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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중동 건설수주 400억달러 달성과 2011년 전망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11/01/13

중동 건설시장에서 470억 달러의 수주액 달성


한국의 해외건설은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며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도 2010년은 우리의 해외건설은 수주에 있어서 매우 의미있는 한 해였다. 2009년 491억 달러의 대기록을 달성한지 채 1년도 안되어 700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리면서 기염을 토해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0년 해외건설 수주는 작년에 비해 46% 증가한 총 715.7억 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472.5억 달러를 중동지역에서 수주했다고 한다.

전세계 91개국에서 총 419개 회사가 588건에 715.7억달러를 수주함으로써 지난해 수주실적 491억달러의 50%에 가까운 실적을 달성하였다. 중동지역은 186억달러 규모의 UAE 원전과 함께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산유국들의 대규모 플랜트공사를 수주함으로써 전체 수주금액의 66% 이상을 차지하며 해외건설의 주력시장으로서의 위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였다.

특히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각각 256억, 105억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리면서 중동 전체 건설시장의 교두보를 공고히 하고 있다. 더욱이 2010년 9월에는 1965년 최초 해외진출이후 45년만에 누적 수주액이 4천억달러를 돌파함으로써 새로운 기록을 다시 썼으며, 용역부문의 수주도 12억 달러를 달성하였다.
 

<표 1> 중동지역의 건설수주 실적추이

 

자료: 해외건설협회, 2011, [해외건설정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지역의 한국건설수주에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이 있다. 중국, 일본 및 터키 등 경쟁국들의 추월과 도전을 극복해야하며, 전체 수주의 80%에 달하는 대형 플랜트수출에 부가하여 중소, 중견업체들의 진출방안도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지나치게 걸프산유국 위주로 형성돼 있는 건설시장을 다변화하여 아프리카 건설시장과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하며, 이에 따른 용역수출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플랜트 수출이 견인차 역할


한국 해외건설에서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플랜트 수출의 비중이 계속 증가한다는 점이다. 플랜트 집중현상은 2010년에도 예외없이 크게 증대되어 전체 수주금액의 80%를 차지하여 574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중동산유국들도 예외없이 플랜트 수주를 선호하고 있다. 선진국들뿐만 아니라 중동산유국들은 자국기업을 통한 플랜트 공사를 대량수주하고 있는 점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다.
향후 우리기업들은 이 문제에도 대처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규모가 큰 공사는 대부분 자국기업을 내세우거나 합작형태로 진행된다. 지난해 11월 계약된 72억달러 규모의 젯다(Jeddah) 소재 ‘킹압둘아지즈(King Abdulaziz) 국제공항 1단계’ 공사는 현지기업인 SBG사가 계약자이며, 같은 시기에 계약된 42억 달러 규모의 ‘라스 알-주르(Ras Al-Zour) 발전소 프로젝트’는 현지기업인 ‘알-아랍 계약회사(Al-Arrab Contracting Co)’와 중국의 ‘셉코 III(Sepco III)’사와 공동추진 되는 프로젝트이다.
향후 지속적인 중동건설의 진출활성화를 위해서는 미리 대비하는 혜안(慧眼)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수주금액이 대규모이기에 수주실적에서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대형공사의 추세변화에도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토목이나 건축부문 등 한국의 용역이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진출이 늘어나고 있고 현지기업들도 향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기업도 현지 파이낸싱에 관한 더 많은 분석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며, 민관합동사업(PPP)을 통한 사업타당성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개발형사업>에도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중동의 건설시장이 플랜트위주로 구성돼 있기에 중소업체들의 진출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 중소기업들의 수주는 총586건에 46억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수주건수는 증가했지만 수주금액은 83% 감소하였다. 중동의 경우도 2009년에는 174건 수주에 36억5천달러의 수주액을 올렸지만, 2010년에는 212건에 32억 9천5백만달러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건수에서는 증가를 보이고 있지만 금액상으론 감소하였으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점들은 장기적인 중동진출을 위해 재고되어야 할 부분이다. 대기업의 플랜트 시공이후 그 연쇄효과를 중소기업이 누릴 수 있는 <대기업-중소기업 연계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그 연쇄효과는 현지기업이나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이나 터키 등 경쟁국들이 누리고 있다. 중동에는 대규모 플랜트 사업이외에도 인구증가와 삶의 질 향상 등으로 주택수요부족으로 인한 주택건설이나 도로 및 상하수도 공사들이 파생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이다. 한국기업들은 토목건설부분에 커다란 강점을 가지고 있고 우수한 기술축적과 인력도 확보하고 있다. 현지의 값싼 노임에만 매달리지 말고 과감하게 인력송출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은 장기적 안목에서 한국건설의 중동진출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지역다변화를 통한 북아프리카 연계지역에도 관심을 


한국의 중동건설시장 진출은 1970년대 이후 아직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UAE, 쿠웨이트, 이란, 이라크 등 걸프산유국 중심으로 전개돼왔다. 중동에서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한국건설이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지속적으로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동지역에서도 지역을 세분-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아프리카와 연계돼 있는 시장에도 관심을 기울려야 한다. 지난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로 인해 이란건설시장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D건설회사의 모로코 화력발전소 수주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D건설사는 국내 최초로 모로코에서 지난해 12월 24일 조르프 라스파 산업단지에 350MW급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과 관련하여 ‘조르프 라스파 에너지 컴퍼니 5&6’과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이 공사는 카사블랑카에서 남서쪽으로 140km 떨어진 조르프 라스파 산업단지에 건설되는 것으로 북아프리카지역의 건설진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물론 북아프리카지역과 관련해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리비아 진출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리비아는 2010년 현재 한국의 해외건설수주에 있어 9개 건수에 19억6천만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어 금액상으로 세계에서 7번째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표 2> 참조). 하지만 지난해 불편해진 한-리비아 외교관계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진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표 2> 국가 및 업체별 수주실적

자료: 해외건설협회, 2011, [해외건설정보].


2010년 6월 리비아가 한국대사관 직원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하고 곧이어 주한 리비아 무역대표부 직원을 철수하면서 외교적 갈등이 촉발되었다. 물론 지난해 9월 정부특사 자격으로 파견된 정부 고위급인사가 리비아 지도자 까다피의 고향인 ‘시에트’에서 전격적으로 국가원수를 만나 외교문제에 관련한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지 못하고 있다. 이 점 또한 중동진출에 있어서 하나의 귀감이 되어야 한다.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이 중동에서의 친분관계는 매우 중요하며, 그 관계가 경색되었을 때 해결 또한 많은 시일이 걸리는 것이 중동비즈니스의 특색이다. 그렇기에 중동진출은 항상 먼 미래를 보며 장기적 안목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2011년 중동건설수주도 낙관적


한국의 해외건설수주 700억달러 달성에서 그 주역이 중동지역이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나 두바이 채무불이행사태 그리고 저유가의 영향 등은 한국기업들의 중동진출에 크게 악영향을 주지 않았음이 지표상으로 밝혀졌다. 그만큼 우리기업들의 경쟁력, 기술력 및 자금력 등이 크게 성장했다는 증거이다.
금년에는 유가가 다소 고유가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에 이미 계획된 프로젝트가 축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중동지역의 경우, 인프라투자는 향후 몇 년 동안 더 계속될 전망이며 에너지관련 대규모 발전소, 석유화학플랜트 건설을 비롯해 철도, 도로 및 수자원 관련 프로젝트들은 계속될 것이다. 여기에 2020년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의 특수도 기대된다. 중동에서 커다란 정치경제적, 군사적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금년에도 중동에서의 건설수주는 목표치를 무난히 넘기리라 기대된다. 
해외건설협회의 2011년에 수주전망에 따르면, 중동지역에서 430억달러를 수주하여 전체 53.7%를 기록할 것이며 공종별로는 플랜트 수주가 520억달러를 기록하여 전체수주의 65%를 차지할 것이라 한다. 예를 들면 UAE 아부다비의 경우 향후 5년간 인프라 및 부동산개발에 2천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 등은 이를 뒷받침해준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월 11일 H중공업은 카타르에서 1조원 규모에 달하는 해양플랜트 공사를 수주하였다. 새해 벽두부터 중동에서 날아온 좋은 신호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호사다마(好事多魔)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비록 지금이 좋은 환경이라고 계속 방심해서는 안 된다. 중동에서 플랜트사업 위주로 선진국과 현지기업들로 재편되고 있는 건설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 특히 현지실정을 잘 아는 로펌회사나 전문가들을 통하여 수지타산을 면밀히 분석하고 계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여 효율적인 시공이 이루어져야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중동진출을 도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그 길만이 중동에서 장기적으로 공사를 수주하고 시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금융회사, 법률회사 및 현지 경험자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총체적인 ‘팩키지 딜 전략(Package Deal Strategy)'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기업 및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된 총체적인 접근으로 대규모 플랜트 사업진출에 임해야 한다. 대규모 거대자금이 기반이 되어야하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중국과 일본기업들의 약진도 알고 보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의 덕택이다.
한국의 국회의장이 지난 1월 11일 알제리를 방문하여 D건설이 알제리에 시공하는 젠젠항 확장공사에 대한 ‘착공지시서(ODS)’ 발급을 받아낸 것은 좋은 사례라 볼 수 있다. 민관이 함께 뛰는 적극적인 자세만이 글로벌비즈니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아울러 지역을 세분하여 아프리카지역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리비아는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할 국가이다. 유엔에 따르면, 리비아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2005년 10억달러에서 2008년 41억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리비아 정부도 향후 10년간 각종 프로젝트에 총 5천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 한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상태에서 벗어나 풍부한 석유자원을 이용하여 도약을 꿈꾸고 있는 리비아는 아프리카국가 진출에 큰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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