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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의 실업문제와 범죄

러시아 변현섭 롯데경제연구소 해외경제팀 수석연구원 2009/09/12

최근 주코프 러시아 부총리는 3월 들어 공식 실업자수가 3주 연속 감소하면서 실업자 수의 증가율이 정점을 지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3월 신규 실업자수는 매주 6.4만 명, 5.5만 명, 3.1만 명 등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그러나 산업생산의 회복이 늦어지면서 기업들은 임금 삭감 및 대량 해고를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어 고용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


러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월말 현재 공식 실업자 수는 201.2만 명이지만 비공식 실업자를 포함한 총 실업자 수는 경제 활동 인구의 8.5%인 640만 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전월 대비 4.9%(30만 명), 전년동월 대비 20.6%(109.2만 명)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 정부는 연말까지 실업자 수를 600만 명(실업률 8.2%)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세계은행은 실업률이 12%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의 전환기경제연구소가 3월말 발표한 경기동향 자료를 보면, 고용 지표를 통해 산업 부문별로 경제 위기가 미치는 속도와 깊이가 다른 특성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1,100개 조사 대상 기업 중 35%가 향후 2~3개월 내 대량 감원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산업부문별로는 금속산업(50%), 기계산업(41%)에 속한 기업들의 감원 예정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증가 추세에 있다. 반면, 건자재 산업(20%) 및 경공업(22%) 부문의 기업들은 감소 추세에 있고, 특히 식음료 기업(17%)들은 지난해 10월(51%)에 비해 1/3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경제 위기에 따른 실업자의 증가는 사회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다. 4월초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VCIOM이 42개 지역 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인의 52%가 최근 6개월 동안 거주 지역의 생활이 이전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응답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그 시민 중 생활이 더 위험해졌다고 느끼는 비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 더 높은 64%을 기록하였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그 시민의 75%는 이러한 범죄 증가의 원인을 실업과 경제위기라고 대답했다. 또한 향후 6개월 내 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그 시민이 64%로 전체 평균(39%)보다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러시아 내무부의 통계 자료는 이러한 여론 조사 결과를 증명해 주고 있다. 2008년 러시아의 살인 사건은 2007년에 비해 8.1% 하락하였고 특히 모스크바에서는 1993년 이후 처음으로 피살자 수가 1,000명 이하(989명)로 떨어졌다. 그러나 2009년 1월에 이미 모스크바의 살인 건수는 16% 늘어났고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한 강도 사건은 44%, 절도 사건은 0.8% 증가하였다.

 

러시아 정부는 노동시장 지원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경제위기 대응 예산 중 지방 정부의 고용 지원 프로그램(437억 루블) 및 지방 정부 보조금(339.5억 루블) 등에 총 776.5억 루블(23.5억 달러)을 배정하였다. 또한 올 1월부터 실업 수당을 기존 3,124루블에서 4,900루블로 57% 인상한 바 있다. 그리고 러시아 국민들의 노동 우선권을 보장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 허가 쿼터제를 강화하여 지난해 50만 명에서 올해는 25만 명으로 축소하였다. 이외에도 러시아 정부는 노동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4%까지 치솟았던 실업의 공포를 겪었던 러시아 국민들을 얼마나 안심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번 위기를 통해 정책의 방향을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과잉 고용으로 인한 기업의 효율성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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