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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2009년 러시아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 요인

러시아 변현섭 롯데경제연구소 해외경제팀 수석연구원 2009/09/12

러시아 정부는 2009년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명목 GDP 규모는 40조 4,200억 루블로 2008년 대비 2.7%(1조 1,100억 루블)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화로 표시할 경우 31.2% 감소한 1조 1,500억 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명목 GDP 감소는 루블화 가치 하락과 높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10년전 외환위기 시기에도 발생하지 않았었다. 이미 1/4분기 GDP 성장률은 -7.2%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세계은행은 2009년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4.5%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러시아 경제를 암울하게 만드는 구조적 리스크 요인을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3대 요소(소비, 투자, 순수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급격한 소비 감소 위험이다.


루블화 가치 하락과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하락 국면에서의 실업자의 속출 등으로 인해 국민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경제성장의 최후 보루로 여겼던 소비마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소매판매는 1999년 9월 이후 한번도 감소한 적이 없으며 지난 9년간 평균 12%성장하였다. 그러나 2월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2.4%)로 돌아섰다. 2008년 민간소비의 GDP 기여도는 48.5%였다. 소매판매가 2% 하락한다면, 러시아 GDP 전망은 -2.2%에서 추가적으로 0.8~1%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Avanta Personnel社가 모스크바 및 상트-페테르부르그 두 도시의 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08년 10월부터 09년 3월 사이 월급은 모스크바의 경우 12%, 상트-페테르부르그는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5%의 기업이 보너스 지급을 취소했고 약 10%는 보너스 규모를 축소했다.


또한 Ernst &Young이 2월에 러시아의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10% 정도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0% 이상의 기업이 인력과 관련된 지출을 줄이겠다고 응답하였다.


실제로 소매 판매점의 관계자에 따르면, 2월에 의류는 30~40%, 핸드폰은 20% 가량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 및 실업률이 각각 13%와 8.2%(600만명) 상승하고, 실질 소득은 8.3%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월 현재 러시아 국민의 평균 명목 임금은 17,580루블(약 $492)이다.

 

두 번째는 심각한 투자 감소 위험이다.


러시아 정부는 2009년 고정자본 투자 규모를 전년대비 13.8% 감소한 7.55조 루블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부문의 투자는 러시아 전체 고정자본 투자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데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기업들의 투자 여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동산 가격 하락은 건설 부문 투자 위축을 초래해 25%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2009년 주택 건설 규모는 20% 이상 하락해 5,000만 ㎡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투자 여력의 감소는 기업들의 채무 규모에서도 알 수 있다. 올해 러시아 기업들이 갚아 할 부채는 2,200억 달러로 추정된다(Alfa-bank). 러시아 은행에 갚아 할 규모는 루블화 대출 4.4조 루블(1,200억 달러), 외환대출 400억 달러이고 대외 채무가 600억 달러에 이른다. 세계 경제 상황 악화 및 루블화 평가 절하가 지속될 경우 러시아 기업들의 대출 연체 규모는 880억 달러 또는 전체 대출 규모의 약 1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들의 부실 대출 규모 증가는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러시아 경제 전체의 중대한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세 번째는 순수출(수출-수입)의 하락폭 증가 위험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러시아 경제의 핵심인 주요 에너지 자원, 특히 석유의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예상 석유 가격을 08년 연평균 94.4달러보다 56.6% 하락한 41달러로 크게 낮추었다. 그 결과 수출은 08년 대비 2,121억 달러 감소(-45%)한 2,597억 달러, 수입은 590억 달러 감소(-20%)한 2,330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1,531억 달러 감소(-52.4%)한 267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 경제 리스크의 근본 요인은 석유 및 가스 수출이 전체 수출의 65%을 차지하는 등 높은 에너지 자원 의존형 경제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다행히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러시아는 이번 위기를 계기로 산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GDP의 7.4%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 경기 부양책을 강구하고 있다. 즉, 2009년 예산에서 지출은 6,673억 루블(7.4%) 증가한 9.69조 루블, 수입은 4.21조 루블 감소한 6.71조 루블로 조정하였으며 그 결과 2.98조 루블(GDP의 7.4%)의 재정적자를 골자로 한 추경안을 내 놓았다. 러시아 정부 지출이 얼마나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느냐에 따라 위기한 처한 소비, 투자, 순수출 감소의 격차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지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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