브는 마나우스에서 출발

 

현재, 연방차원에서는 마나우스 자유무역지역(ZFM)외에 북동부지역에 대한 조세특전이 있으나 마나우스에 비해서는 한 차원 뒤쳐진다. 이러한 지역개발을 위한 조세특전 말고는 정보통신촉진법 등 산업분야별 인센티브가 있다. 정보통신촉진법에 해당되는 제품을 만드는 투자기업들은 예외없이 마나우스와 정보통신법의 인센티브를 비교한 후 해당지역의 州주 및 市시의 인센티브를 고려하여 하여 투자지역을 결정한다. 그래서 브라질의 투자인센티브는 마나우스에서 출발한다. 마나우스를 구경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나우스를 구경하면 브라질투자에 관한 큰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마나우스 자유무역지역(ZFM)는 지금 최대의 전성기

 

지금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 관리청 (SUFRAMA)의 청장은 55세된 플라비아 그로소 (FLAVIA GROSSO) 이다. SUFRAMA에서만 32년 근무했으니 마나우스의 산증인이다. 플라비아 청장의 말은 연방정부와 아마존지역의 고민을 대변한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지금 ZFM는 최대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룰라정부 이후 경기가 회복된데다 2003년 연방헌법의 수정으로 ZFM의 혜택이 2023년으로 10년간 연장되었고 주정부가 2003년 대대적인 조세혜택을 주기때문이란다. 2003년이래 새로운 투자프로젝트의 허가건수가 연 89% 증가했고 이로인해 ZFM는 브라질 발전모델의 한 중심으로 당당히 인정받았다고 주장한다. 생산증가율이 2004년 13%, 2005년 12%, 2006년(예상) 30% 정도로 엄청 늘어났다고 한다.

 

마나우스주와 미나스주가 반도체산업과 관련하여 투자경쟁에 돌입

 

룰라정부는 정책적인 문제, 지역발전의 문제 등으로 ZFM의 지속에 관심이 크다. 그래서 아마존 사람들은 룰라정부를 지지한다. 반대로 사회민주당 (PSDB)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입장이다. 사민당이 ZFM의 조세특전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이었고 사민당이 집권한 상파울로 주정부는 정보통신법과 관련하여 마나우스주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 왔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마나우스주와 미나스주가 반도체산업과 관련하여 투자경쟁에 돌입했다. 사민당 소속의 아에시오 네비스 미나스 주지사가 반도체산업과 디지탈TV관련 산업의 육성을 위한 대대적인 주인센티브를 부여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플라비아 그로소 청장의 주장에 따르면 마나우스에 대한 인센티브는 물류비용에 대한 상쇄이며 경제적인 관점보다는 국가통합 및 지역발전의 문제에서 봐야 된다는 것이다. 결국, 플라비아 청장이 고백했듯이 마나우스는 조세인센티브로 연명하는 시한부 생명인 것이다.

 

생산연결고리를 형성하는 동반투자를 진행

 

그래서 조세인센티브로 연명하는 마나우스를 보면 브라질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수입품과 경쟁하여 브라질시장에 첨단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시장변화에 민감하다. 최근 마나우스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두드러진 현상은 생산연결고리를 형성하는 동반투자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기존 투자기업들이 대부분 완제품 완성업체들인데 최근 수입품과의 경쟁이 높아지면서 마나우스에서 생산하는 제품들도 갈 수록 고급화 되었다. 이에 따라 국산화율에 비례하여 필요한 부품을 현지에서 공급받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자 직접 주요부품업체를 동반 입주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현재, 마나우스의 평균 국산화율은 52%에 달하는데 노키아의 경우는 여러 부품납품업체를 동반 진출하여 휴대폰의 국산화율을 60%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브라질에 진출한 우리나라기업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국산화율을 끌어올리면서 꾸준하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어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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