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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산 - 진정한 승자는 남아공

남아프리카공화국 서상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책임연구원 2010/07/21

아프리카대륙에서 최초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이 11일(현지시간)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결승전에서 스페인은 연장전 결승골로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안았다. 스페인은 온 나라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으며 특히 경기 내내 화제가 된 문어의 예언도 적중하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나면서 스페인이 이 대회의 주인공으로 떠올랐지만  2010 월드컵 대회는 개최국인 남아공에 풍성한 유ㆍ무형의 성과물을 안겨다 줬다.
2004년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이후 개막 당일까지 과연 남아공에서 월드컵이 성공리에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보란 듯이 아무 사고 없이 훌륭하게 치러 내면서 남아공은 월드컵 개최를 성공적으로 이끈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는 역대 어느 대회와 비교해서도 모자람이 없는 성공적인 대회라는 찬사 속에 남아공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자긍심을 높여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남아공은 이번 월드컵 준비를 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로부터 치안부재와 범죄문제가 월드컵 보다 더욱 부각되면서 남아공은 ‘범죄 국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였고 실제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일부 소소한 사건들이 벌어져 더욱 우려감을 자아냈다. 물론 대부분의 월드컵 개최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문제들이었지만 남아공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들은 더욱 부각되었었다. 그러나 남아공은 이번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음으로써 ‘범죄국가’라는 오명 떨쳐낼 전기를 마련했고 경제적 성과도 일부 이루어냈다.
이러한 성과로 월드컵의 진정한 승자는 개최국인 남아공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들의 경우 이번 월드컵도 FIFA의 잔치로 끝났으며 남아공은 단지 장소제공과 ‘범죄국가’라는 오명만 썼다는 비판도 하지만 남아공의 유․무형적인 이익은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얻은 셈이다. 특히 남아공 국민들의 경우 월드컵처럼 큰 대회도 충분히 치룰 수 있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남아공 국민들이 보여준 월드컵에 대한 정성은 다른 어느 월드컵 국가들에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월드컵 이후 남아공 내부에 잠복해 있는 흑인 빈민층의 불만이 폭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과 외국인 혐오증이 발생하여 긴장상황을 만들고 있어 월드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대회 운영과 흥행면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지난 7월 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장으로서 흡족하다"고 대회 운영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는 그 동안 일부 FIFA 위원들로부터 남아공에서의 월드컵 개최가 무리라는 평가를 계속적으로 받아온 상황에서 월드컵이 무사히 그리고 훌륭히 치러진 것에 대한 안도감일 수도 있다.
사실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두고 개막식이 열리는 주경기장이 정리가 될 정도로 남아공의 경기장 및 부대시설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었다. 또한 개최를 앞두고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회와 FIFA는 티켓 판매의 부진으로 우려를 나타냈으나 결승전이 끝난 시점에서 티켓 판매의 흥행은 어느 대회 못지않은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대회 직전 창구에서의 현금 판매에 의한 가격인하 등의 덕분이지만 전체 입장객 수는 64회 시합에서 317만 8856면에  달했는데 이는 경기장 수용 능력의 92.9%로 과거 최다인 미국 대회(94년)의 약 395만 명, 전회 독일 대회(2006년)의 약 336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입장객을 모았다.
특히 남아공 정부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월드컵 기간 동안 남아공을 방문한 관광객 수도 비록 인근 국가들의 방문객이 늘어난 결과지만 초기 예상했던 45만 명을 훨씬 넘어섰다.


교통 문제
남아공 월드컵 대회 중 가장 큰 문제가 경기장으로의 이동 수단 문제였다. 남아공은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대부분은 대중교통대신 자가용이나 흑인택시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이에 대한 대체 수단으로 남아공 정부는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프레토리아를 이어주는 전철을 설립하는 등 도로, 철도 인프라 확충에 노력하였다.
또한 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가 실시된 9도시의 10개 경기장에 대한 접근 방법으로서 셔틀 버스와 개인 자가용의 활용을 권유하였다. 그러나 자가용 이용시에는 주차비용으로 50란드(약 7천500원)가 발생했다. 조직위는 대중교통의 이용을 호소하였지만, 이동 수단은 자가용이나 합승 택시의 이용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편, 준결승 독일과 스페인전이 열렸던 7월 7일 더반(Durban)의 킹 샤카 국제공항에는 VIP 전용기가 많이 착륙하는 바람에 일반 관람객들을 실었던 6기의 여객기 착륙 허가가 지연되어 약 600명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치안 대책
치안문제는 남아공 월드컵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였다. 남아공 당국은 대회 기간 중, 월드컵 임무를 위해 4만 4000명의 경찰관을 투입하여 치안을 담당했다. 대회 기간 중에 체포된 인원은 약 300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절도 용의자였다. 따라서 큰 사건과 사고 없이 월드컵이 무사히 치러졌는데 4년 후 다음번 브라질월드컵의 협력 요청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남아공 당국은 「월드컵 특별법정」도 설치하여 신속하고 엄격한 판단을 내려 범죄 억제에 기여하였고, 실제로 대회 기간 중 이 특별법정에 약 100명 이상이 재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효과
남아공 정부는 이번 월드컵 개최에 필요한 경기장, 도로, 통신 등 인프라 확충에만 330억 란드(한화 약 5조 원)를 투입했다.
내부적으로 과다 투자라는 비난 여론이 높았으나 나라 안팎의 월드컵 열기가 고조된 데 힘입어 최소한 투자비 이상의 경제 효과를 거뒀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최근 현지 투자회사 주최로 열린 투자 콘퍼런스에서 "충분한 투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은 이번 월드컵이 금년에 남아공에 가져다줄 경제효과가 380억 란드에 달하며, 이는 국내총생산(GDP)을 0.5% 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아공 내무부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외국인 방문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20만 명) 증가했다. 또 월드컵 공식 파트너인 비자카드는 이 기간 남아공을 방문한 외국인의 자사 카드 결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65%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월드컵 개최 도시를 중심으로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월드컵 특수를 누린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 남아공 사무소는 이번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 요인 등을 반영, 남아공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3.2%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4월 IMF 전망치 2.6%에 비해 0.6% 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그랜트 손튼은 이번 월드컵이 남아공에 가져다 줄 경제효과가 930억 란드(약 14조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남아공에 대한 해외 투자가 늘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또 FIFA에도 32억 달러의 수익을 안겼다.
특히 남아공의 경제효과로는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남아공에는 경기장, 도로, 공항, 교통시스템 등 인프라가 새로 마련됐다. 13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고 이 때문에 2008년 이후의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도 일정 부분 상쇄됐다. 경제전문가들은 비록 일부 스타디움이 거대한 흉물로 남을 수 있겠지만 도로 공항 등 확장된 인프라가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우려는 월드컵으로 생긴 임시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또 다른 대량의 실업자가 양상 된다는 점도 우려할 상황이다.
월드컵 스폰서 기업들도 활짝 웃었다. 세계적 신용카드 업체 비자도 그 중 하나다. 월드컵 기간에 남아공 내 상점 1만4000곳과 쇼핑몰 200곳이 비자카드 가맹점이 됐다. 비자는 2007년에 8년짜리 FIFA 후원계약을 맺었다. 비자는 이를 통해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발판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비자가 최근 공개한 비자카드 고객 지출자료에 따르면,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준비기간 및 대회기간 동안 남아공 내 해외 관광객의 비자카드 이용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 남아공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있던 6월 1일부터 대회 일정이 종료된 7월 11일까지 남아공 내에서 해외 관광객들이 비자카드로 지출한 금액은 미화 3억 1,200만 달러로, 이는 미화 1억 8,400만 달러를 기록했던 2009년 동기 대비, 미화 1억 2,800만 달러, 즉 70%가 증가한 것이다. 또한 같은 기간의 비자카드 거래량은 220만 건 (일평균 55,000건)으로 2009년 동기간에 기록했던 120만 건 (일평균 30,000건)에 비해 79% 증가했다.
WSJ는 남아공이 월드컵을 치른 만큼 다른 세계적 스포츠 행사도 유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남아공은 2020년 올림픽 유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났다.
남아공은 이번 월드컵의 성공이 외국인 투자와 관광수익 증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무형의 성과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남아공이 거둔 최대의 성과는 `범죄 국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쳐낼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남아공 경찰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월드컵 관련 범죄로 체포된 내ㆍ외국인은 총 316명으로, 대부분이 절도와 같은 경미한 사건에 그쳤다.
특히 테러위협과 중무장 강도들의 위협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로 미국이나 유럽에서의 방문객들이 줄어들었으나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남아공에 가면 위험하다"라는 세계인의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향후 관광객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또한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논쟁거리 중의 하나였던 부부젤라가 세계에 알려졌다는 점이다. 물론 부정적인 요소들이 초기에 대두되기는 했지만 아프리카의 열정적인 문화를 세계에 전파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성과로 꼽힌다. 특히 부부젤라는 과도한 소음에도 불구, 영국에서만 4만개가 팔리는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 쇼핑가를 중심으로 판매되어 부부젤라가 남아공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일조했다.


남겨진 과제: 빈민층 불만 해소
남아공은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이지만 흑백 간, 흑흑 간 빈부 격차가 심한 국가로 지니계수가 0.65에 달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5천800달러에 달하지만 빈곤선 이하 인구가 40%가 넘고 공식 실업률도 25%에 이른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전국 흑인집단 거주 지역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하였고, 케이프타운 등 일부 지역에서는 흑인 빈민촌에 대한 강제 퇴거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월드컵으로 인해 억눌려 있던 빈민층의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남아공 정부는 월드컵이 종료된 이후 흑인들을 주택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즉 월드컵 경기장 건설 및 인프라 건설로 확대된 건설경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주택건설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한 월드컵이 끝난 후 가장 긴장된 요인 중의 하나는 짐바브웨 등 주변국에서 이주해온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폭력사태가 재연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외국인이 귀국길에 오르는 등 불안 요소가 잠복해 있다. 이미 2008년 5월에 제노포비아 사태로 인해 수십 명이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만일 이 같은 요소들이 해결되지 않고 특히 외국인들에 대한 테러가 현실화 된다면 남아공이 기대하는 외국인 투자는커녕 관광객도 월드컵 이전으로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아공에서 외국인 증오의 가장 큰 이유는 극심한 경제난과 높은 실업률 때문이다. 즉 외국인 이주민들이 남아공 흑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짐바브웨 등 인근 국가들에서 온 이주민들은 남아공 흑인들보다 저렴한 임금을 받기 때문에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경우 이들 이주민들을 고용하는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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