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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중동평화협상의 중재자로 나서는 이집트

이집트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0/07/20

내년에 대선을 앞두고 다시 건강악화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이 중동평화협상의 중재자로 부상하고 있다. 오바마 미대통령이 지난 7월 8일 이스라엘 TV와의 기자회견에서 “아랍-이스라엘간 평화협정은 자신의 첫 번째 임기내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시점이어서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이스라엘의 이란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직접협상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1979년 ‘이집트-이스라엘평화조약’으로 중동분쟁의 큰 불씨를 잠재운 이집트가 평화회담의 중재자로 나섰다는 점은 중동평화협상이라는 큰 물결이 앞에 와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1979년 평화조약에 앞서 ‘캠프데이빗드 협정’이 1978년 9월 17일 지미 카터 미대통령의 주선으로 미 백악관에서 이집트 대통령 안와르 엘 사다트(Anwar El Sadat)와 이스라엘 수상 메나헴 베긴(Menachem Begin) 사이에 조인되었다. 6개월 후에 이루어진 이집트와 이스라엘간 평화조약으로 두국가간 상호인정 (이집트는 아랍국가중 최초로 이스라엘의 국가를 인정)과 1948년 중동전쟁이후 전쟁상태의 중단이 성사되었으며, 1967년 6일 전쟁이었던 제3차 중동전쟁 기간동안 점령했던 시나이반도로부터 군인 및 민간인의 완전철수도 이루어졌다. 또한 동 협정으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이스라엘 상선의 자유로운 통행이 실현되었으며, 티란해협 (the Strait of Tiran), 아까바만(灣), 타바-라파해협(the Taba—Rafah straits)등이 국제적인 수로로 인정되었다.


그 후 1993년 ‘오슬로 협정 (Oslo Accords)은 아랍-이스라엘 분쟁에 있어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이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정부가 얼굴을 맞대고 이루어낸 최초의 직접협상이기도 했다. 2000년 캠프데이빗드에서 ‘중동평화정상회담(The Middle East Peace Summit at at Camp David'이 빌 클린턴 미대통령 중재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반이었던 야세르 아라파트(Yasser Arafat)와 이스라엘 수상 에후드 바라크(Ehud Barak) 사이에 개최되기도 했지만,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최종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2002년 6월 부시(George W. Bush) 미대통령에 의해 최초로 구체화된 “평화로드맵(the road map for peace)”이 2003년 4월 공표되었다. 이 평화로드맵은 미국, EU, 러시아 및 UN 등 국제적 4국 단일공동체(quartet)에 의해 제안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해결을 위한 계획이다. 평화로드맵은 이스라엘 및 실행가능한 평화적, 민주적 팔레스타인 국가안보를 달성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중동에서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향한 진보적 계획이다. 2003년 12월 1일에는 알렉시스 켈러(Alexis Keller) 교수에 의해 주도된 ‘제네바협정(Geneva Accord)이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후 중동평화협정은 지지부진한 상태로 유지돼오다가 2007년 12월 '아나폴리스 회담(Annapolis Conference)이후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이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간 평화협정의 주 현안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 현안문제가 이스라엘 정착촌 문제로 초점에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 핵문제와 가자지구 구호품 전달과정에서 이스라엘의 민간선박 공격으로 아랍권은 물론 피해당사국들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 현 중동평화문제의 핵심 문제들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협상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집트가 중재역할을 자임하려는 의도는 현재 결렬상태에 있는 중동평화협상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역량을 과시하려는 것이 주목적일 것이며, 이란의 핵문제와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있어서 아랍국가들의 대변자 역할을 떠맡겠다는 목적이 함께 있는 것 같다. 과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과정에서 방관자적 자세를 보이며, 가끔은 방해자 역할을 해왔던 무바라크가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점과 팔레스타인 압바스 수반이 기존의 강경입장에서 후퇴하는 입장을 보이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압바스 수반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국경과 안보문제에 대한 이스라엘의 합의 등 진전이 필요하다며 직접협상을 제기한 바 있고, 정착촌 완전동결이라는 기존입장에서 최근에는 매우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일련의 상황은 중동평화회담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 전직 미대통령들의 적극적인 개입이다.


UN 안보리는 지난 6월 핵무기 개발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해 금융제재, 무기금수 조치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제재결의안을 통과시켜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결의안은 무기나 금지대상 물품을 운송하는 것으로 의심할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을 때는 공해상에서 이란 선박을 검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때에 따라서는 걸프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될 수 도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바마는 중동평화 진전에는 "현재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기에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월 6일 미국을 방문중인 네타냐후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간  회담이 늦어도 3개월 이전에는 시작돼야한다”고 말함으로써 모종의 시간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아울러 압바스 수반에게도 중동평화문제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9월 이후에는 중동평화를 위한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미 국방안보협력국(DSCA)의 제프리 위어링가 국장은 미국의 2010 회계연도 무기판매 액이 목표치 378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지난해 10월 자신이 예상했던 500억달러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며, 이스라엘에 대해 F35 판매가 임박했다는 암시는 미-이스라엘간 상호협력에 대한 강한 지지의사라 볼 수 있다. F35는 록히트가 생산중인 공군, 해군 및 해병대의 각종 전투기 기능을 통합한 미래형 통합전투기로 이스라엘이 첫 수입국이 된다. 카터와 클린턴 두 전직 미대통령이 피랍이스라엘 병사와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협상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보도 또한 중동평화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개입을 시사하고 있는 대목이다.


30년 가까이 지속되던 비상계엄법의 시한을 의회가 지난 5월 2년 더 연장한 이집트에서 82세의 나이로 6번째 임기에 도전할 것인지에 대해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는 상황에서 와병설까지 나도는 무바라크가 중동평화의 중재자로 나서는 상황은 중동에서 큰 변화의 바람이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제 중동평화 문제는 단순히 팔레스타인-이스라엘간 ‘두 국가간 해법’에 국한되지 않고, 이란의 핵문제를 포함한 아랍역내의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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