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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 소비시장 성장 원인과 유망 분야

러시아 변현섭 롯데경제연구소 해외경제팀 수석연구원 2009/09/12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소비시장 규모는 107,578억 루블(약 4,480억 달러)로 전년대비 15.2% 성장하였다. 마케팅 회사인 미국의 IRG(Interactive Research Group)와 러시아의 IMSG(International Marketing & Sales Group)은 2007년 러시아 소비시장 규모를 5,050억 달러로 추정하였다. 이는 유럽에서 독일(5,500억 달러), 프랑스(5,450억 달러), 영국(5,300억 달러)에 이은 4위 규모의 시장이다. IRG와 IMSG는 2008년 러시아 소비시장 규모가 6,440억 달러에 이르러 독일(6,050억 달러), 프랑스(6,100억 달러), 영국(5,830억 달러)을 제치고 유럽 최고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한 두 마케팅 회사는 향후 2-3년간 러시아 소비시장이 최소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러한 소비시장의 급속한 성장 원인은 지난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높은 경제성장에 따른 구매력 증가에 있다. 2004-2007년 동안 실질임금 및 실질가처분 소득이 매년 10% 이상 상승하였으며 2007년에는 각각 16.2%와 10.4%을 기록하였다. 2007년 러시아 국민의 명목 월평균 임금은 전년대비 34.8% 상승한 550달러였다. 수도인 모스크바 시민의 월평균 임금은 1,164달러로 러시아 평균의 약 2배 수준이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은 소득의 약 70%(상품 구매 53.5%, 서비스료 16.1%)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과학원 국민경제 전망 연구소 산하의 거시경제 분석 및 단기 전망 센터는 러시아인의 소득 대비 지출 비율이 8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렇게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하는 국민성이 소비시장 성장에 한 몫하고 있다.

 

소비시장 성장의 다른 원인은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론, 자동차 구매를 위한 오토론, 가전제품 등을 구매하기 위한 소매대출 등 은행에서의 소비성 대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였다. 실제로 러시아 전자제품 시장은 2007년 11.5% 성장하여 여타 선진국 시장 성장률 2-3%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가전전문 판매점인 테흐노실라(Tehnosila)는 2007년에 30개의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2008년에도 35개를 신규 출점할 계획이다. 그리고 2007년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35%로 총 240만대가 팔렸다. 이 중 약 48%인 115만대가 대출을 통한 구매였다. Ernst & Young은 2012년경 러시아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5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유가 급등으로 무역수지 흑자폭 증가, 외환보유고 증가 등에 따라 루블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수입품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를 촉진하는 측면도 있다.

 

소비의 증가와 함께 외국계 소매유통업체의 진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의 Metro은 2000년 말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08년 5월 현재 Cash&Carry 39개점, 하이퍼마켓 Real 10개점, 가전 전문점 Media Markt 11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방 대도시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의 Auchan은 2002년 8월 진출 후 현재 18개점을 운영 중이며 올 초 터키의 Ramstor의 14개점을 인수하였는데 리뉴얼 후 Auchan-City로 개명하여 오픈 예정이다. Wal-Mart은 2001년 러시아 특허청에 상표 등록 이후 진출 시기와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Carrefour, Tecso, H&M 등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태세이다. AT Kearney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인구 1백만명당 현대적 유통업태(슈퍼, 하이퍼마켓, 편의점)의 수는 러시아 전체가 11개, 모스크바는 42개로 체코의 112개, 헝가리 76개, 폴란드 61개 등 다른 동유럽 국가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Jones Lang LaSalle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인구 1천명당 유통매정 면적은 러시아가 23㎡로 스웨덴 405㎡, 스페인 209㎡, 폴란드 124㎡, EU 국가 평균 176㎡ 등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그 만큼 현대적 유통업태의 성장 잠재력이 높음을 알 수 있다.

 

Ernst & Young이 2007년말 49개 소매업체(41개 러시아업체, 8개 외국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러시아의 소비시장이 향후 3-5년간 연평균 약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외국업체는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23%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가장 유망한 소매시장은 식료품 부문으로 응답자의 57%을 차지하였다. 건설 자재 및 집수리 용품이 55%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하였다. 그 다음으로 의류 47%, 신발 33% 순이었다. 그러나 국내외 업체간 약간의 시각차가 존재하는데 러시아 업체는 가장 유망한 분야로 식료품 시장(61%)을 언급한데 비해 외국업체는 건설 자재 및 집수리 용품(50%)을 꼽았다. 아무튼 이러한 현상은 러시아인들이 소득 증가에 따라 건강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 고려하는 등 웰빙식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고급 아파트 및 대형유통점 오픈 등 건설 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소비시장에 대한 장미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대부분(90%)은 향후 몇 년내 러시아업체와 외국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일단 진출하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소비자의 행태, 경쟁업체 분석 등 소비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진출에 앞서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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