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주목받고 있는 남아공 경제의 장점과 약점

남아프리카공화국 서상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책임연구원 2010/09/13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한 국가’, ‘자원부유국가’, ‘빈곤과 범죄 그리고 아프리카 최고의 산업국...’. “무지개 국가”로부터 “보통의 국가”로.. 경제의 글로벌화가 단적으로 나타났던 세계의 축소판.


아프리카 대륙이 환경대책이나 산업 제품에 빠질 수 없는 희소 금속(rare metal)을 비롯한 각종 자원의 보고로서 세계의 뜨거운 눈길을 받고 있다. 이러한 자원 대륙 아프리카의 경제를 거느리는 리더 국가가 남아공이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G20의 멤버 국가이기도 하다. 인구는 5천만 명으로 흑인이 80% 정도, 백인이 10% 정도를 차지한다. 공용어는 아프리카 토착어와 영어 등 11개 언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인종, 다종족 국가의 특징을 갖고 있다.
남아공 경제의 상황을 국제 통화 기금(IMF)의 예측치를 기초로 개관하면, 경제 규모는 2010년 말에 명목 국내 총생산(GDP)이 3,300억 달러 정도로 일본이나 중국의 약 6%의 규모, 러시아나 브라질 GDP의 약 20%, 우리나라의 1/3 정도의 크기이지만 아프리카 전체에서는 약 23%,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는 30% 이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경제대국이다.
동일하게 IMF 예상에 의하면, 실질 GDP성장률은 2010년에는 2.6%, 2011년 이후 2015년까지는 3.6%에서 4.5%의 증가 기조가 예상되고 있다. IMF의 예상으로는 경상 수지는 GDP대비로 마이너스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말은 GDP 대비 5%의 마이너스이지만, 2015년에는 마이너스 7%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율은 2010년 5%대 후반에서 2015년에는 4.5%정도까지 서서히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며 정책 금리는 현재 6.5%로 G20 국가들 중에는 고 금리국가로 분류된다.
남아공은 2010 월드컵을 무사히 치르면서 국가 이미지 향상에 기여하였다. 특히 아프리카 최초의 월드컵 개최국으로 개최이전까지 치안문제와 인프라 구축 등으로 성공적인 개최를 예상하지 못했지만 남아공은 다른 월드컵 개최와 마찬가지로 훌륭히 치렀다.


금융강국 남아공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선진산업체계를 지닌 국가로 분류된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농업이나 1차 천연자원에 의존하는 경제를 보이고 있는 반면, 남아공은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등이 발달되어 있어 선진국형 산업구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남아공의 금융산업은 은행, 보험 그리고 주식시장 등 다른 신흥국가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장과 규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탠더드 뱅크 등 남아공 은행들은 세계 100위 이내의 규모를 지니고 있다. 스탠더드 뱅크는 아프리카 17개국과 아프리카대륙 이외에도 16개 국가들에 지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은행이다. 이 은행의 시장가치는 1천8백20억 달러에 달하고 종업원 수도 5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규모로 스탠더드 뱅크는 남아공과 나미비아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남아공을 대표하는 주식 시장은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이다. 19 세기 후반, 킴벌리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고 계속해서 금광이 요하네스버그에서 발견됐다. 이후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 최대의 상업 도시로 발전해 왔다.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에는 472개가 넘는 기업이 상장되어 있고, 시장 규모(총 주식 시가 총액)는 세계 16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식 이외에도 남아공의 채권도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에서 매매되고 있다.
남아공 통화인 란드에 대한 달러 시세, 및 남아공 주식시세의 가격 변동 리스크는 크다. 남아공 주식시세의 과거 2년간의 가격 변동은 백금의 가격과 함께 움직일 정도로 남아공 주식시장에서는 백금을 비롯한 광물자원과 은행들의 실적에 따라 큰 변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남아공 란드의 가격 변동은 상하의 폭이 크다. 자원부국인 호주의 달러와 비교해도 크다.
남아공 주식시세의 가격 변동의 폭도 크다. 가격 변동을 ETF의 「남아공 40(1323)」의 기준가액으로 보면, 2008년 7월 하순 이후 2년 가까이 사이에 가격 변동 리스크는 원유보다도 약간 크게 나타났다. 이때의 가격 변동 자체는 백금가격의 변동과 닮은 궤적을 나타내고 있다. 남아공은 자동차의 배기가스 처리 장치에 필수적인 백금 매장량이 세계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세계 자동차 생산량에 따라서 백금시세가 좌우되고 또한 남아공 주식시장도 이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남아공 경제의 약점


이처럼 남아공 경제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이 발달되어 선진국형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사회적 여건은 남아공 경제의 큰 약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국민의 40% 정도가 실업자인 남아공은 빈부 격차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이기도 하다. 지니계수는 0.65에 달해 브라질 등과 함께 세계에서 불평등 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이다. 이밖에도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치안 상태와 만연한 HIV(에이즈) 환자들로 인해 매년 이 질병으로 인해 사망자 발생이 35만 명에 달한다.


열악한 치안과 소득 불균형


남아공에서는 살인 사건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연간 1만 8천명(1일 50명)에 이른다. 이처럼 범죄발생이 높은 원인은 실업률이 높고 소득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현재 공식적으로는 25%이지만 일할 의욕이 없고 구직을 포기하는 인구가 15%에 달해 실질적으로 국민의 40%가 무직인 상태이다. 물론 대부분의 실업자들은 흑인들이지만 한편으로는 대기업 경영자의 연봉이 수십억 란드에 달하는 흑인 기업 경영자도 드물지 않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평균 소득의 수치는 전혀 무의미하게 된다. 다수의 실업률과 극히 일부의 부유층, 소득 격차가 세계 상위인 국가가 남아공의 현실이다. 그것도 백인과 흑인의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흑인들 간의 사이에서의 격차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강도 등 살인 이외의 흉악 범죄는 흔한 일로 범죄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경찰의 손이 미치지 않아 월드컵 개최에 있어서도 큰 화두였다. 특히 총기 구입이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나 인종차별정책을 타도하는 투쟁 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폭력을 긍정하는 문화가 정착한 것도 범죄를 조장하고 있는 요인이다.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로 불리는 30대의 청년층에 일자리가 없다는 것도 또한 요인이다. 이들은 인종차별정책 시기의 소년 시대에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없었고, 노동 의욕을 상실한 청년층을 가리킨다. 이러한 젊은이를 대상으로 범죄에 이용하는 범죄 조직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흑인들의 경우 농업이 기본적인 생산 활동이었으나 인종차별정책 체제하에서 흑인의 토지가 몰수되었기 때문에 광산이나 단순 노동자로서 전락하였고 경제 여건에 따라 실업자로 전락하는 흑인들이 많았었다.
에이즈 만연도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다. 정부의 HIV대책이 지연되고, 정책의 실효도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재 남아공의 에이즈 감염자는 53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하였고, 인구의 10%를 넘고 있다. 연간 35만 명 정도가 HIV에 의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에이즈로 인해 기대수명 또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범죄 대책이나 에이즈 대책에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월드컵을 계기에 약간의 개선점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아공 산업에 있어 최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전력부족문제이다. 남아공은 2000년 이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요금과 부족하지 전력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는 것에 비해 전력시설들은 보강되지 않았고 오히려 낙후되어 남아공 전력문제는 2007년부터 남아공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되었다.
남아공 전력 공사인 에스콤(ESKOM)은 전력 공급을 예측하지 못함으로써 수요에 미치지 않게 생산하게 되었고 최근 남아공은 만성적인 전력 부족에 빠지면서 정전이 빈발하고 있다. 에스콤은 화력발전의 생산 능력을 최대로 확대 중이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한전도 남아공 전력부족을 만회하기 위한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남아공은 석유가 채굴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입 원유 가격이 무역 적자를 초래하고 있다. 에너지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석탄을 액화하는 기술 개발에는 세계 최첨단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세계 최대 화학그룹 중의 하나인 사솔(SASOL)은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석탄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공정을 하고 있다.
남아공은 이처럼 만성적인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원자력 발전소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남아공에서의 중국


지금 남아공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현재 남아공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의 수는 약 3,000~4,000명 정도임에 비해, 중국인은 약 4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최대 산업국인 남아공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남아공은 나이지리아나, 앙골라와 같은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금, 다이아몬드, 백금과 같은 귀금속 광물과 석탄, 철광석과 같은 광물자원 그리고 희소광물자원들이 풍부하다. 따라서 중국은 이들 자원들을 확보하기 위해 남아공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특히 남아공 최대 은행인 스탠더드 뱅크에 대해 세계 최대 규모의 은행인 중국 공상 은행이 이 은행 주식 20% 취득하는 남아공 투자 중 가장 큰 액수의 투자를 하였다. 스탠더드 뱅크는 아프리카 최대의 은행으로 중국은 이것을 발판으로 남아공과 비즈니스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세계의 자원부국으로 주목받고 있는 남아공이지만 자원 수요의 원천은 중국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자원 수요가 떨어지지 않는 한 남아공 경제 성장도 기대할 수 있지만, 중국 경제가 하락한다면 그 악영향은 남아공도 피할 수 없는 경제구조가 되고 있다.


남아공의 빛 ― 민간기업의 힘에 주목. 기업의 글로벌화, 해외 진출 활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목적으로 하는 신중한 금융정책.


남아공의 대기업에는 국제적으로 우수한 글로벌 기업이 많이 있는데 이들 기업의 경영운영은 뛰어나다. 특히 이들 민간기업의 힘이 남아공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제 2차 대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 당시 남아공은 “선진국”로서 국제적인 무역협정을 정한 WTO(세계 무역기구)의 전신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의 원 가맹국이기도 하다. 이미 남아공 태생의 백인 경영자는 유럽 기준의 기업 경영력을 몸에 익히고 있다. 다국적 기업으로 해외 진출을 활발히 전개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자원 대기업으로 최근 성공적인 기업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BHP 빌리톤”(BHP Billiton)은 남아공 출신 백인이 만든 회사로 백인이 CEO이다. 이밖에, 남아공의 가장 큰 기업인 앵글로 아메리칸은 캐나다, 남미, 호주 등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광산을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광물채굴 회사  중 하나이고, 석탄에서 액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솔기업과 휴대폰 사업을 아프리카 주요 지역에 보급시킨 MTN 회사 등 글로벌 전개를 지향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있다. 특히 주식 교환이라는 선진적인 방법에 의한 M&A도 번창하고 있다. 자본 조달 면에서는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는 외국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행하는 장소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


“무지개 국가”에서 “보통의 국가”로.


“무지개 국가”. 이 용어는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된 이후 1994년 남아공 최초의 다인종 선거가 실시되었다. 이 선거를 통해 백인정권에 의해 27년간 투옥 생활에서 해방된 만델라가 남아공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그는 인종과 민족의 융화·조화를 도모하면서 국가건설을 위한 목적으로 ‘무지개 나라’를 주창하였다. 이 “무지개 국가”는 현재 글로벌의 파도를 받아 “보통의 국가”에 변했다.
즉 인종차별정책(apartheid) 체제하에서 남아공의 흑인에게는 공통의 적이 존재하였고, 인종차별정책과의 싸움과 승리를 국제사회도 인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만델라 정권의 초기 인종 간, 민족 간 화해는 글로벌화가 빈부격차를 해소하지 못하고 경쟁을 강요하는 것처럼 점차 그 의미를 잃어가고 남아공 사회는 여전히 인종차별정책 시기와 다름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들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흑백간의 차별이었지만 현재에는 흑백간의 차별뿐만 아니라 흑흑간의 차별도 증대되고 있어 만델라가 주창했던 ‘무지개 국가’의 의미는 퇴색되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다름없는 ‘보통의 국가’로 변화하고 있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시글 이동
이전글 이스라엘 대사와 광주시 2010-08-31
다음글 이라크전 종료와 향후 중동정세 2010-09-14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