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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이스라엘의 OECD 가입의 의미

이스라엘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0/05/12

작지만 강한 나라! 이스라엘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 5월 10일 31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5월 26-28일 파리에서 개최되는 연례 장관급회담에서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와 함께 정식회원국으로의 승인절차가 남긴 했지만 이스라엘의 OECD 가입은 현시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모사드 사건을 비롯해 현재 진행중인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 레바논, 시리아 및 이란과의 핵 연루설, 정착촌 문제 등 중동평화협상의 난제를 안고 있는 이스라엘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중국 방문길에 이 소식을 접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재무장관도 “이스라엘의 OECD 가입은 의미가 크다.”며 크게 환영하였다.


1948년 5월 14일 2천년만 나라를 세운 이스라엘은 남한면적의 1/4도 채 안되는 작은 국토면적에 인구도 약 720만명인 자원도 거의 없는 작은 나라이다. 그러나 국제정치, 경제적인 관심사에서는 항상 중심무대에 있는 나라가 이스라엘이고 그 민족은 유대인이다. 한때는 1인당 GDP가 30,000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국제금융위기로 다소 감소하여 2009년 기준 1인당 GDP 28,400 달러, 평균수명 80세, 연평균 인구증가율 1.8%로 선진국의 반열에 있는 나라이다.


국가건설 직후인 1948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전쟁의 소용돌이속에서 팔레스타인은 물론 주변 아랍국가들과 분쟁을 계속하면서도 굳건한 경제적 기초를 다지며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의 저력(底力)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 답은 단단한 초석(礎石)위에 국가를 건설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한 덕분일 것이다. 이스라엘이 <식량자급화>와 <자주국방>이라는 기초위에서 생존을 위한 장기적 <경제개발전략>을 꾸준히 실천해온 결과가 오늘의 강한 나라를 만들어 준 배경이 되고 있다.


자원은 거의 없지만 이스라엘은 기술적으로 선진화된 시장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원유, 곡물, 원자재 및 군사시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과거 20년 동안 농업 및 공업분야에 특화해왔다. 예를 들면 다이아몬드 가공, 최첨단 기술장비 및 과일과 채소를 포함하는 농업생산물이 주요 수출품이다.


이스라엘 경제는 거의 원조와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EU와는 특혜무역협정을 체결하여 아보카드, 감귤류 및 채소류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수출품은 산업용 다이아몬드 가공품이지만, 최근에는 금속제품과 IT분야를 비롯한 하이테크 전자제품 수출에 두각을 나타내어 다이아몬드 수출을 앞서고 있다. 아울러 무기에 대한 해외시장을 개척하여 국제 무기거래에서도 주된 거래국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6번째로 핵무기보유국이 되었으며, 핵탄두는 100-300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이 작지만 강한 나라로 변모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키부츠(kibbutz)에서 찾을 수 있다.  키부츠는 ‘모임’ 또는 ‘공동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이스라엘의 집단공동체이다. 키부츠의 기본이념은 사회주의에서 출발하였다. 다시 말하면 공동생산과 공동분배를 통하여 함께 일하고 함께 잘 살아보자는 우리의 ‘새마을운동’의 목표와도 유사한 개념이다. 키부츠운동은 사회주의와 시오니즘을 결합한 노동시오니즘의 형태로 진전되어 나중에는 독립적인 영농형태로 발전하였다. 주민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하지만 때로 공업분야에서도 일한다. 재산은 모두가 공유하며 주민들의 의식주와 복지 및 의료 활동 등에 쓰이고 남은 재산은 키부츠에 재투자된다. 성인들은 개인 숙소에서 생활하지만 어린이들은 대개 집단 양육된다.


키부츠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대인의 새로운 정착지를 개척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키부츠는 민주적이고 평등한 운영방식을 통해 초기 이스라엘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지금도 이스라엘의 정치와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키부츠는 1909년 팔레스타인의 데가니아에 최초로 설립되었고, 현재 이스라엘에는 200개 이상의 키부츠에서 10만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스라엘 경제가 탄탄대로에 서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스라엘 경제의 고민도 경제력 집중에 있다. 30개의 가문이 이스라엘 경제력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경쟁원리에 심각한 경제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정부의 고민거리이다. 거시적 안목에서 경제를 해치지 않고 경제력 집중을 줄이기 위한 법제정이 크네세트(의회)에서 검토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하나는 일부 기업 임원들의 높은 임금과 관련된 것이다.


대외적으로도 중동평화문제와 관련한 국제정치적 격랑(激浪)에 휩싸여 있다. 18개월 만에 재개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회담을 앞두고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대표는 ‘평화’와 ‘정착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측은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동예루살렘과 서안 지역을 점령한 이후 이스라엘은 지난 43년 동안 이들 지역에 정착촌 200여개를 건설하여 유대인 50만 명을 이주시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2007년 11월 미국 아나폴리스 중동평화 국제회담에서 채택된 평화 로드맵에 따라 1년 동안 정기적으로 협상을 벌였으나, 2008년 12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협상은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아울러 6월 8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개최예정인 ‘지중해연합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이스라엘은 평화 로드맵인 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주권국가 승인이라는 ‘두 국가 해법’을 해결해야 하는 난제(難題)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변국 레바논, 시리아는 물론 이란과의 핵문제로 인한 갈등도 이스라엘이 직면하고 돌파해야 할 대외적 정치변수중 하나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스라엘의 OECD 가입은 분명 유럽선진국들과의 공조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OECD 가입은 경제적 의미보다도 정치적 의미에서 더 큰 의의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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