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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 대통령의 연례 국정연설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러시아 변현섭 롯데경제연구소 해외경제팀 수석연구원 2010/12/27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1월말 크레믈린에서 상원 및 하원 의원들과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 검찰총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감사원장 등을 모시고 연례 국정연설을 행하였다. 이번 국정연설에서는 새로운 개혁을 내세우기보다는 국민들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2011년 12월부터 시작될 대통령 선거 운동의 후보자 연설과 같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12월 의회(하원) 선거와 2012년 3월 대통령 선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이 연설에서 제안된 주요 내용은 사회 정책과 관련된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언제나 유권자들에게 인기 있는 어린이와 그들 부모의 지원과 관련된 문제였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폭력으로부터 어린이 보호, 유치원 신설, 다자녀 가구에게 토지 제공, 세금 공제 및 보조금 지급, 부양자 없는 어린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였다. 총 72분의 국정연설 시간 중 약 40분을 사회 정책 문제에 할애한 것이다.


국내외 정치 관련 내용


이번 국정연설은 집권 초반기에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국회의원 임기를 4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정당의 비례대표 의원 선출 최소 득표율을 7%에서 5%로 낮추는 등 정치 개혁에 초점을 두었던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이번 연설에서 선거와 관련하여 20명 이상의 시 및 구의회 의원이 있는 지방자치체의 선거를 비례대표제 또는 비례대표제와 지역구별 대표제의 혼합 방식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전부였다. 지방자치체와 관련하여 연방차원의 민영화와 마찬가지로 지방정부가 갖고 있는 공장, 언론, 선박 등을 민영화하도록 권고하였다.


대통령 취임 때부터 강조해온 부패와의 투쟁을 위해 받은 뇌물 액수의 100배만큼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단순 징역형보다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3만 루블 이하의 뇌물에 대해서는 뇌물의 100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하고 그 이상 금액의 뇌물에 대해서는 형사적 책임과 함께 뇌물의 100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또한 뇌물을 전달하거나 지불을 대행하는 행위에 참여하는 중개자에 대한 직접 처벌이 가능하도록 형법을 개정할 것을 주장하였다. 한편, 현재 뇌물수수에 대해서는 10만~50만 루블의 벌금과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으며 혐의가 중대할 경우 최대 100만 루블의 벌금과 최대 12년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대외정책과 관련하여 “우리가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여 공동의 협력 메커니즘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무기 경쟁에 나설 것인가”라고 물으며 NATO와 미사일 방어(MD: Missile Defense)에 관한 공동 계획이 무산될 경우에 대해 새로운 타격 수단을 배치할 수 있음을 내비치었다. 또한 군의 구조개혁을 지시하며 로켓 공격을 사전경고하고 우주공간 통제를 위한 통합 공중 및 우주 방어군 설립을 지시하였다. 이러한 서방에 위협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WTO 가입, 러시아와 EU간 무비자협정 체결, 미국 및 EU 국가 기업과 합작 기업 설립 등 경제협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경제 관련 내용


경제와 관련하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비정상적 무더위와 화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는 안정화되었으며 올해 약 4%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또한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억제되었고 실업률이 감소하였고 대외부채는 줄어들었고 외환보유고가 2008년말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하였다.


소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험료를 2년간 할인해 주기로 하였다. 2011년 1월부터 일반 기업의 통합사회보장세가 기존 26%에서 34%로 인상되었으며 소기업도 기존 14%에서 34%로 인상될 예정이었으나 소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함으로써 향후 2년간 26%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지시하였다.


연설에서 언급된 주요한 사회정책 부분은 3명 이상의 자녀(입양 자녀 포함)를 둔 가정에 주택 건설을 위한 토지를 무상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어린이 병원 현대화에 2년간 1,000억 루블의 예산을 배정하여 어린이 병원의 장비 교체에 사용하도록 하였다. 세번째 자녀 이후부터 매월 3,000루블의 세금 공제와 무상 유치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검토를 지시하였다. 2011년 예산에서 새로운 유치원 건설에 약 30억 루블이 배정될 예정이며 지방 정부에 유치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시하였다. “어린이들이 가장 중요하며, 우리는 그들이 우리보다 더 잘 사길 바라며, 그들의 성공으로부터 우리의 위대한 러시아의 성공적인 미래가 형성된다”고 연설을 마무리하였다.


한편, 2009년 11월 12일 의회에서 행한 국정연설의 핵심 단어는 전면적인 현대화였다: “21세기에 우리 나라는 전면적인 현대화가 필수적이다. 이것은 우리 역사에서 민주화의 가치와 제도에 근거한 첫번째 현대화 경험이 될 것이다. 원시적인 자원경제 대신에 우리는 독특한 지식과 새로운 제품 및 기술을 생산하는 현명한 경제를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연설에서는 성공적인 현대화를 위한 조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끝냄으로써 다소 후퇴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화가 현명한 경제를 만듭니다만 현대화는 현명한 정치도 요구합니다. 우리에게는 국가통치 기관들의 활동에서 새로운 표준이 필요하며 대중적 서비스 제공, 사법 및 법수호 시스템의 높은 질적 수준, 자신의 도시와 마을의 발전에 국민이 참여하는 현대적 형태가 요구됩니다”


국정연설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


이러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 러시아 국민들의 32%가 직접 들었거나(10%) 뉴스를 통해 주요 내용을 인지(22%)하고 있었다. 인구 문제 개선 관련 정책을 가장 마음에 들어 했고(29%), 그 중에서도 특히 다자녀 가구에 대한 택지 부상 공급 정책을 가장 많이 기억하고 있었다(13%). 국민의 31%는 대통령이 제시한 정책들이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47%의 국민들은 부패 때문에 그러한 정책 실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또한 정책의 구상이나 방향성은 맞지만 이전에 이미 언급된 내용으로 새롭거나 진전된 것이 없다는 응답자도 2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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