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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금융위기 가장 충격 덜한 아랍 경제

사우디아라비아 / 아랍에미리트 / 이집트 / 카타르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2009/09/21

지난 해 시작된 국제금융위기 이후 아랍 경제는 더욱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중동과 북부아프리카에 위치한 아랍 국가들이 평균적으로 다른 신흥경제권 보다 세계 경제위기에 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9월 8일 공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경쟁력리포트 2009-2010(Global Competitiveness Report 2009-2010)에 언급된 내용이다.
아랍권의 거의 모든 국가가 2009년에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정하였다. 물론 각국의 경쟁력에 있어서는 당사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석유수익을 올리고 있는 산유국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개혁조치가 진행되고 있어, 아랍 경제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하였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카타르, UAE,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각각 22위, 23위 그리고 28위의 국가경쟁력지수 순위를 차지하였다. 이머징 마켓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순위이다. 반면 아랍권의 비산유국들의 경우 외국인투자와 해외 근로자 송금 등으로 산유국 경제 붐의 혜택을 일부 받고 있지만, 큰 폭의 국가경쟁력 상승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가장 개혁이 더딘 나라로는 리비아와 시리아로 각각 국가경쟁력 순위 88위와 94위에 올라 신흥시장 중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카타르, 아랍권 국가경쟁력 1위


중동과 북부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국가경쟁력을 보여준 카타르의 경우 26위를 차지한 지난해에 비해 4단계를 뛰어 올랐다. 카타르는 가스 부문의 생산을 18% 정도 확대하면서 세계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았다. GCC 지역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로 부상하였다.
특히 거시경제안정도에서도 카타르는 지난해보다 6단계를 뛰어올라 13위를 차지하였다. 국제금융위기로 많은 나라들이 거시경제에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카타르는 재정흑자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식료품과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2008년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타르는 또 여러 국가경쟁력 분야에 있어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제도적 기반 부분에 있어서는 국가경쟁력지수 중 9위를 기록하였다. 상품시장 및 노동시장도 지난해에 비해 더욱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어 각각 21위와 14위에 올랐다. 첨단기술 부분에 있어서도 카타르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 주었다. 이동통신과 브로드밴드 부분에서 각각 2위와 37위를 달성하였다. 더불어 외국투자에 대한 개방도에 있어서는 FDI 기준 13위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카타르도 일부 분야에서는 아직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교육부분에 있어 고등교육기관의 등록률은 93위를 기록하여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더불어 금융부분도 35위에 머무르고 있어 투자자의 권리 보호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는 현재 투자자보호도에 있어 71위 그리고 투자자의 법적권리에 있어서도 98위에 머무르고 있다.


UAE, 두바이 악재에도 경쟁력 유지


UAE는 올해 글로벌경쟁력리포트에서 23위를 차지하였다. 아랍권에서는 2위에 해당한다. 지난 수년간 기록한 긍정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을 반영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세계경제위기 상황에서도 UAE는 국가경쟁력을 유지하는 기반을 다져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가한 공공부분채무와 낮은 재정흑자는 대부분 다른 나라들도 겪고 있는 어려움이기 때문에 UAE의 국가경쟁력 순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두바이의 국가재정의 안정성에는 지속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UAE 전체 경제악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가 계속 하향곡선을 그릴 경우 두바이의 관광과 무역에 악영향을 주어 재정이 더욱 악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UAE의 주요 경제 부문의 미래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UAE의 금융시장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연성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 UAE는 지난해보다 8단계 상승한 전 세계 3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건전성 부분에서는 지난해보다 5단계 하락한 36위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AE의 국가경쟁력은 지난 수년간의 개혁과 개방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 제도와 하부구조 개선, 창의적 국가개조 노력으로 UAE는 향후에도 현재의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거나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에도 교육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적으로 볼 때 UAE의 초등 및 고등교육은 각각 50위와 81위로 아직 낮은 등록률을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창의적 국가개조의 노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연구기관의 질(53위)과 대학과 직업의 연계성(39위)에 있어서도 지속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우디, 안정적인 경쟁력 유지


28위의 국가경쟁력을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상당히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수년과 마찬가지로 사우디는 거시경제의 안정도에서 9위를 차지해 높은 국가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2008년 고유가로 인해 이 부분은 비교적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6년 최초로 글로벌경쟁력리포트에 포함된 이후, 사우디는 10 x 10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국가경쟁력 순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투자환경, 교육, 보건, 금융부문, 사법제도 등에 있어서도 계속해서 개혁을 추진해 나가면서 글로벌경쟁력지수에 있어 점진적인 상승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사우디는 특히 제도개혁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28위를 기록하였다. 저작권 보호는 크게 향상되었고, 부패도 감소하고 있으며, 사법부도 독립성을 점차 확보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기업의 경쟁 환경에 있어서도 큰 개선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위의 긍정적인 개혁 결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의 가장 심각한 도전과제들 중 일부는 아직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교육의 질(74위)에 있어서 특히 그렇다. 초등교육, 중등교육, 고등교육의 등록률은 각각 74위, 109위, 그리고 72위에 머무르고 있다. 공교육에 대한 지출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은 7위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등록률을 기록한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교육에 대한 동인을 마련하기 위해 사우디는 또 비탄력적인 노동시장(71위)을 개선해야 한다. 더불어 재정부문의 신뢰도도 개선해야 한다. 최근의 경제위기로 98위에서 81위로 뛰어올랐지만 전체적인 국가경쟁력에 비해 재정부문에 대한 비리 의혹이 산업전반에 팽배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집트, 경제개방화로 11단계 상승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집트는 올해 GCI 70위를 차지해 11단계의 상승을 보여주었다. 이집트가 최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방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전반적인 경제하부구조의 개선이 이집트의 순위상승을 이끌었다. 노동시장의 효율성에서 금융시장 발전까지 이집트는 여러 분야에서 긍정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집트의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시장의 규모에서 온다고 할 수 있다. 26위를 차지한 시장규모는 경제행위의 역동성을 제고하고 있다. 더불어 비교적 탄탄한 민간부문(53위), 만족할만한 교통과 에너지공급의 질(55위) 등도 이집트의 경쟁력 상승에 기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아직도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노동시장은 아직도 지나친 규제로 인해 효율성을 제고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개선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지만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상당히 우려할만하다. 비탄력적인 고용과 해고는 이집트의 가장 큰 사회적 문제인 청년실업을 야기하고 있다.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인적 자원 활용의 비효율성과 두뇌유출 현상(123위)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계속해서 이집트의 사회불안에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여성의 노동 참여도 계속해서 낮은 수준이다. 127위를 기록하였다. 정부의 여성고용프로그램 운영으로 일부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거시경제안정도(120위)에 있어서도 이집트는 아직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채무는 2007년 GDP의 105.8%에서 2008년에는 85.9%를 기록하는 등 어느 정도 감소하였다.  그러나 재정적자의 폭과 인플레이션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08년 재정적자는 GDP의 6.8%를 기록하여 128위를 기록하였다. 인플레이션의 경우도 2008년 11.7%로 GCI 중 101위라는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산유국과 비산유국 모두 아랍권 경제는 2008년 다른 지역에 비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실적을 거두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세계경제위기에 충격을 덜 받은 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을 더 축적했다고 볼 수 있다. 2009년 이후에도 ‘초저유가’의 시나리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랍 경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재정흑자를 바탕으로 하는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품 수출은 물론 플랜트 수주에 있어 우리 기업의 보다 공격적인 진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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