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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남아공과 중국과의 경제관계

남아프리카공화국 서상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책임연구원 2009/10/21

아프리카와 중국관계


2009년 7월 18일, 미국 신문 뉴욕 타임즈는「아프리카에서 영향력 확대를 지속하는 중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럽과 미국 등의 국가들이 중국과 아프리카가 밀접한 경제협력 관계를 중시하는 것에 우려를 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하였다.


기사는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에 대해서 프랑스인 기자가 쓴 책을 인용했다. 이 책에 의하면 중국에 의한 아프리카 정복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고 지적한다. 중국이 아프리카 진출을 본격화 한 것은 1995년이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에서 중국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독려하면서 이다.


특히 중국정부는 2006년을 “아프리카의 해”로 선정하고 아프리카에 대한 외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006년 북경에서 개최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Forum on China-Africa Cooperation)에는 아프리카 41개국 정상을 포함한 48개국이 모일 만큼 중국과 아프리카와의 관계는 밀접했다. 또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은 해마다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하여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를 에너지 및 광물 자원의 공급지로서 가치가 높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특히 매년 9%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석유 및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자원의 확보가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에, 중동에 비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적은 아프리카에서 에너지 자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체 석유소비량의 35% 가량을 아프리카에 의존하고 있으며, 2015년까지는 아프리카에서 50%의 에너지 자원을 수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수단과 앙골라 이외에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등 주요 아프리카 산유국과의 원유 수입 확대 계약이나 추가 개발권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이 아프리카를 석유나 천연 자원 공급지로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아프리카 시장의 잠재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면서 아프리카 시장 개척과 선점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의 무역은 10배로 증가하였고 지난해에는 1천68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수출은 508억 달러인 반면 아프리카로부터의 수입은 560억 달러에 달했다. 
 

또한 중국 기업은 현재 1천개 이상이 아프리카에 진출해 있으며 석유, 광물 자원, 섬유, 금융 등 많은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또한 댐, 철도, 고속도로, 다리 그리고 항만 등의 건설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력도 함께 아프리카로 진출함으로써 아프리카 거주 중국인은 대략 75만 명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해마다 아프리카에 대한 무상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자금을 제공하면서 아프리카의 인프라(infrastructure) 정비를 진행시킴으로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발전을 돕는데 기여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그 담보로서 중국 기업을 우선적으로 자원 사업에 진출하게 하고 있다. 아프리카인은 중국의 「조건을 붙이지 않는 겸허함」을, 프랑스나 영국 등에 대한 「식민주의자의 오만이다」와 다른 시작으로 보며 아주 신선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인이 쓴 책의 마지막에도 “무슨 목적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아프리카에 있어서 중국은 신의 은혜와 같은 존재다”라고 강조하였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밀접한 관계는 아프리카 진출을 계획하는 다른 국가들에 있어서는 두통거리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많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공개석상에서 중국에 대한 지지발언을 하는 아프리카 정부 관료들에서도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중국의 아프리카에의 영향력은 높아지고 있다. 우리들은 중국의 영향력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영향력은 우리들에게 플러스가 되고 있다”라고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의 부총재는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하였다. 즉 그는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에는 상호 이익의 관계가 성립되어 있고, 중국은 아프리카에 투자하고, 아프리카는 많은 것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부총재의 이와 같은 견해는 지난 다보스회의에 아프리카 국가에서 참가한 사람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아공과 중국관계


이와 같은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지배 현상은 아프리카 최대의 경제대국인 남아공에서도 볼 수 있다. 1998년 1월 1일 국교 수립 이래, 중국과 남아공 간의 경제·무역 관계는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2000년 양국 간 무역액은 불과 20억 달러였지만 2004년에는 59억1천만 달러에 이르렀고, 2005년에는 72억 7천만 달러로 큰 폭 증가하였다. 5년간 4배 가까운 급성장을 보인 것이다. 2009년 9월 29일, 남아공 무역 산업부의 최신 통계 데이터에 의하면, 중국이 남아공과 국교를 수립한지 10년 만에 남아공에 대한 교역규모가 미국과 독일 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 통계에 의하면, 2009년 1-7월까지의 남아공·중국 간의 무역 액수는 324억 란드(약43억 840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액이 217억 란드, 일본과의 무역액이 197억 란드, 독일과는 175억 란드, 영국은 152억 란드로 나타났는데 중국과의 무역액이 이들 국가들을 압도하여 남아공 최대의 무역 파트너 국가가 되었다. 이와 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과 남아공의 무역 증가율이 8.45%에서 올해는 11.95%로 상승한 결과이다. 2006-2007년까지 미국이 남아공의 최대 무역파트너였고 다음은 영국이었다. 미국과 남아공과의 무역 증가는 ‘아프리카 성장과 기회법’(AGOA) 때문으로 AGOA는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미국으로 수출시 무관세를 적용받는 법으로 현재 아프리카의 1800가지 물품에 대해 적용을 하고 있다. 이밖에 4600가지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특혜를 주고 있다.


남아공의 경제지 ‘비지니스 데이’(Business Day)는 남아공·중국 간의 무역액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으로 금융 위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새로운 경제 발전을 위한 투자 발주가 감소하고 선진국들의 경제악화로 인한 자원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중국의 경우 지속적으로 에너지 및 광물자원에 대한 수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아공이 중국의 대아프리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프리카 53국가 중 산유국인 앙골라(24%)를 제외하면, 남아공은 17%로 2위이며 다음으로 수단(8%)과 알제리(7%)인데 이들과 비교하면 큰 수치임을 알 수 있다.


남아공의 중국에 대한 주요 수출품은 광물들로 특히 철광석, 철, 중화학 그리고 비철금속류이다. 반대로 중국으로부터 남아공이 수입하는 주요 품목들은 의류, 기계류, 텔레비전, 통신장비, 가구 그리고 신발류 등이다. 남아공노동조합(Cosatu)은 중국의 값싼 공산품 수입으로 수만 명의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수출하는 것은 주로 노동집약적 제조업 상품인 반면, 남아공이 수출하는 품목은 자본집약적 상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노동집약적 상품이 많이 수입될수록 남아공에서는 일자리를 빼앗기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섬유산업 노동조합은 남아공 정부에 중국의 섬유제품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의거하여 세이프가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남아공 정부는 중국과의 무역관계를 고려하여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중국과 자유무역협상을 통해 남아공의 섬유산업에 대한 피해를 설명하고 중국측의 자발적인 섬유수출 제한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남아공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남아공 근로자들의 실직사태에 대해 우려하고 섬유수출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역량뿐만 아니라 중국과 남아공의 상대국에 대한 투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2005년 말 중국 상무부가 인가한 중국측의 대 남아공 투자액은 2억 5천만 달러로, 주로 광물, 에너지 자원, 제조업, 가공업 등의 분야에 집중하였다. 동일한 시기에 남아공의 대중국 투자액은 8억 1천만 달러로 실질 투자액은 3억 5천만 달러이다. 남아공의 대중국 투자 분야는 주로 맥주, 항만, 야금, 화학공업 및 환경 보호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도 2007년에는 중국의 남아공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 되면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세계 최대 은행인 중국의 공상은행의 남아공 스탠더드 뱅크에 대한 투자는 백인정권 종식 이후 남아공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액이다.


공상은행은 2007년 10월 25일 스탠더드 뱅크의 주식 약 20%를 매수하였다고 발표한 것이다. 주식 매수 금액은 336.7억 란드(약 54억 달러)로 이것은 중국의 은행업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로써 중국의 공상은행은 스탠더드 뱅크의 최대주주가 되었고 2명의 이사진을 둘 수 있으며 그 중 한명은 부사장으로 임명되었다.


이 밖에 양국의 관광 분야에 있어서의 협력도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남아공은 천혜의 자연 경관과 쾌적한 기후를 지니고 있으며 또한 일부 치안문제가 있지만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법률도 잘 정비되어 있으며 인프라도 정비되고 있어 남아공은 아프리카 최대 관광·레저 국가이다.


2001년에 중국이 남아공을 중국 인민의 단체 여행지로 지정한 이후 남아공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2005년에는 남아공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의 수가 7백40만 명을 기록하여 2004년 대비 10.3% 증가하였다. 이 숫자는 세계 관광업의 평균 5.5% 신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다. 그러나 남아공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가장 많았던 2004년에도 5만 1천 명에 불과하였기 때문에 양국의 관광 시장은 큰 발전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남아공과 중국과의 관계가 증진하고 있는데 반해 남아공에서 중국에 대한 반대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남아공 노동조합은 중국 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최근 남아공에는 중국의 값싼 수입품이 유입되면서 섬유, 신발 산업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또한 지난해 남아공에 거주하는 중국인 중 15명이 살해당하는 등 중국인들에 대한 살해가 잇따르자 중국 주석까지 나서 중국인들에 대한 범죄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는 등 중국인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 4월에 실시된 남아공 총선에서도 중국의 남아공에 대한 제조업제품의 저가 공세에 대한 집권여당의 책임에 대해 야당이 공세를 펼쳤다. 남아공의 여당인 아프리카 민족 회의(ANC)가 ‘메이드 인 차이나’의 선거 직원용 T셔츠를 입고 나오자 야당은 일제히 “일자리를 중국인에게 줬다” 라고 비판을 가했다.


섬유산업은 남아공의 노동 인구에 있어 가장 많이 고용을 하는 산업이자 동시에 실업자도 가장 많다. ANC의 T셔츠 발주액은 1,520만 란드에 이른다. 「남아공의 취업 기회 확보」를 슬로건으로 내건 여당이 자국 기업도 아니고 중국에 자신들의 선거 T셔츠를 발주한 것에 많은 비판이 잇따랐던 것이다.


야당이 비판을 강하게 하자, ANC의 대변인은 발주처는 국내 기업이라고 변명했다. 한편,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G20 금융 정상 회담에서 남아공이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것에 합의 하였고 따라서 아무리 선거 전술이라고는 해도 야당 정치가가 보호주의적인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은 국제 공약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 제품으로 인해 총선에서 쟁점이 나올 정도로 남아공의 경제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이제 남아공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에티오피아와 잠비아 등에서는 중국 근로자에 대한 테러와 중국 기업에 대한 시위가 잇따르기도 하였다. 이들은 중국으로 인해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남아공에는 이미 약 30만 명(사업을 위해 체류하는 사람 포함)의 중국인들이 거주할 만큼 남아공과 중국과의 인적교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한 영주권을 취득한 중국인을 포함한 합법적인 남아공 시민인 중국인들의 경우 법적으로 남아공 흑인으로 대우받고 있어 경제활동에 있어서도 유리한 상황이다. 남아공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은 2008년 6월 18일 중국계 남아공인들을 법적으로 흑인으로 재분류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남아공 인구의 0.4%를 차지하는 20만 명의 중국계는 정부의 ‘범(汎)경제권분산법’과 ‘고용평등법’에 따라 취업, 승진, 계약체결 등과 관련된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즉 1994년 남아공에서 흑인 대통령이 나온 이후 ‘흑인경제력강화법’(BEE)을 만들어 흑인들에 대한 경제적 우대 정책에서 중국인들도 흑인들과 마찬가지의 우대를 받을 수 있어 창업이나 고용 등에 있어 남아공 백인들과 한국과 일본계 남아공인들에 비해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앞서 남아공중국인협회(CASA)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남아공 법률의 수혜 대상에서 자신들이 제외된 것은 역차별”이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번 법안의 확정으로 수혜 대상은 흑인, 인도인, 혼혈인, 중국인 등 늘어났으며 이들은 아파르트헤이트 시절에는 ‘컬러드(흑백혼혈인종)’ 분류에 포함돼 흑인 못지않은 차별을 받았고, 흑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더 이상 컬러드에 포함되지 않아 정부 혜택에서 제외됐다. 남아공의 차별 개선 정책에 따라 그동안 흑인들은 기업 주식을 저가에 매입하고, 취업 시 우대를 받았다. 패트릭 청 남아공중국인협회 회장은 “8년여에 걸친 투쟁 끝에 법적 흑인이 된 것은 역사적 승리”라며 자축했다.


이처럼 남아공과 중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경제적으로 윈-윈(win-win) 전략에 기초하여 남아공의 광물과 에너지자원, 그리고 중국의 막대한 자금과 제조업 제품을 중심으로 서로 간의 상생의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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