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2020년 러시아 경제

러시아 변현섭 롯데경제연구소 해외경제팀 수석연구원 2009/09/12

8월5일 러시아연방 경제개발부는 2020년까지 러시아의 장기 사회경제발전 개념안(案)을 발표했다. 2006년 7월 21일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기 시작해 2년을 넘게 준비한 프로젝트로 9월 22일 정부의 최종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1년 전에 초안이 발표된 바 있고 올 3월에 두번째 안이 발표되는 등 그 동안 내용이 수정 보완되었다.


새로운 개념안의 중요한 변화는 기존 3단계 실행 방안을 2단계(1단계: 2008-2012년, 2단계: 2013년-2020년)로 축소하고 3가지 발전 시나리오(비활성 발전, 에너지 자원형 발전, 혁신형 발전) 중 하나를 선택했다. 즉, 이 개념안은 러시아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혁신형 경제를 내세웠다.


2020 발전전략의 핵심은 GDP에서 석유가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2007년 현재 18.7%에서 2020년 11.1%까지 줄이고 하이테크기술 부문의 비중을 2007년 현재 10-11%에서 2020년 17-20%까지 확대하는 등 혁신형 경제발전을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즉, 혁신을 통해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을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7년 현재 GDP 대비 1.1%인 R&D 투자 비용을 2020년경 2.5-3%까지 늘일 예정이다. 그리하여 기술혁신을 실행하는 기업의 비중을 2007년 현재 8.5%에서 2020년 40-50%까지 확대하고 총 산출량에서 혁신제품 비중을 2007년 5.5%에서 2020년 25-35%까지 증가시킬 계획이다. 또한 2020년까지 노동생산성을 평균2.5배 늘이고 에너지 집약산업을 1.6-1.8배 줄일 예정이다. 기술혁신을 뒷받침할 인적 잠재력 개발을 위해 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을 2007년 현재 GDP 대비 4.8%에서 2020년 6-7%까지 늘리고 보건 분야 지출도 2007년 현재 GDP 대비 4.2%에서 2020년 6.7-7%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그 결과 러시아는 2020년까지 연평균 6.4-6.5% 성장하고 1인당 GDP 3만 달러(PPP 기준)을 달성하여 세계 5대 경제대국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혁신형 경제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는 몇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첫째, 인적 잠재력 개발로서 인적 자본의 경쟁력 향상을 혁신형 경제 발전의 핵심적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둘째, 기업활동을 활성화하고 투자 유치를 위한 정교한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셋째, 혁신적 기술 개발에 기초하여 경제 구조를 다각화 하는 것이다. 넷째, 전통적으로 우수한 잠재력을 가진 에너지, 운송, 농업, 천연자원 가공 등의 분야에서 러시아의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다섯째, 러시아의 대외경제 입지를 강화하고 세계노동분업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여섯째,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공간 개발 모델로의 이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정책 방향에 입각하여 각 단계별 및 각 부문별로 구체적인 정책의 목적, 원칙, 실천 과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장기발전 전략이 러시아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경제주체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업들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이 국가 및 경제제도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을 끌어안고 중산층의 비중을 확대하여 양극화를 방지해야 한다. 결국, 러시아 정부의 정책은 국가 경영시스템의 효율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면서 기업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사회적 공정성 확보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한편, 2020년까지 러시아의 장기 사회경제발전 개념의 장미빛 청사진에 대해 예산 확보 방안의 미제시와 실행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을 들어 목표 달성에 의문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그러나 장기 사회경제발전 개념은 이른바 '푸틴 계획'(Putin's Plan)으로 불리며 2007년 12월 총선과 2008년 3월 대선의 중요 공약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정치권과 국민의 지지를 받은바 있다. 또한 자원의존형 경제라는 러시아의 근원적 문제점을 제대로 직시하고 기술혁신형 발전 모델 및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국제유가 등 외부 변수도 중요하게 작용하겠지만 실세 총리인 푸틴이 다음 정권까지 어떻게든 그의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장기 사회경제발전 개념이 단순히 장미빛 청사진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시글 이동
이전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과 APEC 2009-09-12
다음글 2008년 상반기 러시아 경제 동향 2009-09-12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