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 셰일오일 개발로 셰일혁명에 맞서다

러시아 김선래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04/15

2013년 들어 세계 에너지시장의 화두는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이다. 이를 일컬어 셰일혁명이라고도 부른다. 셰일혁명은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개발이 세계 에너지 시장구조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단적으로 표현한 단어이다. 이중 셰일오일은 탄소 함유량이 많고 황 함량이 적은 경질유로 타이트오일(Light Tight Oil)이라고도 부른다.

타이트오일 생산이 급격히 향상된 가장 주요한 이유는 셰일가스 개발에 사용되었던 수평시추기술(Horizontal Drilling)과 수압파쇄기술(Hydraulic Fracturing)을 적용하였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국제 유가가 100$을 넘어섰기에 그 채굴 채산성이 확보되면서 부터이다. 셰일층이라는 동일한 광상에 매장되어 있는 셰일오일은 셰일가스 개발과정에서 자연적인 부산물로 생성되었으나 현재는 셰일오일이 더 중요한 개발 목적이 되었다. 미국의 셰일층 광상개발도 셰일가스 생산이 증가하면서 가스가격이 2012년 1 mmbtu당 2.5$까지 하락하였다. 때문에 셰일가스보다는 셰일오일을 채굴하는 것이 에너지개발회사 입장에서는 더 채산성이 있다. 미국의 Bakken, Eagle Ford 지역에서 타이트오일 채굴이 급증하면서 타이트오일(Light Tight Oil) 생산량이 미국 원유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15%에서 2012년 31.5%로 증가했다. 앞으로 미국 셰일층에서 생산되는 타이트오일은 미국이 원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다. 2017년에 미국은 석유수출국으로 2020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보다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최대 산유국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셰일층에 매장되어 있는 셰일오일 즉, 타이트오일 때문이다. 미국의 석유생산량이 확대되면서 가장 당혹감을 느끼는 국가가 중동지역 국가와 러시아를 비롯한 현재의 산유국들이다. 현재에도 석유가격이 배럴당 100$을 중심으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상승 억제 역할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이 타이트오일의 생산 확대이다. 미국으로 수출하던 중동산 원유가 남아돌고 수입국이던 미국이 원유 수출국으로 전환되면서 국제 원유시장에 원유의 공급이 과잉되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35년경에는 원유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문가들의 판단과 상관없이 2013년 이후 세계 원유시장에서 원유가격이 맥을 못 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3년 4월 현재 배럴당 100불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원유가격이 2013년 하반기 80$대로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타나고 있다. 타이트오일을 추출하는 비용이 배럴당 50-80$대로 기존 전통적인 석유가격이 상승하는데 셰일오일이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셰일가스의 개발로 인하여 저가의 가스가 공급되면서 세계에너지시장에서 석탄과 석유 소비가 줄어들고 그로 인하여 석탄과 석유의 가격이 하락하는 도미노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셰일가스 가격 하락이 석탄가격 인하로 그리고 석유가격 하락으로 연쇄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적 변화에 러시아의 입장은 매우 당혹스럽다. 러시아와 중동등 대부분의 산유국들은 국가 재정수입의 상당부분을 에너지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수출 축소 혹은, 국제에너지가격의 하락은, 곧 그들 국가에 재정적 타격으로 이어진다. 러시아의 경우 일 년 예산 중 50%이상을 에너지 수출에서 오는 세금이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러시아는 셰일혁명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으며 세일가스와 오일에 대한 기술과 정보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셰일층 개발의 경우 기존의 전통적인 천연가스가 풍부한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셰일오일에 더 적극적이다. 셰일가스는 전통적 가스보다 채굴비용이 더 높기에 채산성이 없으나 셰일오일 개발은 러시아내 기존의 전통적 오일 감소를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있다. 러시아의 셰일오일 광상은 동시베리아와 서시베리아 여러 곳에 퍼져있으나 채산성 면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는 곳이 서시베리아 바제노프 (Bazhenov) 광상이다.

서시베리아에 위치해 있는 바제노프 광상은 미국의 노스 타코타(North Dakota)주의 Bakken 셰일층과 유사한 지형을 구성하고 있다. 이 광상은 130만 평방미터의 크기로 지하 2-3 킬로미터에 넓게 위치해 있다. 러시아 연방 지하자원 이용청에 의하면 이 지역 셰일오일 매장량을 250-500억 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양은 기존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전통적 오일의 두 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이 광상은 많은 동식물의 유기물이 침전되어 석유와 유사한 형질을 띠고 있다. 1970년대에 이미 이 광상에 대한 지질연구가 이루어 졌으며 6군데의 석유매장지가 발견되었다.

이곳은 낮은 단계의 케로겐 성분의 오일이 매장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10여개의 유정에서 케로겐 성분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층은 규소성질의 점토로 이루어진 짙은 갈색의 암석으로 얇은 수평절리형태를 띠고 있다. 셰일층 중에 케로겐 성분이 함유된 광층은 두께가 0.5-3 미터로 미국 광상과는 달리 얇게 형성되어 있다. 지질학자에 의하면 넓은 지역에 분포된 바제노프 광상의 문제점은 석유가 산출되지 않는 지역이 있다는 점이다. 소련시대 바제노프 살름(Салым) 석유산지 시추공 중 30%에서 석유가 산출되지 않았다. 때문에 탐사와 시추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리스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장래 러시아 석유생산의 전략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서시베리아 광상은 기존 석유 생산 인프라시설인 송유관이 가설되어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살름지역에서 수르구네프티가스(Surgutneftegaz)와 로스네프티(Rosneft) 가 석유 채굴을 하고 있다. 특히 수르구네프티가스 회사는 이미 지난 30년간 이 지역에서 600군데 이상의 시추정을 시추했다. 이 중 63%의 시추구에서 석유를 생산했으며 일일 최고 산유량은 300톤 정도이다. 수르구네프티가스 회사는 북부 살름지역의 석유채굴을 위하여 살름석유개발회사를 창립하였다. 2011년 8월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Rosneft)와 미국의 엑손 모빌(Exxon Mobil)이 제휴하여 이곳 셰일오일 개발협정에 서명을 하였다. 엑손 모빌은 통상 러시아에 투자하는 외국 석유기업 투자 상한률인 33%를 넘어 49%의 지분을 보유하였다. 이러한 파격적인 러시아정부의 양보는 러시아의 타이트오일 개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러시아정부는 향후 타이트오일 개발에 대한 세금감면도 검토 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스타토일(Statoil)은 셸(Shell)과 합작사업으로 이 지역을 리서치하고 있다. 그 외에도 바제노프 광상에서 루코일(Lukoil)의 자회사인 리텍이 매년 40만 톤의 셰일오일을 생산하고 있으며 루스페트로도 석유전문 컨설팅회사인 D&M(DeGolyer and MacNaughton)와 더불어 타이트오일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타이트오일의 생산량을 2020년 일일 200만 배럴까지 증가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개발이 러시아에게 위기로 볼 수도 있지만 러시아는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