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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고유가의 지속과 에너지 실크로드(New Silk Road)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홍성민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 2011/07/28

OPEC 석유수익 올해 1조弗 돌파 전망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유지할 경우 2011년 OPEC의 원유수출에 따른 수익이 사상 최고치인 1조 달러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중동의 반정부 시위, 특히 리비아의 내전양상은 국제유가에 영향을 주어 배럴당 1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증산을 통한 국제시장안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OPEC 의장국인 이란은 고유가정책을 주장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중동의 오일머니는 이미 상당부분 수익의 일부를 재정지출을 늘리는데 사용하고 있으며 주로 반정부 시위를 억제하기 위하여 정책자금의 형태로 지출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월 약35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정책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계속 유지함에 따라 세계경제도 타격을 입기 시작했으며, 유럽발 경제위기의 회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2011년초 “아랍의 봄”으로 불려지며 중동에서 시작된 반정부시위는 리비아에서 발목이 잡힌 상태이며, 예멘과 시리아에서 그 정점(頂点)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여파는 고스란히 소비국에게 전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100달러 선을 훌쩍 넘어선 국제유가는 좀처럼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중국의 등거리 외교는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특히 이란-중국관계는 향후 에너지시장의 판도변화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동의 중요성은 그 무엇보다도 에너지자원과 그로 파생된 오일머니의 위력에 있다. 과거중동이 그랬듯이 지금 그들은 막대한 오일머니를 갖고 새로운 교역로에서 중심역할을 할 채비를 하고 있다. 석유에 덧붙여 주목할만한 것은 막대한 천연가스의 매장량이며(<표 1> 참조), 2008년 12월 새롭게 탄생한 ‘가스 OPEC'이다.


전세계 매장량의 40%이상이 중동지역에 집중돼 있다. 아직은 생산량이 유럽국가들에 비해 떨어지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생산증가가 일어난다면 에너지자원 측면에서 중동의 중요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세르게이 슈마트코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2008년 12월 2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가스수출국포럼(GECF) 제7차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새 기구가 탄생했다."라면서 "포럼 가입회원국들이 새 강령에 동의했으며 본부는 카타르 도하에 두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다시금 에너지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며, 에너지자원의 수송로 확보라는 전략적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중동의 막대한 에너지자원과 안전한 수송로의 확보라는 차원에서 ‘에너지 실크로드(Energy Silk Road)'의 등장이다.


에너지 실크로드에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큰 변수를 차지하고 있고,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터키 및 이란 등의 국가는 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다. 다행히 친미적인 터키의 수송망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2010년 6월이후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조치를 받고 있는 이란의 수송로는 현재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인도와 중앙아시아국가들이 에너지 수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중국의 등장은 다시금 ‘에너지 실크로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표 1> 세계 대륙별 원유, 천연가스 매장량 및 수급량

자료: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June 2008.

 


에너지 실크로드의 등장


알렉산더(Alexander; BC 356-323) 대왕이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함으로써 동서(중국-로마)의 교역로로서 ‘실크로드(silk road)’가 명실공히 연결된다. 알렉산더는 BC 330년부터 겨울 오늘날의 카불이 있는 지점 너머의 산악지대를 넘어서 파로파미사다이족의 땅으로 진입해 그곳에서 카프카즈 산맥 옆에 또 다른 알렉산드리아를 건설했다.


그 후 1000년 지난이후 칭기스칸(Chinggis Khan; 1162-1227)은 더 넓은 영토를 점령함으로써 동서교역로를 보다 동쪽으로 이동시켰다. 이제 다시 1000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동서교역로가 꿈틀대고 있다. 여기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나라가 아프가니스탄이고, 공교롭게도 9・11 미테러사태이후 전개된 테러와의 전쟁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되었다. 이 지역을 연결하는 것이 21세기의 ‘에너지 비단길(Energy Silk Road)'이다.


동서연결에 있어 아프가니스탄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에 칭기스칸이후 새로운 밀레니엄을 이끌 새로운 국가도 이 지역을 관리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경제적 의미에서 본다면 새로운 동서교역로의 출현이 임박했다는 점이며, 가칭 ‘뉴 실크로드(new silk road)'라는 이름으로 회자(膾炙)된다.


실크로드가 처음 열린 것은 전한(前漢 : BC 206-AD 25) 때로 전해지고 있다. 실크로드는 중앙아시아를 횡단하는 고대의 동서교역로를 말하며 무슬림(아랍-페르시아)의 대상들이 낙타를 타고 이곳에서 무역을 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이제까지 동서의 교역로(交易路)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비단길에 관한 관심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인류의 교역로는 육로, 해로, 공로의 순으로 발전해왔고, 이제는 물류이동 면에서 철도와 해저터널에 의한 효율이 강조되면서 다시금 육로무역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 정치적 불안요인만 제거된다면, ‘에너지 실크로드’의 출현은 눈앞에 와있는 현실이며 동서의 교역도 과거 실크로드의 연장선상에서 다시금 활기를 띨 전망이다.


실크로드라는 용어는 독일의 지리학자 F. 리히트호펜(Ferdinand Paul Wilhelm Richthofen)이 자이덴슈트라센(Seidenstrassen), 즉 견가도(絹街道)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 시초이며, 이 길을 통해 고대 중국의 특산인 비단이 서쪽으로 운반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 후 이 말은 확대 해석되어 서아시아에서 로마에 이르는 길과 스텝을 지나는 길(초원길), 해상교통로(바닷길)까지 확대 해석하여 불려지고 있다.


중국은 석유수요가 경제성장과 더불어 증대되는 것에 맞추어 에너지시스템을 신속하게 대규모로 전환해야 된다는 점과, 해외석유에 대한 확실한 접근수단을 통해서 증가하는 수입수요를 충당해야 한다는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전자는 막대한 민간 외국인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후자는 해외의 에너지자산에 대한 중국의 현명한 투자선택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다.

 


에너지문제는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


에너지 문제는 중국의 외교정책에 있어서 최우선 순위 중 하나이다. 다시 말하면 석유 및 가스의 관점에서 외교적 목표는 국내 에너지안보를 최대화하는 방향에서 세계 에너지시스템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필요성으로 인식된다. 중국은1998년 8월 이라크와 생산분배계약을 체결하였고, 1997년 3월 중국의 국영석유회사(CNPC)는 수단정부와 포괄적인 계약을 체결하였다. 중동에서 중국의 주요 목표국가는 오만, 예멘, 이란 UAE, 사우디아라비아, 앙골라 등이다. 상류부문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일부 국가들이 승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경쟁없이 진입할 수 있는 개방된 틈새를 이용하여 이라크, 이란 및 수단 같은 곳으로 투자는 계속 될 것이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의 접경 국가들과의 관계를 수립하는데 외교정책적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 또한 중국의 석유 안보적 관심과 일치하는 것이다. 카스피해 원유는 걸프만 원유에 대한 수요를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중기(中期)에 있어서 중동의 시장점유율에 대한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중앙아시아에서 증대되는 생산량은 향후 10년간 200만b/d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석유를 이란 또는 아프가니스탄을 통해 수출할 파이프라인의 건설은 결과적으로 다량의 카스피해 원유가 아시아로 향하게 될 것이다.


만일 CNPC가 러시아 극동지역 보다는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되는 ‘에너지 비단길'을 선호하게 된다면, 중앙아시아에서의 원유수송로 확보를 위한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에너지 비단길'의 중요한 장애는 다국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에너지 기본전략은 국내자원을 개발하고, 전략적인 비축을 달성하고, 외국의 기술과 투자를 유치하고, 확실한 석유교역 채널을 수립하고, 해외의 상류부문 생산시설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행하는 데 있다. 중국은 또한 중동에서 동아시아에 이르는 장거리 해상수송로가 안전한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세계의 에너지시장은 중국의 세계시장 참여를 바라고 있고, WTO 가입으로 중국의 에너지정책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제석유시장의 중요변수: 이란


2010년 6월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조치의 여파로 원유 수입대금의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은 중국과의 교역량을 3배 이상 늘릴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은 이란의 원유대금결제시 어려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도의 예를 들 수 있다. 연평균 원유도입의 14% (약11억 달러)를 이란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인도 중앙은행이 자국 기업들과 자국 은행에 아시아결제동맹(ACU)을 통한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ACU는 역내 국가들간의 불필요한 결제 비용을 줄이기 위한 중앙은행 협력체로 인도와 이란, 파키스탄, 미얀마, 네팔 등의 중앙은행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란은 2011년초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이란 무역은행(EIH)에 계좌를 개설하고 대금 결제를 재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EIH도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오르면서 인도 정유사들의 대금 결제는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원유도입비중이 큰 이란관계를 고려할 때 인도정부의 고민도 적지 않다.


이러한 와중에 이란-중국간 경제협력의 강화는 국제에너지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 7월 16일 허궈창(賀國强) 중국 상무위원과 회담을 갖고 중국과의 교역량을 연간 1천억 달러 수준으로 증대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현재 이란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이란과의 교역량이 약300억 달러 정도이다. 아울러 이란과 중국은 약40억 달러에 달하는 광산 및 에너지 분야의 협정을 체결한 상태이다.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에너지 실크로드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까지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광범위한 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는 중국의 역할은 리비아에서도 친정부 및 반정부군에 2중 지원을 통해 미래 석유자원 확보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이 이란과 경제협력을 강조하면서 자원외교를 강화하는 있는 실정은 향후 에너지 실크로드에서 큰 역할을 염두에 둔 처사라 볼 수 있다. 차제에 우리도 에너지 실크로드에 관심을 갖고 장기적인 에너지자원 확보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오일머니도 중요하지만 그 전단계인 에너지자원의 확보는 한국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변수임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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