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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기지개 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

사우디아라비아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0/01/18

UAE에서 400억 달러 원전수주는 한국경제 활로에 확실한 기폭제가 되었다. 이에 고무된 한국은 그 기세를 몰아 지난 14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르단 연구, 교육용 원자로(JRTR) 건설 국제경쟁 입찰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과거 ‘두바이 신드롬’이 다시 떠오른다. 두바이가 활황을 누리던 시절! 중앙정부건 지방정부건 두바이 신드롬에 빠져 신도시계획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예가 두바이였다. 지난해 갑자기 불어 닥친 두바이 모라토리엄 악몽을 역전시킨 주역은 UAE의 원전수주이다.


두바이나 아부다비의 경제적 위력은 부정할 수 없이 막강하다. 연간 4천만명을 수용하는 두바이공항의 이점은 순식간에 UAE의 위상을 바꿔놓았다. 중동은 물론 유럽으로 행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두바이에서 환승하기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곳이 두바이다. 이 같이 손쉬운 지리적 접근은 UAE를 산유부국으로서의 위치를 각인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UAE가 부상하게 된 배경은 결국 ‘오일머니’의 위력이다. UAE의 부상은 그 역작용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간과하는 현상을 낳고 있다.


중동산유국에서 중요한 경제변수는 오일머니의 위력이고 우리에겐 건설과 플랜트가 주요 관심사다. 이제 UAE의 축배에 만족하지 말고 그 잔을 주변국으로 돌려야 할 때이다. 그 첫 대상국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가 되어야 한다. 1970년대 한국건설의 대명사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두바이 성장의 그늘에 밀려 잊혀져서는 안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08년 구매력 기준으로 볼 때 GDP가 5,779억 달러로 UAE GDP(2,063억 달러)의 2배 이상이다. 사우디는 세계 총원유매장량의 1/4이상을 소유한 명실공히 세계최대의 산유국으로서 막대한 오일머니를 갖고 있다. 원유수출량도 UAE의 4배에 달하며, 구매력의 기준이 되는 인구도 2,800만 정도로 UAE(약 500만명)의 약6배 정도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화학회사(SABIC)는 2007년 8월말 말 제너럴일렉트릭(GE)의 플라스틱 사업부를 116억 달러에 매입하는 등 전 세계 M&A 시장에서 오일머니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1980년대 같은 유가붕괴를 대비하기 위해 다른 GCC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경제다변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기에 사우디의 자금도 “오일달러 → 규제철폐 → 에너지 접근”이라는 틀에서 석유화학, 금속․발전 및 항공운송 등의 세 가지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있다. 사우디는 1952년 설립된 사우디통화국(Saudi Arabian Monetary Agency; SAMA)에 자본금 2,700억 달러의 국부펀드도 갖고 있다.


아울러 많은 규제철폐와 특혜 관세대우는 상업, 부동산 투자 및 금융 서비스 산업에 커다란 매력을 제공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6개 경제도시 건설에 의욕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GDP에서 1,500억 달러를 추가하여 현재 GDP의 40% 수준 달성하며,  건설비용 800억 달러를 들여 철강, 알루미늄, 비료 및 석유화학 공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킹 압둘라(King Abdullah) 경제도시, 지잔(Jizan) 경제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막강한 오일머니를 기초로 두바이에 뒤질세라 새로운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킹덤타워(Kingdom Tower)건설이 좋은 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연안도시 제다에 높이 1천100m의 킹덤타워를 건설키로 하고 설계사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사우디는 당초 킹덤타워의 높이를 약 1천600m로 정하고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입주수요와 건설비용 등을 고려해 건물 높이를 하향 조정했다. 킹덤타워는 부르즈칼리파의 높이 828m보다 200여m나 더 높다.


킹덤타워의 발주사는 킹덤 홀딩으로 개인재산만 130억달러에 이르는 알-왈리드 사우디 왕자의 소유회사이다. 부르즈칼리파 총 공사비가 12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할 때 킹덤타워 공사비는 프로젝트 추진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행히 부르즈칼리파 건설을 총괄했던 삼성물산이 사업에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거부(巨富),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6억달러 상당의 시티그룹 지분을 자신이 소유한 지주회사 킹덤 홀딩에 출연하기로 했다는 사실은 사우디의 의욕 찬 계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지주회사 킹덤 홀딩을 통해 시티그룹은 물론, 타임워너, 애플, 월트 디즈니 등 유수의 대기업 지분을 보유한 국제투자계의 ‘큰 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알-왈리드 사우디 왕자는 킹덤 홀딩이 세계 최고층 빌딩건축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도 밝히고 있는 점은 두바이 보다 높은 상징물을 반드시 사우디에 건설하겠다는 의지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는 아직 30% 이상의 농업인구가 있으며 공업부문이 매우 취약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 인구의 대부분이 도시에 몰려 살고 있으며 약2%에 이르는 높은 인구성장률은 주택수요는 물론 많은 도시화 설비수요를 증대시키고 있다. 이제껏 두바이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에 보다 큰 관심을 보여야 할 때이다. 금년도 단일통화 사용을 목표로 추진해온 GCC 중앙은행을 사우디가 유치함으로써 오일머니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매력적인 투자대상국이다.


중동의 투자재원은 석유를 통한 오일머니에서 나온다. 배럴당 80달러의 국제유가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유가예측은 항상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존재한다. 유가의 하향요인이 단기적 관점에서 가시적이지 않기에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를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 세계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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