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남아공 경제의 향후 전망

남아프리카공화국 서상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책임연구원 2009/10/14

1. 2009년의 경기 후퇴는 다른 신흥 경제 국가들보다도 낮을 전망


세계 금융 위기에 의한 국제경기 후퇴는 남아공 제조업의 수출·생산을 축소시켰다. 또한 광물자원 가격 하락은 수출 감소나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남아공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파급시켜 남아공 경제는 단기적으로 세계 금융 위기의 영향을 받아 경기 침체에 빠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다만 다른 주요 신흥공업국과 비교하면 경기 악화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신흥공업 국가들 중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이외의 국가들은 2009 년의 경제 성장률이 모두 마이너스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가 경제 고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던 러시아에서는 원유 가격 하락으로 경기는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고, 수출의 대미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와 대 EU 의존도가 높은 터키는 서구의 국내 수요 부진 영향으로 수출·생산이 타격을 받았다. 또한 멕시코에서는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 확대 영향도 더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들의 2009년 경제 성장률은 대폭적인 마이너스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남아공의 경우 수출 구조가 러시아와 같은 극단적인 원유 의존형이 아니며 또한 멕시코나 터키와 같은 서구 일변도의 편중형도 아니기 때문에 수출 감소의 악화가 이들 국가들만큼 커지는 않다. 또한 남아공은 금융 부문이 신흥공업국가들 가운데에서는 비교적 건전하여 경기의 급속한 악화에 대한 제동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IMF의 세계경제전망(2009년 6월)을 보아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주요 신흥공업국의 경제 성장률은 러시아, 멕시코, 터키 등이 대폭적인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락한 반면 남아공은 소폭적인 마이너스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9년 4월에는 총선거가 치러졌고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의석의 66%를 획득하는 압승을 거주었다. 이어 ANC 의장이었던 제이콥 주마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주마의 주요 지지층은 공산당 등의 지원도 있었고, 그의 정책적 지향은 좌파로 분류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마 정권하에 정부의 경제 활동에의 개입 강화나 소득 분배 중시정책이 채택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만일 이러한 정책이 지속된다면, 남아공 경제 성장률에 있어서는 저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전임 타보 음베키의 경제정책 노선을 이어가고 있다.


2. 중장기적인 전망


흑인 중산층 대두와 아프리카국가들의 경제 발전을 배경으로 성장
세계 금융 위기가 사라진 이후 남아공 경제의 중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남아공의 경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향후 흑인경쟁력강화법(BEE) 등을 배경으로 흑인층의 소득이 향상되고 개인 소비를 중심으로 국내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흑인층의 소득 향상은 남아공 최대의 사회 문제인 치안의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져 이는 외국인들의 투자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흑인층의 경제 활동에의 참가 확대와 소득·생활수준 향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가 남아공 경제의 중장기적 발전의 열쇠를 쥐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실 최근의 남아공 개인 소비의 높은 신장은 흑인 중산층의 확대에 따른 부분이 크다. 남아공 정부는 인종차별정책 체제하에서 빈곤층을 형성했던 흑인의 생활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흑인의 경제 활동에 대한 참가 확대로 소득 수준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BEE 정책은 이러한 일환의 하나였다. 이 정책은 흑인 중산층 소득의 향상을 가져왔고 남아공의 개인 소비를 증가시키는데 일조하였다.
케이프타운 대학의 유니리버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흑인 중산 소득층을 「블랙 다이아몬드」 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남아공의 흑인 중산층은 전체 흑인 소비자의 12%에 해당하는 300만 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평균 수입은 약 8,600 란드(약 1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한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가 정체를 벗어나 발전의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도 남아공 경제에 있어 긍정적인 요인이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원 개발을 바탕으로 향후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이 많다. 이러한 국가들에서의 소비수요가 증가한다면 아프리카의 생산·수출 거점인 게이트웨이(gateway)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남아공 경제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현재의 경제위기 이후 자원을 바탕으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은 앙골라 등 일부 국가들에 한정되어 있다. 많은 국가들에서는 아직도 정부의 투명성의 부족과 부족간의 대립 등 국내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어 비록 자원이 많은 국가일지라도 정치적 안정을 이루지 못한다면 경제성장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다. 대표적인 국가가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콩고민주공화국은 세계적인 자원부국이지만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의 정치 불안과 인근 국가들과의 전쟁 등으로 인해 정치적 안정을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치안불안 상태가 비즈니스 활동의 가장 큰 장애요소이지만 그 밖의 면에서는, 예를 들면 비즈니스 인프라 등은 아프리카대륙에서 가장 잘 갖추어져 있다. 기본적으로 영어권 사회이고, 기업의 관리나 교통·통신·위생 등의 인프라 측면은 서구 수준 못지않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이밖에 기후적으로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쾌적한 국가 중 하나이다. 만약 흑인층의 소득 향상이 진전되고 치안문제가 호전된다면, 아프리카 국가들 중 가장 유망한 신흥 경제 대국으로서의 남아공 위상이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남아공 경기의 회복조짐과 특히 금값의 상승은 남아공 통화 란드화의 강세를 가져오고 있어 남아공 경기회복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는 남아공이 금을 비롯한 귀금속과 철광석 및 석탄 등의 광물 수출국가로서 란드화의 강세는 국제상품거래에 변동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아공 중앙은행장인 티토 음보웨니(Tito Mboweni)는 남아공 중앙은행이 란드화의 강세와 남아공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보다 주의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하였다. 음보웨니 중앙은행장은 “남아공의 란드화 강세는 우리의 주의를 받고 있다”며 연례 회의에서 강조하였다.
최근 남아공 란드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달 들어서도 1달러 당 7.29란드로 이는 13개월 만에 가장 강세를 보인 것으로 이는 남아공 수출 경쟁력을 위협받고 있으며 또한 남아공 경제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란드화 강세가 이어지자 남아공 중앙은행의 개입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소폭 약세를 보여 9월 둘째 주 들어 1달러 당 7.41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란드화 강세가 남아공 경제를 위협하는 것만은 아니다. 최근의 란드화 강세로 인해 남아공은 수입물가의 하락을 가져왔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박에서 다소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남아공 압사(Absa) 은행의 캐피탈 수석 연구원 제프 가블(Jeff Gable)은 중앙은행이 현재의 환율문제에 개입하지 말고 시장 자율에 맡겨두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음보웨니는 현재 남아공의 경제가 회복의 단계에 있으나 내년이 되어야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고 남아공 경제 역시 완전한 회복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경제회복을 위해 금융정책개입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음보웨니의 이러한 주장은 9월에 있을 금리정책에서 금리의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도 했는데 남아공 중앙은행은 9월에도 금리를 동결하였다. 남아공의 금리는 2008년 12월부터 계속 금리를 인하하여 현재 7%이다.
음보웨니는 금리인하와 란드화 약세를 통해 남아공 경제회복을 촉진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한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남아공의 인플레이션율은 6.7%로 이는 2007년 4월 이후 꾸준히 3~6%의 인플레이션 수준과 비교해서는 높은 편이다. 남아공 중앙은행은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2010년 2분기가 되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남아공의 인플레이션은 공공물가 상승이 주도하고 있는데 특히 전기요금의 급상승이 전체 물가를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수출 감소 또한 남아공 경기회복의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는데 수출 감소의 주원인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제침체와 주력 수출품인 광물 및 1차산품의 가격 급락에 기인하고 있다. 최근의 금값 상승은 좋은 긍정적인 신호이나 남아공 광물 중 가장 수출비중이 높은 백금류의 국제시세가 2008년에 비해 40% 가까이 하락한 것은 큰 타격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철강, 기계류 등이 수출 타격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2009년 1~2월간(전년동기대비) 철강은 49.7%, 기계류는 44.5%, 자동차는 31.2%의 커다란 감소폭을 기록하였다. 남아공의 또 다른 수출주력품인 금, 석탄 등의 광물 수출도 같은 기간 동안 8% 이상 감소하는 등 수출전반이 침체국면에 직면해 있다. 하반기 들어 서서히 회복을 보이고는 있으나 2010년 하반기 이후에나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남아공의 경상수지 적자 지속도 남아공 경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져오고 있으며 2009년에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경상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10년에는 월드컵 개최로 인해 여행수지에서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비스 수지에서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금 유입면에서 있어서도 2007년에는 1천74억 란드의 순 자본유입이 있었으나 2008년에는 약 10억 란드의 자본유출이 발생하였다. 이는 외채상환 등의 일시적인 자금 유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