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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사우디아라비아의 주거단지 건설에 주목해야

사우디아라비아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0/06/29

중동지역의 수출시장은 역시 건설시장이다. 금년 5월까지 한국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317억 2,228만 달러이며, 이 가운데 중동에 대한 수주실적은 235억 6,514만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약74%를 차지한다.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주액은 64억 1,744만 달러로 해외건설 수주액에서 2위를 차지하지만, 전체 수주액에서 보면 약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중동의 건설수주는 한국의 해외수출에서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토록 중요한 중동지역 가운데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시장은 1970년대의 한국의 중동진출이 시작된 이래 아직도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는 크고 매력적인 시장이다. 사우디의 건설시장은 2000년대 중반이후 두바이의 급부상으로 다소 가려져있던 게 사실이다. 최근에도 UAE의 아부다비가 두바이를 대체할 시장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기에 우선순위에서 다소 뒤쳐지는 감이 없지 않다. 역시 사우디 건설시장의 매력은 그 규모가 크다는 데 있다.


킹덤타워(Kingdom Tower)의 건설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사우디는 당초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 보다 훨씬 높은 약 1천 100m의 킹덤타워를 홍해의 연안도시인 젯다에 건설하기로 하고 설계회사와 시공회사를 물색하고 있다. 본래는 1천 100m로 고안되었지만, 입주수요와 건설비용을 고려하여 높이를 낮췄지만, 부르즈칼리파(828m)의 높이 보다 약200m 더 높은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이다. 부르즈칼리파 총 공사비가 12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할 때 공사비는 프로젝트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 세평(世評)이다. 킹덤타워의 발주사는 킹덤홀딩으로, 개인재산만 130억달러인 알- 리드 왕자가 이 계획을 계속 지원할 의사를 밝혔고, 킹덤홀딩은 지난 30년 동안 해온 전략적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건설이 대부분 그렇지만, 사우디의 건설공사도 대규모 플랜트공사 뿐만 아니라 주거단지나 상하수도 같은 중소형 공사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건설의 중동진출에는 넘지 못할 벽이 있다. 다시 말하면 대기업형의 공사는 매력적이며 경쟁력도 있지만, 중소기업형 진출에는 관심도 적고 또 넘어야 할 난관도 많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인건비, 건설장비의 활용, 자금압박 등이 큰 장애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에도 이제는 공사규모가 대형화 되었기에 중소업체들도 굳이 어려움을 극복하며 국내공사 수준에 맞먹는 공사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나마 관심이 있는 업체들이라 할지라도 경험부족이 진출을 망설이게 한다.


사우디의 경우, 대형공사는 역시 담수화나, 석유화학 플랜트에 집중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물 관련 공사는 큰 매력을 끈다. 중동지역은 관개용수 사용량이 전체 담수의 85%를 차지하고 있기에 재활용으로 절감되는 용수의 양 또한 막대하다.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수자원을 확보하는 방안중 하나가 담수화기술이다. 현재 약20% 정도 재활용을 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 부문 투자는 계속 증대되리라 본다.


전 세계 물 관련 시장의 규모는 2007년도 3,493억 달러에서 2016년도 5,295억 달러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 가운데 중동의 약 11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약 8억 달러 규모의 UAE 시장이 최대의 시장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우디가 담수화 플랜트에 역점을 두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이며, 사우디의 인구증가와 급격한 생활패턴의 변화는 향후 더 많은 물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유발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현대식 주거단지인 주택수요의 증대와 그에 따른 상하수도의 건설과 오폐수 처리시설의 확충 등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문은 대형 담수화 플랜트에 연이은 주택건설이나 이에 따른 상하수도 건설 등 후발연쇄효과를 낼 수 있는 부문이다.


국제금융위기 이후, 사우디의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도 리스크가 큰 대형, 초고층 빌딩에서 현지인을 위한 주택 및 인프라로 추세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 사우디의 부동산개발은 고가의 빌라건축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서민용 주거건축이 활발해지고 있다. 2010년도 중동지역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는 약 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사우디는 2015년까지 200만호 정도의 중산층 주택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건설잡지인 Engineering News Record가 발표한 ‘세계 225개 도급업체(Top 225 International Contractors)에 한국건설업체가 2007년 10개 업체에서 2009년 13개 업체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은 우리 기업의 해외수주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지표는 기술과 자본경쟁력을 갖춘 국내건설업체의 대형화가 진전되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중동건설에 있어서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대기업의 성과가 중소기업으로 잘 연결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담수화 플랜트의 경우 후속 공사가 잘 연계된다면 중동시장에 한국 중소업체의 진출도 문호는 많이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그 길은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찾아야 한다.


지난 4월 한국의 ㅇ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가 발주한 주거단지건설 프로젝트를 3억2천만 달러에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킹칼리드 공항인근에 킹압둘라 석유연구센터내의 직원용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액수로 보면 한화로 약3,600억원 정도로 국내기업에게는 큰 매력이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 정도 규모의 공사는 국내에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점을 감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건설업체의 우수성은 국내건설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 중소업체들의 월등한 시공능력은 이미 모든 건설부문에서 입증되었다. 중동건설에서 한국기업의 수주능력 또한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 중소업체의 중동진출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거건설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리정부도 수출입은행을 통한 중동진출 기업에 대한 여신을 2009년 11조원 에서 2013년까지 22조원으로, 2009년 12조원이던 수출보험 규모도 24조원으로 각각 늘리기로 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대기업-중소기업의 연계성 문제에 대해 보다 신중한 배려가 필요하다. 대기업이 1회용 공사로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후속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중소기업을 잘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된다면, 한국 중소업체의 대중동 건설진출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메카, 타이프 지역의 물 관리뿐만 아니라 아람코 KAPSARC의 주택단지건설에 506억 달러, 킹압둘아지즈 지식문화센터 건립에 506억 달러, 외교지구 주택건설사업에 83억 달러의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 건설업체들의 전문분야라 할 수 있는 주택건설의 신호탄이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거단지 건설은 그 후속단계인 상하수도 건설이 연계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 중소건설업체들에게 좋은 문호를 열어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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