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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남아프리카공화국 주마 대통령에 대한 평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서상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책임연구원 2010/10/04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은 최근 경제적으로 지난 정권과 비교하여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의 침체 여파가 주요 요인이었지만, 주마대통령 취임 이후 남아공 정치, 경제는 기존의 화합보다는 분열양상이 두더러 짐으로써 남아공 경제의 회복이 다른 신흥국가들에 비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남아공 경제가 침체에 빠지게 된 상황과 국내에서의 높은 기대 가운데, 2009년 5월 취임한 주마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난 정권과 비교해서 장악력은 떨어지고 있다. 한편으로, 여당 '아프리카 민족 회의'(ANC)는 이데올로기적으로 경제의 시장주의를 내세우는 우파와 경제에 대한 국가개입 주의를 내세우는 좌파로 분열되어 있다. 이러한 경제에 있어서의 노선간 갈등은 이미 선거전에 ‘국민회의’라는 정당을 내걸고 ANC에서 분화한 세력이 등장하기도 했다. 신정권이 발족한 지 1년이 지닌 현재에도 이러한 이데올로기 갈등은 잔존하고 있어 주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기존 음베키 정부에서 일하던 많은 관료들이 현재에도 남아있는 상태이며 이는 또 다른 노선 갈등을 제공하고 있다. 즉 경제이념에 있어 좌파적인 색채를 지니고 있는 남아프리카 노동조합(Cosatu)과 남아공 공산당(SACP) 등 현재 ANC와 삼자동맹을 통해 정권을 뒷받침하고 있는 이들 단체들이 공공연히 주마 정책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주마 대통령이 남아공 경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향후 남아공 경제성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주마정권에 대한 상반된 해석
2009년 4월 선거이후 대통령으로 취임한 주마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상반되어 있다. 이미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이전에 17가지의 죄목으로 검찰에 의해 기소되었지만, 남아공의 특이한 정치지형과 종족성 그리고 흑인들의 정서 등에 의해 주마는 마침내 대통령으로서의 꿈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절대적인 지지를 보여주었던 흑인 빈곤층과 노동조합은 1년이 지난 현재 주마에 대한 평가는 선거이전과 많은 차이를 낳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과 분배문제 그리고 일자리문제에서 주마정부가 보여준 실망스런 결과는 주마를 지지했던 대중들이 등을 돌리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경제는 2009년 최악의 성장으로부터 빠져나오고 있지만, 경기 회복의 징조는 아직 완전하지 못한 실정이다. 한편, 주로 대외적 요인으로 인해 남아공 통화인 란드(Rand)는 현저한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출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출산업뿐만 아니라 수입 경합 산업들에 있어서도 경쟁력 약화가 이어져 대량의 실업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제실정으로 인해 백인에 의한 소수 지배가 끝난 1994년 이후, 남아공 정부는 최대 규모의 시민에 의한 폭동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들의 항의 운동은 지방 자치정부 통치의 질적 저하와 조잡한 공공 서비스로 인해 저소득 흑인들의 인내가 더 이상 참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파업이나 그 밖의 노동 쟁의를 통해, 실업률은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직종, 특히 공공 부문에서는 물가상승률 보다 높은 임금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실업률 해소 의지에 대한 의문을 주고 있다.
이밖에 인종 문제나 개혁을 둘러싼 내분으로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손상되고 있다. 남아공의 고질적인 문제인 범죄 건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남아공에서 경제에 있어 이러한 문제는 있지만, 대통령선거 이후 주마 대통령 자신의 정치적 입장은 큰 타격을 받고 있지는 않다. 주마 대통령이 선거전에서 큰 역할을 한 남아공 공산당과 남아프리카 노동조합(Cosatu) 등 좌파 세력에 의해 조종되지는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 이는 기우에 그치고 있다. 물론 이는 2009년 당시 글로벌 경제의 위축과 남아공 경제가 침체에 빠졌기 때문에 좌파적인 노선보다는 글로벌 경제에 발맞추기 위해 서방 국가들과의 보조를 맞추어야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마 대통령은 백인이나 그 밖의 소수 집단 및 기업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특히 주마 대통령의 대중에 대한 붙임성의 장점과 서민,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능력은 도도하게 굴었던 지식인의 인상을 준 전 음베키 대통령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독직, 사기, 강간 등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언론매체에 이름이 언급되기는 했지만 남아공 국민들, 특히 저소득층 흑인들은 모든 것을 용인하는 자세를 보였다.
주마 대통령의 이와 같은 친화력은 지지율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대통령선거 전의 2009년 2월에 주마에 대한 지지율은 40%에 지나지 않았지만, 대통령 당선이후 6월 말에는 57%로 상승하였다.
그러나 그가 집권한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주마 대통령의 애매모호한 정책 표명은 남아공을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대통령의 신념과 의도를 둘러싼 불투명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견해가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강해지고 있다. 대통령의 정책 스탠스(stance)는 남아공이 직면한 정치·경제·사회 정책의 과제에 근본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의 애매한 정책표명은 치열한 국제경쟁력에서 남아공이 뒤쳐질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할 것이다.


경제부처들의 분열 심각
주마 대통령이 신자유주의자로부터 노동조합원, 공산주의자까지 각료로 임명한 것은 정치적으로 교묘하고 필요한 조치이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지 1년이 지났지만, 주마 대통령은 경제·사회 정책의 분야에서 남아프리카 노동조합이나 남아공 공산당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에 대해 명확한 방침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특히 경제부처들은 재정 균형 주의의 우파와 재정 확장 주의의 좌파로 분열되어 있다. 신설된 경제 개발부의 각료자리에는 노동조합 출신이 임명되었지만 이 자리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음으로써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과 공산당 등 좌파 세력은 신설된 국가 기획 위원회의 초대 장관으로 취임한 전 재무부 장관인 매뉴엘(Trevor Manuel)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이는 매뉴엘이 전임 대통령인 타보 음베키의 경제노선을 따르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이들 좌파의 중요 정책 중 하나는 5년 이내에 강제가입의 국민 건강 보험(NHI)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남아공의 공중위생 제도는 자금, 병원 인프라, 인력, 경영 등 모든 것에서 곤경에 빠져 있다. 고가인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국민들은 불과 16%에 지나지 않고, 이것도 대부분이 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빈민층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흑인들의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 열악하고 보다 나은 시설에 대해서는 꿈도 꿀 수 없을 만큼 민간의료 시설의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남아프리카노동조합을 비롯한 흑인 단체들은 그동안 꾸준히 의료보험 제도의 개혁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NHI 개혁은 정부가 아니라 여당 ANC 당원들 중 좌파가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NHI의 조세 부담에 대해, 민간 부문이 보다 적극적으로 희생하길 기대하고 있다.  즉 기업들이 부담을 보다 많이 가짐으로써 일반 국민들이 적은 비용으로 의료시설에 접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의 제도를 개혁한 다음 재정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를 적절하게 검토한 이후 시행하길 원하고 있다. 이는 선결조건들을 충족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NHI 개혁을 실시한다면 국가재정이나 민간 기업의 재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다.
이밖에도 ANC 내에서 좌파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광산을 포함한 ‘전략 산업’의 국유화가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남아공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남아공을 안정적으로 변화시키길 원하는 정책노선을 지지하기 때문에 짐바브웨와 같은 급진적인 정치적, 경제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마 정권에서 좌파의 영향력이 아직은 불투명한 채로 남아있기 때문에 향후 정부내 혹은 여당인 ANC 내부에서 갈등들은 표출되겠지만 정권을 위태로운 상황으로까지는 치닫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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